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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를 떠도는 지박령

last modified: 2015-04-01 07:25:26 by Contributors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의 에피소드. 아라이 쇼지의 이야기를 첫 번째로 들으면 나오는 이야기.

주인공이 다니는 학교 어딘가에, 사람이 함부로 지나갔다가는 아무 이유 없이 넘어지고 크게 다치는 곳이 반드시 있다는 이야기. 이 학교라면 사람 발 디딜 수 있는 곳은 전부 심령스팟일 법 하다 실제로 이 학교에서는 20년 전까지만 해도 학생이 팔다리를 다치는 사고가 비일비재했다.

보다 못한 학교의 높으신 분들이 굿을 해서 혼을 위로한 후 그 자리에 건물을 무언가를 만들었거나,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어떤 시설을 지어서 출입을 막았거나, 불길한 장소를 꺼린 사람들이 스스로 그곳을 조심해서 찾아가지 않게 되었다. 그곳은 어디일까?

Contents

1. 체육관
1.1. 소형 콘크리트 믹서
1.2. 다른 곳에서 공을 찾는다
2. 소각장
3. 화단
3.1. 꽃은 건강했을 것 같다고 대답했을 경우
3.2. 꽃은 시들어가고 있었을 것 같다고 대답했을 경우
3.2.1. 원예부원들이 '꽃이 잘 자라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3.2.2. 원예부원들이 '꽃은 시들어가고 있다'고 사실대로 말했다

1. 체육관

교장은 실내 스포츠를 활성화하자는 명목으로 그 자리에 크고 시설이 좋은 체육관을 지었다. 어째서인지 그곳에서는 반드시 8월 초에 골절당하는 학생이 생긴다. 양호선생과 보건위원인 아라이는 그 현상을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옛부터 주인공의 학교는 코시엔에 매년 진출할 정도로 야구부 명문이었다. 그 야구부에 속한 아사다 시게루라는 남학생은 눈에 잘 띄지 않고 점잖은 아이였다. 야구 실력이 한참 모자라 주전도 후보 선수도 못 되고 후배들과 함께 공 줍기나 하는 신세였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은 어느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후배와 같이 공을 줍고 있던 날이었다. 투수가 던진 공이 체육관 건설 현장 안으로 넘어가는 사람에 아사다는 공을 주으러 체육관 안까지 들어왔다. 이 때 야구공을 발견한 아사다는……

1.1. 소형 콘크리트 믹서

소형 콘크리트 믹서 안에 들어간 야구공을 꺼내려고 하면, 모두가 예상하다시피 콘크리트 믹서에 왼쪽 팔이 갈린다. 아사다의 동료가 발견해서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마지막 시합의 응원조차 할 수 없는 몸이 된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아사다는 체육관 완공식 날 콘크리트 믹서가 있었던 장소에서 자살한다. 마네킹의 왼쪽 팔을 자기의 어깨에 매단 괴기스런 모습으로.
그 이후로부터 8월(여름 고교 야구대회 시기)에는 야구부 학생들이 왼쪽 팔을 다치는 징크스가 생겨났다.

1.2. 다른 곳에서 공을 찾는다

아사다가 다른 곳에서 공을 찾으려고 하면, 체육관 구석에서 공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공을 찾으려다가 누군가가 발목을 붙잡아 자꾸 넘어지게 된다. 그러다 허공 위에 판을 덧대기만 한 부실한 곳에 발을 디디게 되어 까마득한 밑바닥에 추락한다.
아사다는 손가락 한두개만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큰 부상을 입는다. 게다가 그가 떨어진 곳은 하필이면 후루이도(낡은 우물)였는데, 후루이도 옆에 세워져 있던 판자가 아사다가 떨어진 구멍을 막아버리는 바람에 아사다는 죽은 후에야 다른 사람들에게 발견된다. 그는 눅눅하고 어두운 그 곳에서 녹이 포함된 붉은 물을 받아먹어가며 버티다가 부상 및 영양실조로 죽었다. 그의 시체에서는 의미불명의 멍 같은 자국이 많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왜 후루이도를 없애지 않았느냐면 귀찮아서 판자로 대충 덮어두면 아무도 못 찾을 거라고 생각했댄다(…). 부실공사의 폐해.

2. 소각장

카미야 마유코라는 여학생의 이야기가 나온다.
마유코는 당시 2학년 내에서도 손꼽히는 미소녀였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에게 지금보다 더 아름다워 보이기 위해서 다이어트에 몰입한다. 그러던 어느 날, 체육시간에 골절상을 입는 당혹스러운 사고가 일어났다. 그녀는 곧바로 병원에서 x-ray를 찍다가 자신의 처지를 알게 되었다. 무리한 다이어트 때문에 어린 나이에 뼈가 약해져 골다공증이 왔음을. 병명은 세포 파괴, 영양실조였으며 마유코의 상황은 영양을 공급해도 호전될 수 있는 시기를 지나 있었다. 17세에 벌써 폐경 초기의 증상이 왔을 정도.
곧 예쁘던 얼굴에 검버섯이 생기고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다. 마유코는 스스로의 처지에 절망하며 학교에 등교했다. 학생들은 손이 하얗게 갈라지고, 얼굴과 손에 주름이 생긴 괴기한 노파의 모습이 된 마유코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이후 그녀는 여학생을 만나면 상대의 깨끗한 머리카락을 부러워해서 두피를 통째로 뜯어서 자기 머리카락에 붙인다. 그리고 머리가 없어진 여자애를 불쌍하다며 다리를 붙잡아 소각장으로 끌고 가서 태워죽인다. 남학생을 만나면 사람을 막무가내로 소각로에 끌고 가서 화로 안에 태운다고 한다. 남자는 뼈가 워낙 굵어서 자신의 병을 고칠 뼛가루가 많이 나올 테니까. 마유코는 사람을 태워죽인 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유유히 사라졌다. 그 이후 소각장에는 화상을 입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3. 화단

