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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행복합니까

last modified: 2013-07-31 19:26:42 by Contributors

아파시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VNV판, 1995년 특별판에 수록된 에피소드. VNV판에서는 후쿠자와 레이코가 세번째로 이야기하면서 들을 수 있다. 특별편에서는 후쿠자와 레이코가 종교를 물었을때 무신론자라고 대답한 후 이후의 질문에 1번or2번 -> 아무거나 -> 1번or2번 을 고르면 들을 수 있다.

후쿠자와의 아버지는 N증권이라고 불리는 큰 회사의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부하가 어딘가에 같이 가자고 청했다. 그의 얼굴이 안색이 너무 좋지 않았기에 걱정이 되어서 이것저것 물어보았더니, 이유를 말하지 않은 채 그저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만 말하는 것이다. 후쿠자와의 아버지는 그를 위해 다음 주 일요일, 딱 하루를 비웠다. 부하가 후쿠자와의 아버지를 데려간 곳은 공원이었다. 그 곳에는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이 있었다. 자원봉사를 하는 종교인들이었다. 종교인들은 하나 같이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앞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게 그 종교의 표식이었다. 지나가는 행인들 모두가 종교인들을 비웃었지만, 부하 사원은 굉장히 밝아보였다. 회사에서는 매우 어두운 성격이었는데도.
부하직원은 그 후부터 회사를 자주 쉬더니, 1달 후에는 전혀 오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작스레 회사를 그만두었다. 회사 동료가 어딘가의 터미널 역 앞에 있는 광장에서 그를 보았다고 할 뿐이었다. 아무 거라도 좋으니 지나가는 사람의 행복을 빌거나, 노래를 합창하거나 하며, 굉장히 행복해보이는 얼굴이었다고. 그의 행방은 지금은 묘연하다.

후쿠자와의 반에도 종교에 미친 아이가 있었다. 미츠다 마나미. 후쿠자와와 미츠다는 고등학교 들어와서 처음 알게 되었다. 미츠다는 정중한 말투로 후쿠자와에게 인사를 건네 왔다. 그녀는 얼굴이 예쁘고 매우 친절한 성격이었다. 다른 사람이 기피하는 일도 솔선해서 무엇이든지 먼저 했다. 좋은 아이였지만 이상하게 농담이 통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농담을 하면 그걸 필요 이상 진지하게 듣고, 혼자 골똘하게 생각하곤 한다. 인기가 있고 평판도 좋은 아이였다. 하지만 너무도 성실했기 때문에 이상한 종교에 빠졌을 때도 다른 사람보다 더 깊이 빠져들었다.

5월 초, 골든 위크가 시작되었을 무렵의 아침, 그녀는 후쿠자와에게 손을 잡게 해달라고 했다. 매일, 많은 사람의 손을 붙잡고 있으면 세계가 평화로워진다고 했다. 손을 잡으면서 평화를 빌면 그 힘이 평소의 몇 배로 증폭되어서 사람을 이롭게 하는 비가 내린다는 것이다. 미츠다는 계속 반 아이들의 손을 잡으며 똑같은 이야기를 꺼냈고, 반 아이들은 그녀를 놀리기 위해 그녀의 행동을 똑같이 따라했다. 하지만 그녀는 순진하게도 아무것도 모르고 계속 손을 잡고 다녔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갑작스레 학교에 샴푸를 가져왔다. 그리고 그걸 다른 사람들에게 팔기 시작했다. 꽃에서 직접 추출한 성분을 쓰고 있고, 향 냄새도 많이 나지 않고, 색도 투명해서 마치 세제 같은 느낌의 샴푸였다. 다들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미츠다의 달변에 넘어가서 샴푸를 산다. 가격도 저렴하고, 효능도 좋아서 샴푸는 금방 인기가 생겼다. 그건 미츠다가 스스로 만든 샴푸였다. 미츠다는 일요일날 샴푸 교실에 같이 가서 만드는 법을 배우자고 아이들을 유혹해서 데려간다. 후쿠자와에게도 오라고 권했었지만 그녀는 집안 어른을 만날 용무가 있었기 때문에 '용돈은 용돈대로 받고 샴푸 만드는 법은 아는 사람에게 가르침 받자'라고 생각해서 넘어간다.

