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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연체

last modified: 2015-04-08 00:32:04 by Contributors

Contents

1. 만연체 버전
1.1. 만연체의 의미
1.2. 만연체의 함정
2. 일반체 번역본
2.1. 개요
2.2. 사용 시 유의점.
3. 이 문체가 적용된 사례들


1. 만연체 버전

1.1. 만연체의 의미

설명적인 어구를 많이 써서 문장의 호흡이 긴 문체

만연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를 자세하게 살펴보자 하거니와 이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만큼 수많은 글쓰기 방법이 있는데 그 각각을 대강의 특성에 따라 여러 갈래로 분류해 볼 수 있어서, 이들 각각을 이름하여 혹은 이들 전부를 통칭하여 문체라 하는데, 그 문체란 것 가운데 만연체라 함은 인간이란 불안정한 유기물질의 복잡미묘한 심리라는 이름의 전기자극이나 전개되고 펼쳐지고 있는 상황의 구구절절하면서도 상세한 묘사에 더불어 그 사건의 세세한 전개과정과 같은 것을 그야말로 장황하게 나타내고자 할 때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특이한 글쓰기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 바, 만연체는 마치 점묘화처럼 꼼꼼하게 인간의 심리를 그려내고 싶거나 복잡다단한 사건을 서술할 때 또는 붓이 절로 춤추는 것처럼 정묘한 묘사를 통해 작가의 정취를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어졌을 경우 따위를 들 수 있으며,그냥 쓰고 싶거나, 아니면 작가가 빚이 있거나 계약 페이지 수는 남았는데 플롯으로 메꿀 순 없거나 게으르거나 등등 그 실례로는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으리만치 무수한 소설, 연설문, 서간문, 기행문, 일기 등이 넘치나 리그베다 위키에 방문하는 위키니트들은 대저 일본계 서브컬처 문화가 익숙하고 또 그 서브컬처는 기본적으로 쉽고 접근성이 낮은지라 굳이 그 가운데 하나를 뽑으려 하는데, 바로 이 다음 이어지는 라이트 노벨의 한 토막이라면 만연체의 대표적인 예시로 꼽아 볼 만한지라 본 꼭지를 즐기는 제군들에게 본(本)이 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매 글을 씀에 있어 한 번 운을 띄우고 나면 몇 줄, 심지어 몇십 줄이 지나서야 마침표를 볼 수 있는 미학을 즐길 수 있으며 문장이 인간의 힘으로 어디까지 길어질 수 있는지 통찰해볼 수 있는 문체가 있는 바, 이를 여기에 힘써 옮겨 소개해 본다.

산타클로스를 언제까지 믿었느냐 하는 문제는 하잘것없는 잡담거리도 안될 정도로 아무래도 좋을 이야기다만, 그래도 내가 언제까지 산타라는 상상 속에 존재하는 빨간 옷의 할아버지를 믿었느냐 하면, 이건 확신을 갖고 말하건대, 처음부터 믿지 않았다.
유치원 크리스마스 행사에 나타난 산타가 가짜라는 걸 이해했고 어머니가 산타에게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한 것도 아닌데 크리스마스에만 일하는 할아버지를 의심했던 총명한 나지만, 우주인, 미래인, 유령, 요괴, 초능력자, 악의 조직이나 그것들과 싸우는 애니메이션, 특촬물에 나오는 영웅들이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건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였다. 아니, 사실 눈치는 챘지만 그저 알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우주인, 미래인, 유령, 요괴, 초능력자, 악의 조직이 눈앞에 홀연히 나타나기를, 나는 마음 한 켠에서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이란 의외로 냉정하다. 세상의 물리법칙이 잘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며 어느샌가 나는 TV의 UFO 특집이나 심령 특집을 열심히 보지 않게 되었다. 우주인, 미래인, 초능력자? 그런 게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그래도 존재하길 바라는 최대공약수 같은 생각을 할 정도로 나도 성장했다.
중학교를 졸업했을 무렵에는 그런 꼬맹이 같은 꿈도 졸업하고 이 세상의 평범함에 익숙해져 있었다. 나는 생각 없이 고교생이 되었고, 그 녀석과 만났다.
-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中 의 독백

이 모든 상기의 문장들은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이, 요즘 인터넷에서 자주 쓰이는 것처럼 넉살을 더해 시쳇말로 표현하자면 만연체.txt라고 감히 칭할 수 있을 정도로 만연체의 완벽한 구성요건을 빠짐없이 갖추고 있으며, 이 항목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만연체의 정의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했을 것으로 보이는 바, 다른 점을 좀 더 정확히 비교하기 위해서 간결체로 바꿔 쓰고자 한다면, 대략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화(化)할 것이다.