지금으로부터 6년 전, 하야사카 모모코라는 여자아이가 있었다. 모모코는 특별히 튀지 않는 조용한 아이로 매일 방과 후에 꽃을 돌보는 일이 그녀의 낙이었다. 어찌나 정성을 쏟았는지 원예부 사람뿐만이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들까지 화단을 보고 감탄할 만큼 아름다운 보랏빛 꽃으로 가득차 있었다.
긴 장마가 시작된 6월, 지나치게 긴 장마 때문에 꽃들은 시들기 시작한다. 때마침 하야사카는 그 자리에 몸져누워 일주일간 중증의 폐렴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몸이 되었다. 그래도 자신은 어찌 되든 돌보던 꽃 생각 뿐이었다.

이 때 아라이가 꽃이 건강했을 것 같은지 어떤지 물어보며 이에 따라 분기가 갈린다.

3.1. 꽃은 건강했을 것 같다고 대답했을 경우

오래된 장마에도 다행히 꽃은 건강했지만 정작 하야사카 본인은 자신이 지금보다 더 오래 살 순 없을 것이라고 직감했다. 돌보던 꽃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그녀는 몸을 일으켰다. 그녀가 스스로 병원을 나간 후, 누구도 행방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나중에 화단에서 손가락이 하나 발견되었다. 기겁한 사람들이 땅을 파 봤더니, 모공에 해바라기 뿌리가 박혀 있는 괴기스러운 하야사카의 시체가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흔히 그것을 지박령의 소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녀 본인이 자기 시체를 꽃에게 양분으로 줄 생각으로 이런 일을 꾸몄을지도 모르는데.
그 이후, 일년밖에 살지 못하는 꽃들이 그 자리에서 계속 피어나는 이상한 일이 생긴다고 한다. 아라이가 이 일을 알고 있는 이유는 아라이의 형이 하야사카를 발견한 원예부원이었다고.

3.2. 꽃은 시들어가고 있었을 것 같다고 대답했을 경우

당연하게도 하야사카가 없는 동안 꽃은 시들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깨어 있는 순간 동안 한시도 꽃을 걱정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원예부원들은 그녀의 상태가 걱정스러워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망설였다. 그들이 무엇을 전해주었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또 갈라진다.

3.2.1. 원예부원들이 '꽃이 잘 자라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꽃은 시들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면, 그녀는 자신의 몸 상태로는 오래 살아서 꽃을 돌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병원을 몰래 빠져나간다. 자신의 기대와는 달리 시들어가는 꽃들을 보고 원예부원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에 실망한다. 꽃을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 하야사카는 몇 시간이나 꽃을 돌보았다. 꽃은 도로 건강해졌고 그녀의 폐렴도 순식간에 나았다. 도대체 그런 기적이 어떻게 일어났을까?

정답은 하야사카의 아버지가 산부인과 의사였기 때문에 낙태되는 태아의 시체를 전부 화단에 파묻었던 것이다. 하야사카가 건강해진 것은 자력으로 살아났는지, 아니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여전히 불명이다. 그녀는 그 이후 성격이 묘하게 차가워졌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은 아라이의 형이다.

3.2.2. 원예부원들이 '꽃은 시들어가고 있다'고 사실대로 말했다

꽃이 시들어가고 있다고 사실대로 말하면, 하야사카는 병중인데도 화단에 나온다. 밤새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전부 감당해 내며 열성적으로 꽃을 돌보았다. 그 결과로 꽃은 다시 되살아났지만, 그녀는 바로 이튿날 폐렴이 도져 죽는다. 원예부원들은 하야사카가 죽게 된 것이 사실대로 말한 자신 탓이라고 생각해서 죄책감을 느낀다.
조의를 표하기 위해 화단에 갔더니, 보라색이어야 할 자양화들이 진홍색으로 물들어 있는 것을 보고 모두 경악한다. 자양화의 뿌리 아래에는 하야사카가 간밤에 토해낸 대량의 피가 땅을 적셨고, 그것을 흡수한 자양화의 색이 마치 피에 물든 것처럼 붉게 변해 있었다.

원예부원 중에 가장 낙심했던 사람은 아라이의 형이었다. 그는 하야사카를 좋아했는데 자신의 말 때문에 그녀가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녀의 기일마다 붉은 자양화를 무덤에 바친다고 한다. 여기서 아라이는 한 가지 가설을 제시한다. 그녀의 시체는 자택에서 발견되었는데, 그녀가 화단에 가는 것까지는 어찌어찌 가능하더라도 꽃을 밤새도록 돌보고 나서 집에 돌아갈 힘은 없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녀는 그 날 밤 화단에서 죽었으며, 그 화단의 지박령이 시체를 집에 되돌려보내준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아라이는 혹시라도 하야사카의 영혼이 화단의 새로운 지박령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우려로 이야기를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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