다음주 월요일, 학교에 등교했더니 일요일에 샴푸를 받으러 간 아이들이 미츠다를 둘러싸고 이상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있었다. 그리고 예의 그 샴푸를 마시며 '맛있네', '역시 천연 재료는 달라'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후쿠자와가 그들을 응시하고 있으니 그들이 다가와 샴푸를 마시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당연히 거절하자 그들은 '이걸로 마실 수 있고, 머리도 씻을 수 있고, 얼굴도 씻을 수 있고, 안약으로서도 쓸 수 있다. 만능 제품이다'이라고 하며 자기들끼리 계속 샴푸를 마시고 노는 것이다. 반 아이들 중에 누구도 미츠다 패거리에게 접근하지 않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미츠다 패거리들은 3일만에 얼굴도 예뻐지고, 몸매도 늘씬하게 빠진 모습으로 변한다. 이것을 샴푸를 마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반 아이들은 다시금 미츠다에게 몰려든다. 그녀는 반 아이들을 모두 샴푸 교실에 데려가고, 남은 아이들은 학급의 남자애들, 그리고 후쿠자와와 노자와밖에 남지 않게 된다.

노자와는 후쿠자와의 반에서 제일가는 수재였다. 사람 사귐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나쁜 아이는 아니었다. 집이 시끄러워서 학원을 다닌다고 했다. 얼굴 본판은 예뻤는데, 화장기가 없고 외모를 꾸미지 않아서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노자와는 공부를 하느라 샴푸 교실에 가지 않았고, 후쿠자와는 몸이 아파서 샴푸 교실에 갈 수 없었다. 감기에 걸려서 40도의 열에 들볶여 일어나지도 못했다고 한다. 다음주 월요일, 반 여자아이들은 이제 거의 다 모여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후쿠자와 역시 끼어들고 싶었지만 낄 수 없는 집단의 분위기를 느끼고 고립된다. 노자와와는 별로 이야기가 안 맞았고 반 남자아이들은 바보같이 느껴졌다. 미츠다가 먼저 후쿠자와를 불러도 다들 '먼저 끼지 않은 주제에 무슨 자격이냐'라고 경시하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그녀도 반의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여겨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그새 반 아이들은 모두 예쁜 얼굴이 되어가고, 마음씨도 좋고, 밝고, 여자인 후쿠자와가 봐도 사귀고 싶은 여자아이들로 바뀌어간다. 그 여자 아이들이 반 남자 아이들을 유혹해, 모두 샴푸 교실에 데려갔다.

한 가지 이상한 것은, 미츠다는 자신의 반 아이들에게만 샴푸에 대해 말했지 다른 반 아이들에게는 전혀 말하지 않은 것이다. 그보다 더 이상한 일로, 후쿠자와와 노자와를 제외한 모든 급우가 만점을 받았다. 반에서 항상 일등을 놓치지 않던 노자와에게는 분하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후쿠자와와 노자와는 고립된 분위기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서로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둘이 함께 같이 돌아가는 길에 그녀 혼자만 갑자기 먼저 뛰어가린다. 후쿠자와의 추측으로는 돌아가면서 엄청 울어버린 게 아닌가 싶다고.

반 아이들은 얼굴도 예뻤고, 몸매도 좋아졌고, 머리도 좋아졌지만 무언가에 조종당하는 몽유병자 같은 상태가 되어버린다. 노자와는 미츠다 패거리를 찾아가 백점을 받기 위해 샴푸를 달라고 부탁한다. 반 아이들의 조롱에도,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대면서까지 패거리에 들어가고 싶다고 애원한다. 하지만 미츠다는 '너는 날 믿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니 나도 네 부탁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하며 거절한다. 그녀가 끝까지 애원하자 '세계 평화에 도움이 될래?'라고 묻는다. 노자와가 무엇이든 하겠다고 하자 끝내 그 애원을 받아들여 함께 샴푸 교실로 향한다.