중요한 얘기는 아닌데, 난 옛날부터 산타클로스를 믿지 않았다.
다만 초자연적 존재가 없다는 걸 안 건 조금 뒤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한 번만 그런 게 나타났으면 했다.
그러나 크면서 점점 초자연적 존재를 믿지 않게 되었다. 가끔은 바라기도 했다.
그런 꿈도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에는 사라졌고, 나는 생각없이 고교생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 녀석과 만났다.

더 간단하게도 줄일 수 있다.

난 산타를 믿지 않는다. 초자연적인 존재는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초자연적인 꿈 따위도 사라졌고, 고등학교에 가고 나서 그 녀석과 만났다.

위에 제시된 세 글은 가감없이 거의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글이지만 세 글을 각각 비교해서 읽어보면 상당히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모두 깨달을 수 있으리라 보이는 바인데, 이를 재론해 풀어보자면 세 글은 문장을 읽는 호흡과 맺고 끊음같은 극히 기초적인 부분부터 달라지며 궁극적으로는 문장에서 느껴지는 이미지, 문장이 주는 인상이 극히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세 예시를 비교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으리라만은, 간혹 아직 글쓰기가 익숙지 못한 얼치기 작가들이 서술하려는 바가 만연체에 적당한지 적당하지 않은지도 가리지 않고 무턱대고 만연체로 서술하는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니, 앞의 두 예시에서 명확하게 보이듯 만연체와 만연체가 아닌 문장의 느낌과 인상은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즉 모름지기 글을 쓰는 작가라면 어떠한 문체를 선호하며 어떠한 문체를 더 잘 다루는가, 지금 쓰고 있는 글이 어떠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가, 작중 등장인물이 이야기하는 부분이라면 그 인물의 성격이 어떠한가 파악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에 따라 문체를 달리해서 쓰는 것이 더할나위 없이 바람직한 태도일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예컨대 깔끔한 완결과 논리적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단편소설에서는 아무래도 만연체보다는 간결체가 높은 평가를 받고, 반대로 대하 장편소설 같은 경우를 살펴보자면 작품 전체의 호흡이 원체 길기 때문에 만연체든 간결체든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문체를 적절히 선택해서 쓰면 될 일인 것이, 위에서 예제로 든 쿈이 중얼거린 부분은 어디까지나 독백인지라 그의 성격이나 작품 내 위치, 해당 부분이 작품 전체의 시작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만연체로 쓰는 것이 약간 더 자연스럽다고 말하는데 무리가 없으리라고 추정된다.

영어에도 만연체는 엄연히 존재하니, 영어에서의 만연체는 주된 의미를 나타내는 동사는 명사화한 채 거기에 보조 동사를 추가하거나, 행위자를 주어로 내세우는 대신 보조 주어를 내세우는 등 에둘러 말하는 형태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여기에 각종 관계대명사, 관계부사, 도치구문, 삽입절 등을 여기저기 추가하여 문장을 한없이 확장한다면 금상첨화인데, 예를 한 가지 들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Once upon a time, as a walk through the woods was taking place on the part of Little Red Riding Hood, the Wolf's jump out from behind a tree occurred, causing her fright.

옛날 옛적에, 빨간 두건으로 말할 것 같으면 숲을 가로질러 그 발걸음이 닿던 무렵, 나무 한 그루 뒤에서부터 늑대의 튀어나옴이 있던지라, 소녀에게 공포를 안기더라.

