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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해가 꾸는 꿈

last modified: 2014-09-01 19:49:43 by Contributors


박찬욱 감독의 데뷔작. 1992년 2월 29일 개봉했다.
주연은 이승철(...), 나현희, 송승환.

20대 시절 박찬욱의 영화감독 데뷔작. 그러나 박찬욱이라는 말만 듣고 기대한다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박찬욱이 제 입으로 망할 만했다고 인정했고, 시간만 있으면 유통되는 비디오를 모두 수집해서 소각해버리고 싶어한다고 전해질 정도다. 스타워즈 홀리데이 스페셜?! 제작사의 입김, 박찬욱의 B급취향을 비롯해 여러 가지 사정이 혼재된 이 영화는 결국 박찬욱을 이후 10년 간 비디오 가게 주인의 길로 몰아넣었다. 박찬욱 앞에서 이 영화 이야기를 하면 박찬욱이 3m 땅을 파고 그 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는 후문도 전해진다. 정성일과의 인터뷰에서 박찬욱은 자신이 이 작품을 찍을 때는 배우의 자율적인 영역에 자꾸만 침범하려고 했었다고 회고하기도 한다. 또 제목에 멋부리는 것도 아니라는걸 처절히 배웠다고 밝혔다. (?) 그래서인지 이후 박찬욱 영화 제목들은 직설적인게 많다.

언뜻 보면 내용은 평범(?)한 필름누아르. 깡패 무훈(이승철)은 보스의 연인인 은주(나현희)와 사랑하게 된다. 두 사람의 사이가 발각되자 무훈은 조직에서부터 도망치고 은주는 팔려다니는 처지가 된다. 무훈은 은주를 구해서 이복형 하영(송승환)에게 맡기고, 하영 역시 은주를 사랑하게 된다. 무훈은 은주의 안전을 위해 보스로부터 살인청탁을 받지만 타겟이 친구임을 알자 살인하지 못하고 도망치고, 그 과정에서 총에 맞아 죽는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냥 평범하지만 영화를 직접 보게되면 사실상 희대의 괴작. 기획단계에서부터 홍콩 필름누아르를 지향했다고 하며, '아비정전'의 장국영의 유명한 대사를 패러디한 영화의 프롤로그로 시작해 주인공이 문을 연 병원이 없어 동물병원에서 죽으며(...) 끝을 맺는다. 이래저래 시도는 많이 한 것 같으나 결과물은 영 좋지 못하다. 지나치게 멋을 부린 대사, 액션, 기타 설정 등은 보는 이의 손발을 오글거리게 만든다. 글로 쓰는 것만으로는 그 병맛을 일일이 다 보여줄 수 없다. 여기에다가 직접 영상을 옮겨놓을 수 없음이 애석할 따름이다. 게다가 막판의 엔드 크레딧에서 기획자의 이름이 뜨는데, 기획자 이름이 무훈이다(...) 참 이래저래 안습하다.

박찬욱의 벽지에 대한 집착의 근원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라 하겠다.

슈퍼스타 k3 에서 뮤직 드라마 본선 때 이승철이 자신도 영화를 찍었었다고 언급했던 영화가 바로 이 녀석. 참고로 그 말을 하는 순간의 이승철의 표정은 여러모로 안습이다.

그래도 박찬욱의 흑역사를 보고 싶으니 보겠다면 가장 마지막에 보는 것을 추천. 그래도 당시 한국 영화 기준으로는 상당히 새로운 영화중 하나였고, 류승완 감독도 이 영화 보고 반해서 박찬욱의 제자로 들어갔다고 한다.

영화평론가인 이동진 기자가 이 영화의 비디오를 가지고 있어서(…) 몇몇 자리에서 틀고 다닌다는 소문이 있다. 실제로 이동진기자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 했던 적이 있는데 '창작을 위한 영화보기'라는 수업에서 이 영화를 틀어 준 바 있다.희망을 가지라는 의도였던 거 같다 일단은 한국영상자료원에 필름과 비디오가 있으니 거기서도 볼 수 있다.

HD 리마스터링 발표가 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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