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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last modified: 2014-06-28 22:53:46 by Contributors


우선 뜻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출처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나름「의존명사」
「1」((명사, 어미 ‘-기’, ‘-을’ 뒤에 ‘이다’와 함께 쓰여))그 됨됨이나 하기에 달림을 나타내는 말.
¶ 책도 책 나름이지 그 따위 책이 무슨 도움이 되겠니?/합격하고 못 하고는 네가 열심히 하기 나름이다./귀염을 받고 못 받고는 제 할 나름이다.
「2」각자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방식. 또는 그 자체.
¶ 나는 내 나름대로 일을 하겠다./사람은 누구나 자기 나름의 세상을 살기 마련이다./태임이는 태임이 나름으로 아들뿐 아니라 딸이 주소를 알려 준 까닭까지를 알아들은 양 힘없이 고개를 떨어뜨렸다.≪박완서, 미망≫

뜻 자체는 누구나 알 만한 것이라 의미를 착각하여 잘못 쓰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1] 문제는 이 단어를 문법적으로 다소 문제가 있는 상태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는 것. 가장 많이 틀리는 것은 두번째 용법이지만 첫번째 용법도 옳게 쓰는 사람이 드물다.

위의 사전에서 발췌한 내용에도 나와 있듯이, 나름은 부사가 아니라서 "매우"나 "정말"[2] 같은 부사처럼 문장 속에서 단독으로 용언을 수식할 수 없다. 또한 의존 명사기 때문에 첫번째 예문대로 반드시 선행사가 필요하며 활용시 조사를 ~대로, ~의, ~으로같은 처격, 구격조사등을 붙여서 쓴다.

"그는 매우 열심히 노력했지" (O)
"그는 정말 열심히 노력했지" (O)
"그는 나름 열심히 노력했지" (X) -> "그는 그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지" (O)

체언을 수식할 때에도 물론 조사를 뒤에 붙여줘야 한다.

"나에게도 나름 방법이 있지" (X) -> "나에게도 내 나름의 방법이 있지" (O)

예전 문서에서는 선행사를 붙이지 않는 것보다 조사를 붙이지 않는 걸 강조했는데 이는 반만 맞은 셈이다.
~나름은 ~것, ~따름, ~따위 처럼 반드시 선행사가 필요한데 인터넷에서 나름만 따로 떼어 쓰는 탓에 이 쪽으로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름대로라고 쓸 경우 '나름'에 '대로'만 붙였을 뿐 부사처럼 잘못 활용하는 건 바뀌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이 문제는 의존명사가 언중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으며 의존명사에 선행사를 붙인다는 인식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 실제로 '나름'이 틀린 건 알아도 선행사를 붙여야 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 말을 부사처럼 활용하는 잘못된 용법은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널리 퍼지게 된 듯하다. 실제로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부사처럼 활용하는 일은 거의 없었으며, 2010년대에 이르러서도 상대적으로 인터넷 문화와 친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은 대부분 조사를 붙인다. 궁금하다면 주변의 40세 이상 되시는 분들을 잘 관찰해 보자.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대다수는 그냥 "나름"보다는 "나름대로"라는 말을 쓸 것이다. 그러나 2010년 이후로 방송에서도 자막에서 '나름'이라는 표현을 정말 자주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무한도전의 '나름 가수다' 등등. 물론 무한도전의 경우는 "나는 가수다"와 글자 수를 맞추어 대구(對句)를 이루기 위한, 문학에서의 "시적 허용"과 같은 취지의 용법으로 볼 수 있는지라 딱히 문제삼을 게 없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다른 방영분에서도 그냥 자막에서 선행사는 당연히 빼버리고 조사 떼고 "나름"만 쓰는 일이 종종 있다는 게 문제다.

사실 원칙은 저러하나 무조건 틀렸다고만 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고 잘못 생각할 지 모른다. 구어에서는 말의 의미를 전달하는 데 지장이 없다면 체언 뒤의 조사가 생략되는 경우가 빈발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 사과 먹었어"라는 문장은 "나는 사과를 먹었어"라는 문장에서 조사가 몽땅 생략된 것이나, 의미 전달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일상 회화에서 써먹어도 누구에게 틀렸다고 지적받을 일은 없다. 그러나 '대로'는 생략이 관례화 된 조사가 아니다.

"너는 너대로 찾아 봐라"라는 문장을 "너는 너 찾아 봐라"하면 말이 되겠는가? "너 너대로 찾아 봐라"와 같은 올바른 생략과 비교하면 감이 올 것이다. "나 돈 돈대로 쓰고..." 와 같은 경우 2개가 생략되었지만, 대로는 생략하지 못한다. 아직 언중에게 받아들여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나름에 달라붙는 조사가 무조건 생략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아내는 남편 하기 나름." 과 같은 문장에서는 조사가 올바르게 생략되었다. 이 때 생략된 조사는 '이다'다. 생략 허용이 관례화된 조사이기 때문에 올바르다. "군인도 군인 나름."도 같은 경우.

조사 생략의 관점에서 "나름" 역시 조사를 떼고 써도 될 것 같긴 하다고 느끼겠지만, 경우가 다르다. "사과 맛있게 먹었다"는 "사과를 맛있게 먹었다"로 해석되지만, "나름 맛있게 먹었다"를 "나름(이라는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로 해석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뒤에 붙게 되는 조사가 "은(는)", "이(가)", "을(를)" 같은 것들처럼 생략이 받아들여진 것들이 아니므로 "나 사과 먹었어" 같은 경우와 완전히 동일하게 취급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조사를 생략해도 되느냐는 여기서는 중요치 않다. 부사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가 문제인 것이다. 나름은 (의존)명사로서, 용언을 수식하는 부사가 아니므로 조사 생략이 가능하더라도 꾸미는 용도로 쓸 수 없다. 예문의 '나'나 '사과'가 다른 용언을 꾸미고 있지 않음을 주목할 것.

일단 국립국어원에서는 조사를 붙여 쓰는 것이 원칙이라 하고, "대로"를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라 한다. ##

문법적인 사항도 문제라면 문제지만,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본래의 뜻을 넘어 지나치게 남발되는 듯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정말 인터넷이 문제야 일례로 "나도 나름(대로) 고등학생이다"와 같은 말을 들 수 있는데, 고등학생이면 고등학생이고 고등학생이 아니면 아닌 거지 대체 나름대로 고등학생인 것은 또 무엇인가. "그는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지"라는 예문의 경우 노력의 당사자에 따라, 또 그것을 보고 평하는 사람에 따라 열심히 했다 생각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각자 깜냥껏 판단하는 게 가능하지만, 고등학생인지의 여부는 "고등학교에 재학하는 자"라는 객관적 기준에 의해 확실히 정해지는 것이고 주관적 깜냥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므로 "자기 나름의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 문맥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이래봬도" 혹은 "어엿한" 등으로 바꾸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문제가 있는 예문을 하나 더 들자면

"넌 나름(대로) 내 여자친구잖아"
- 여자친구의 범위를 내 방식대로 깜냥껏 정하겠다? 바람피우려고?

사실 본래의 뜻을 넘어 남발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명백히 잘못 사용되고 있다. 나름이 들어간 잘못된 문장에 꽤, 제법, 그럭저럭, 그런대로 등등의 단어를 대신 쓰게 되면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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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다만 의미의 잘못된 확장 현상이 관찰된다. 이 문서 아래쪽의 내용 참조.
  • [2] 본래 명사이지만, 부사인 "정말로"의 줄임말이기도 하기 때문에 부사로서 쓰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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