위 글을 면밀히 분석해 보자면, 문장의 주된 행위자는 빨간 두건(Little Red Riding Hood) 과 늑대(the Wolf)이며, 이들의 행위를 나타내는 동사는 각각 walk와 jump이건만, 정작 주된 행위자는 주어가 되지 못한 채 부사화(on the part of Little Red Riding Hood)되거나 형용사화(the Wolf's)되어 있는 데다가, 또 동사들은 a walk 와 the Wolf's jump라는 식으로 명사화되어 있으며, 대신 was taking과 occured 등 별 의미 없는 보조 동사들이 동사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1]

만연체로 쓰인 글은 읽는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글을 눈으로 훑으며 통독하는 어찌보면 썩 좋지만은 않은 효과를 불러일으키기 십상인데, 이는 만연체로 쓰인 글이 자주 필요치 않은 세부사항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라 사료되는 것으로 이 문서의 본문만 보아도 만연히 쓰인 윗부분을 읽고 있노라면 눈알이 평소보다 빨리 움직이고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부작용을 겪고 있는 자신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한국에서 하나의 문장이 길게 연결되어 만연체를 사용한 문장중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대한민국 헌법의 전문인 바 이 때의 전문은 헌법전 전체를 말하는 것으로 문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헌법 및 법률은 여러 조항으로 이루어지며 이 경우에는 이 때 이미 하나의 문장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헌법 전문은 헌법전 본 조항에 앞 서 붙여지는 前文으로 보는 것이 상식에 비추어 볼 때 합리적일 것으로 이상 서론을 마치고 헌법 전문을 첨가하여 본 항목 독자들이 만연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여 이상 문장을 닫는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여담으로 한의학이나 국악 관련 서적과 같이 옛스런 느낌이 나는 문서들 또한 문장을 길게 늘여쓰는 이러한 만연체의 형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근대 이전 한국어의 문어체에서 문장을 잘 끊지 않고 죽 이어서 쓰는 경향에서 비롯한 것으로, 이와 같이 충분히 마침표로서 나눌 수 있는 문장마저 쉼표로 이어 결과적으로 한 문장이 되게 만드는데, 한글 고전 소설의 원문을 봐도 이렇게 문장을 잘 끊지 않고 죽 이어쓰는 형식을 띄기도 하니 참고할 수 있으리라 사료되는 바이다.

1.2. 만연체의 함정

무릇 글쓰기란 말하기와 같이 자신의 생각을 나 아닌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 것이라, 말하기에서 나의 생각을 다른 이에게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지킬 것이 있듯이 글쓰기 또한 그러한 가운데, 만연체의 경우 내용을 보충하고 꾸미는 말이 많아 필연적으로 그 문장이 길어지게 마련이며, 문장이 길어지는 만큼 주의하여 쓰지 않으면 상대방이 자신의 글을 잘못 이해하거나 최악의 경우 한 글자도 이해하지 못하는 참극이 발생하게 될 것이 자명하게 되므로 만연체를 쓸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가를 아래에 서술하며, 그 주의사항은 대략 다음과 같다.

일단 학술적인 글을 쓰고자 한다면 만연체는 쓰지 않는 것을 권장하는 바,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논문이나 보고서와 같은 학술적인 글은 글쓴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왜곡 없이 명확히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함이 바람직함으로 자칫 잘못 구사하면 혼란을 가중케하고 본말이 전도될 수 있는 만연체는 어떻게 쓴다 해도 읽는 사람을 이해시킬 수 있을 정도로 깊은 공부를 쌓은 학문의 대가(大家)가 아닌 다음에야, 이를 함부로 남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행위일 것으로 강조해도 이에 지나침이 없을 것으로, 특히 자연과학도나 공학도 등 이공계열 학문을 전공하는 이들의 경우 학술적인 글을 씀에 있어서도 지나치게 만연체를 남용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이공계에 몸담는 이들이 도통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일과는 인연을 맺으려 하지 않는 데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

그러나 모두에게 유감스럽게도 대한민국 법원은 만연체를 자주 구사하기로 악명이 높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요, 계속 지적되어오는 점인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개선(改善)의 여지는 21세기에도 보여지지 않는다며 많은 이들이 불평하는데, 간결하게 의사를 표현하여 이를 보는 사람들에게 이를 쓴 사람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전달해야함이 중요한 판결문임에도 불구, 수많은 법관들이 극단적인 만연체를 구사해 심한 경우는 한 페이지가 한 문장에 달하는 독자의 숨을 넘어가게 할 만한 판결문도 나온다하는 차마 웃을 수 없는 어이없는 사태도 왕왕 발생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옴은 의미심장한 일이 아닐 수 없지만 유감스러운 사실은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들, 특히 2차생들은 이런 판례의 문장을 그대로 외워 연습장이나 답안지에 현출하는 방식으로 자습하거나 시험을 보게 되는 바, 글을 쓸 때면 자연스럽게 만연체를 구사하게 되므로 판결문의 만연체는 쉽사리 고쳐지지 않으리라 예상된다.

