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리처드 매드슨의 소설 및 그에 기반한 영화 ¶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1971년 작 TV 영화로 데뷔작이다. 제목은 1번 항목의 Duel.나는 전설이다로 유명한 리처드 매드슨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영화의 각본도 작가가 직접 집필하였다.
평범한 세일즈맨 데이빗 맨(David Mann, 데니스 위버)은 어느날, 업무 관계로 차를 몰고 가던 중 고속도로에서 앞서 가는 어떤 탱크로리 트레일러를 추월해 지나간다. 그 후 그 트레일러는 무서운 속도로 데이빗의 차를 추격해 오는데 데이빗의 차는 낡아서 속도가 나지 않고...트레일러 운전사의 정체[1]도, 그가 무슨 이유로 데이빗 맨을 덮치려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 가도가도 끝이 없는 황량한 황무지에, 마주치는 몇 안 되는 사람마다 그의 간곡한 도움 요청을 외면하고 나몰라라 하는 상황에서 쫓기던 데이빗은 마침내 그 누구도 자신이 직면한 난관을 대신해 줄 수 없음을 깨닫고, 자신을 위협하는 트레일러와 정면으로 맞서게 된다.
74분짜리 저예산 TV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제작자들이 보고 놀랄 정도로 상당한 완성도를 가져서 미국 외 여러 나라에서 극장용 영화로 개봉되기도 했다. 이때에 TV판에서 방영되지 않은 몇몇 장면이 추가 촬영되어 90분짜리 영화가 되었다. 묘하게도 TV판 헐크에서 장면들을 그대로 가져다가 브루스 배너가 트럭에 쫓기는 식의 에피소드로 방영한 적이 있다. 물론 결말에는 부르스가 헐크로 변신한 뒤...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한국에선 스티븐 스필버그의 대결이란 제목으로 80년대에 MBC와 KBS에서 여러번 우리말 더빙으로 방영된 바 있으며, 지금은 사라진 MBC 무비에서도 무한 재탕 방영한 바 있다.
고전영화는 세월이 흐르면 줄거리나 연출이 클리셰가 되거나 뒤떨어져서 신세대가 보면 유치하고 시시한 느낌을 갖기 쉬운데 이 영화는 세기가 바뀌었는데도 세대를 막론하고 여전히 보는 이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명작. 스티븐 스필버그 본인도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종종 다시 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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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화 내내 트레일러 운전사는 팔과 다리(청바지와 갈색 구두)이외에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원작소설에서는 묘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