후쿠자와는 혼자 고립되었다. 노자와 일을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미츠다 패거리에 속할 수도 없는 채, 그렇다고 미츠다 패거리에게 말려들기도 싫어서 조용히 있었다. 그랬더니 미츠다가 바로 뒷자리에서 쪽지를 보낸다. '지구가 곧 멸망할 것이다. 레이코는 나의 친구니까 죽기를 바라지 않는다. 함께 기원해달라'고. 그녀에게 왜 이런 내용을 써 보내냐고 반문하니, '지구는 우주인의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 인간이 지구를 더럽혔기 때문에 필요가 없어졌다. 그래서 부순다'라는 답변이 날아왔다. 후쿠자와는 또다른 질문을 계속한다. 예를 들면 샴푸 맛은 어땠는가, 샴푸 교실의 정체는 무엇인가. 미츠다는 샴푸 맛은 모른다고 답했으며, 샴푸 교실의 정체는 월드 해피&피스 컴퍼니라고 한다. 월드 해피&피스 컴퍼니는 지구를 우주인의 파괴로부터 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 즉 종교였다. 미츠다는 후쿠자와는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니 단 둘이만 샴푸 교실에 가도록 하자고 권한다. 하지만 후쿠자와는 '모두에게 샴푸를 권한 장본인이 정작 자기는 마시지 않는다니, 틀림없이 위험할 것이다'라는 상식적인 생각을 하고 샴푸를 먹지 않기로 한다. 하지만 그녀가 할 말이 뭔지는 궁금해서 제의를 수락한다.

방과 후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미츠다는 약속대로 혼자만 왔다. 샴푸 교실은 학교에서 전철로 한 시간 거리에서, 버스를 타고도 또 한동안 걸어가야 하는 장소에 있었다. 수수한 시골이었는데 의외로 도시와 가까운 거리였다. 샴푸 교실의 건물은 거대했다. 무슨 도서관 같기도 하고 연구소 같기도 한 건물이었다. 주변에 담도 철책도 없이 건물만 세워져 있었고 혼자서는 열 수 없을 것 같은 철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건물 안은 살풍경했다. 칸막이도 없고 천장도 높았다. 미츠다가 보여준 곳은 반 아이들이 간 곳이 아니었다. 그 건물에는 거대한 지하가 있었다. 그 곳에는 알 수 없는 기계나 실험기구가 잔뜩 놓여져 있었다. 그 곳의 연구원 중 한 명이 후쿠자와를 이해자라 부르며 악수를 청해 왔다. 차가운 손이었다. 그곳은 샴푸를 만드는 곳이었다. 미츠다는 다른 방으로 또 후쿠자와를 데리고 갔는데, 거기에는 물통을 떨어뜨려 엎지른 것처럼 흥건한 피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방 안에는 알몸의 사람이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손을 줄로 묶여, 거기에 후크를 매달고 있었다. 정육점의 고기처럼. 그런데 그 사람들은 살아 있었다. 약해져가기 때문에 조용할 뿐.

그 방의 안쪽에서는 의사와 간호사가 남자 아이를 침대 위에 눕힌 채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무언가 잘 안 됐는지 어제의 실험대상을 데려오라고 하는데 그게 노자와였다. 팔다리의 피부가 뼈와 거의 붙어있다시피 하고, 배는 배불뚝이 같이 나와 있었으며 얼굴도 노파처럼 늙은 모습이 되어 있었다. 의사는 흉칙하게 변한 노자와의 목에 팔을 넣었다. 그녀가 투명한 물을 토했다. 마치 샴푸를 연상시키는 것을. 의사는 '사지타리우스'라고 부르는 벌레를 배꼽 구멍에 넣었고, 그녀는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의식을 잃는다. 그들이 당도한 다음 방에서 그 액체의 진실을 알게 된다. 그 샴푸의 원료는 '인간의 기름과 사지타리우스의 엑기스'였던 것이다. 사지타리우의 엑기스는 효력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물로 중화한다. 그걸로 머리를 감으면 머릿결이 좋아지기 때문에 우선 샴푸라고 속여서 쓰게 한다.

노자와는 샴푸의 원료로 선택받아 '세계 평화를 위해' 죽을 운명이 되었다. '사지타리우스'는 월드 해피&피스 컴퍼니가 만들어낸 최고의 기생충이다. 인간의 신체에 둥지를 만들어 지방을 녹여간다. 녹은 지방은 위에 흡수되어 사지타리우스가 분비하는 체액과 서로 섞인다. 바로 그게 샴푸의 원액이었던 것이다.

미츠다는 모든 진실을 이야기해주며 '샴푸를 마시는 쪽'이 아니라 '만드는 쪽'이 되자고 말한다. 이에 후쿠자와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제의를 받아들인다. 그래서 아는 사람들에게 샴푸를 권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두면 살해당하니까 싫어도 어쩔 수 없이 계속하게 되었다고. 만일 사카가미의 반에도 샴푸를 팔고 있는 애가 있거든 샴푸를 먹거나, 먹이거나, 원액을 토하거나, 3가지 중에 하나가 되는 방법밖엔 없다고 한다. 사카가미는 어느 쪽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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