또한 창작활동을 막 시작해 언어의 구사에 익숙치 않은 수많은 초보 작가에게 만연체는 가능한 한 피해야 하는 문체라 할 수 있을 것인데, 이것이 무슨 소리인가 하면, 기존의 문학작품에서도 만연체는 어지간히 잘 구사하지 않는 이상, 이야기의 정돈을 방해하는 경우가 실로 대부분이기 때문으로 이것이 무슨 이야기인지 제대로 느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만화에서 하고 많은 시시한 악당이 내뱉는 하찮은 장광설이나 중2병 냄새가 물씬 풍겨서 독자들을 민망케 하는 바보같은 인터넷 소설을 생각을 해보도록 하며, 이것들의 대부분들이 제대로 된 문체의 고찰하나 없이 내용의 풍부함이나 무분별한 간지만을 중요시하다 결국 병맛으로 빠져든다는 점을 되새겨보고 다시 한 번 깊은 고려없이 남용되는 만연체의 위험성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면 족하리라, 그렇게 생각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만연체의 대가로 알려진 나스 키노코의 나스체를 접한 문학도들 중에서 이에 크게 감명을 받은 자들이 많은 바, 나스체를 본받아 보다 간지가 철철 흐르는 글을 지향한다고 하니 기존의 문학선배들의 한탄이 높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2] 특히 한국에서는 박민규가 비슷한 위상을 지니고 있는데, 그의 문체는 보편적인 문체와 거리가 멀어, 가독성이 떨어진다 생각하기 쉬우나 그 독특성이 오히려 가독성을 확장시켜 문체의 독특함과 가독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은 드문 경우임은 물론이요, 습작을 주로 하여 자신의 글을 가다듬어 작가의 길을 걷는 지망생들이 습작하길 탐내는 문체이기도 하나 부족한 실력으로 박민규의 문체를 따라 하면 헛물켜기 십상이니 지망생들은 겸허히 물러가는 것이 작가가 됨에 있어서 더욱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만연체를 쓸 때에는 글의 주어와 술어가 잘 드러나도록 끊임없이 퇴고(고쳐쓰기)하는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으로 실력없는 작가가 필요치도 아니한 만연체를 핑계로 누가 무엇을 하는지도 알아보기 어렵도록 길게 늘어쓴데 불과한 문장은 제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더라도 올바르게 전달되지 않을 것임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이야기를 종합해 간결하게 줄이자면 작가는 항상 독자들을 생각하면서 그 글을 써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으로, 결론적으로 좋은 작가란 무엇인가를 논한다면 만연체와 간결체 사이에서 균형과 중도를 지키며 그에 따른 문체를 제대로 파악하고, 적절히 취사선택하여 작품 전체의 구도를 탄탄히 만드는 능력이 있는 작가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사족으로 비추어질까 두렵지만, 문체를 설명하는 항목은 그 문체에 따라 작성하는 일종의 너스레스러운 리그베다 위키의 전통과 불문율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본 문서 또한, _만연체로 작성했음을 밝히는 바이며_ 독자들의 이해로 하여금 양해를 구하는 바로, 뻔뻔스러울 수도 있겠다만 너그럽게 용서해주기를 바란다.

참고로 만연체의 문장의 길이가 보통 문장의 길이와 대조할 때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위키니트들은 인터넷 브라우저의 탐색 기능(주로 Ctrl + F를 사용한다고 인식되어 있다)를 사용해 마침표를 검색해 보면, 만연체 문장은 얼마나 마침표와 마침표 사이의 그 간격이 넓은지에 대해서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바, 충분히 이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문단이 한 문장인 걸 볼 수 있을 것이다

2. 일반체 번역본

2.1. 개요

인간의 심리나 상황의 묘사, 사건의 전개과정 등을 장황하게 나타낼 때 쓰이는 문체다. 오덕계층에겐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도입부의 의 독백 부분이 가장 잘 이해가 쉬울 듯 하다.

산타클로스를 언제까지 믿었느냐 하는 문제는 하잘것없는 잡담거리도 안될 정도로 아무래도 좋을 이야기다만, 그래도 내가 언제까지 산타라는 상상 속에 존재하는 빨간 옷의 할아버지를 믿었느냐 하면, 이건 확신을 갖고 말하건대, 처음부터 믿지 않았다.
유치원 크리스마스 행사에 나타난 산타가 가짜라는 걸 이해했고 어머니가 산타에게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한 것도 아닌데 크리스마스에만 일하는 할아버지를 의심했던 총명한 나지만, 우주인, 미래인, 유령, 요괴, 초능력자, 악의 조직이나 그것들과 싸우는 애니메이션, 특촬물에 나오는 영웅들이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건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였다. 아니, 사실 눈치는 챘지만 그저 알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우주인, 미래인, 유령, 요괴, 초능력자, 악의 조직이 눈앞에 홀연히 나타나기를, 나는 마음 한 켠에서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이란 의외로 냉정하다. 세상의 물리법칙이 잘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며 어느샌가 나는 TV의 UFO 특집이나 심령 특집을 열심히 보지 않게 되었다. 우주인, 미래인, 초능력자? 그런 게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그래도 존재하길 바라는 최대공약수 같은 생각을 할 정도로 나도 성장했다.
중학교를 졸업했을 무렵에는 그런 꼬맹이 같은 꿈도 졸업하고 이 세상의 평범함에 익숙해져 있었다. 나는 별 생각도 없이 고교생이 되었고, 그 녀석과 만났다.
-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中 의 독백 중에서
 
이것이_바로_만연체.txt...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만연체의 요건을 채우고 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간결체로 바꾸면 대강 이렇게 된다.

중요한 얘기는 아닌데, 난 옛날부터 산타클로스를 안 믿었다.
다만 초자연적 존재가 없다는 걸 안 건 조금 뒤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한 번만 그런 게 나타났으면 했다.
근데 크면서 초자연적 존재를 믿지 않게 되었다. 가끔은 바랐다.
그런 꿈도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에는 사라졌고, 나는 생각없이 고교생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 녀석과 만났다.

더 간단하게도 줄일 수 있다.

난 산타를 믿지 않는다. 초자연적인 존재는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초자연적인 꿈 따위도 사라졌고, 고등학교에 가고 나서 그 녀석과 만났다.

셋 다 내용은 거의 같으나 문장의 호흡, 인상이 달라졌다. 몇몇 얼치기 작가 지망생들은 이것을 보고 만연체를 자주 쓰는 경향이 있으나, 자신의 능력, 인물의 성격, 작중 상황에 따라 적절히 활용하는 쪽이 훨씬 낫다.

깔끔한 완결과 일관성이 중요한 단편 소설에서는 간결체가 더 높은 평가를 받으며, 대하 장편소설은 작품의 호흡 자체가 워낙 기므로 만연체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잘 쓴다면.

위에서 예로 든 의 경우 해당 부분이 독백이고, 그의 성격과 작품 내 위치 등을 감안하면 만연체 쪽이 더 적당하다는 평가가 많다. 판타지 갤러리 등지에선 라이트 노벨 도입부의 정석이라고 불릴 정도[3]

영어에도 만연체는 존재한다. 영어에서의 만연체는 주된 의미를 나타내는 동사는 명사화한 채 거기에 보조 동사를 추가하거나, 행위자를 주어로 내세우는 대신 보조 주어를 내세우는 등 에둘러 말하는 형태로 만들어진다. 여기에 각종 관계대명사, 관계부사, 도치구문, 삽입절 등을 여기저기 추가하여 문장을 한없이 늘린다면 금상첨화다. 예를 들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Once upon a time, as a walk through the woods was taking place on the part of Little Red Riding Hood, the Wolf's jump out from behind a tree occured, causing her fright.

옛날 옛적에, 빨간 두건으로 말할 것 같으면 숲을 가로질러 그 발걸음이 닿던 무렵, 나무 한 그루 뒤에서부터 늑대의 튀어나옴이 있던지라, 소녀에게 공포를 안기더라.

위 글을 잘 살펴보면, 문장의 주된 행위자는 빨간 두건(Little Red Riding Hood) 과 늑대(the Wolf)이며, 이들의 행위를 나타내는 동사는 각각 walk와 jump이다. 그러나 정작 주된 행위자는 주어가 되지 못한 채 부사화(on the part of Little Red Riding Hood)되거나 형용사화(the Wolf's)되어 있다. 또 동사들은 a walk 와 the Wolf's jump라는 식으로 명사화되어 있으며, 대신 was taking과 occured 등 별 의미 없는 보조 동사들이 동사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염상섭이 만연체의 대가로 불리며, 이문열 역시[4] 작품 외적인 요소를 제하고 보면 감칠맛 나는 만연체로 글을 다채롭게 쓴다는 평을 듣고 있다.

만연체는 독자가 글을 대충대충 읽게 만든다. 당장 각종 쓸데없는 디테일로 점철된 이 문서의 윗부분만 봐도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한국에서 만연체를 사용한 문장 중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로 대한민국 헌법의 전문(前文. 全文(전체 글)은 이미 한 문장이라 볼 수 없다)이 있다. 아래에 헌법 전문을 첨부하니 한 번 읽어 보자. 그리고 보통은 법원 판결문도 만연체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5]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여담으로 옛 문서들도 이런 만연체 형식인 경우가 많다. 근대 이전 한국어 문어체에서 문장을 죽 이어서 쓰는 경향에서 비롯된 것. 충분히 마침표로 나눌 수 있는 문장도 쉼표를 찍어 한 문장이 되게 한다. 주로 한글 고전 소설이라거나.

2.2. 사용 시 유의점.

주의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논문이나 보고서 등 학술적인 글에는 만연체를 쓰면 안 된다. 글쓴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전달해야하기 때문. 어지간한 문장력이 아니라면 만연체를 쓸 경우 혼란만 가중된다(...). UAYOR. 이과 계통에서 이런 현상이 더 심한 편인데, 이과 쪽은 글쓰기에는 도통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법원은 끈질기게 만연체를 구사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좀 간단하게 쓰라고 아우성이지만 개선의 여지는 보이지 않는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 특히 2차생들은 이런 판례를 그대로 외우는 식으로 공부해야 한다. 후새드.

법원에서 만연체를 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다. 여러가지 해석이 나올 여지를 없애기 위해 제반사항 등을 완전히 설명해야 하기 때문. 그 때문에 안은 문장이 미친듯이 나온다. 이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데, "A라서 B다."라고 하면 많은 경우 간단히 이해할 수 있지만, 판결문이 되면 "A는 a이기 때문에 B인 건가? 아니면 x라서인가? 그럼 x면 B나 C란 말인가?"와 같은 해석이 난무하는 것은 곤란하므로 이런 점들을 하나하나 설명해서 곡해의 소지를 없애야 하기 떄문. 또한 판결문은 증거와 인정 사실을 몰아서 쓰는 구조를 취하기 때문에 문장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예컨대 여기 A, B, C라는 증거가 있다고 하자. 판사는 원고가 제시한 증거 중 A, B, C를 통해 원고의 청구원인의 요건사실(주장이 성립하기 위해 반드시 인정되어야 하는 사실들이다. 여기서는 甲, 乙, 丙이라 하자.)을 인정하려고 한다. 하지만 사실관계는 A에 의해 甲이 인정되고, B에 의해 乙이 인정되는 경우는 드물다. A, B, C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해야 甲, 乙, 丙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A, B, C에 의하면 甲, 乙, 丙이 인정된다는 구조를 취하는데...이게 이렇게 보면 쉽지만 실제 판결문에서는 "갑 제 1호증(토지 매매계약서), 갑 제 2호증(영수증)의 각 기재, 증인 김갑동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14. 5. 6. 피고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5,000만원에 매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라는 구조가 나오고, 이 정도가 가장 간단한 구조다.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려면 구조가 더 복잡해진다. 원고와 피고를 납득시키려면 인정 사실은 물론 배척되는 사실과, 왜 배척하는지를 모두 판결문에 기재해야 되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 판결문에서는 배척하는 이유를 믿기 어렵다/인정하기 부족하다로 정리하지만 이것만 해도 문장 구조는 복잡해진다. 또한 사실 인정 방법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고 변호사들이 증거를 미친듯이 들이대면 이것도 일일히 다 설시해야 하므로 문장 구조도 따라서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 요건 사실 자체가 복잡한 경우도 많고, 여러가지 간접사실들에 의해 하나의 요건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청구원인은 쉬운 편이다. 피고와 원고가 항변과 재항변을 해대기 시작하면 그 때부턴 문장 구조가 안드로메다로 갈 수밖에 없다.

"장교는 군대의 기간이다."라는 짧은 문장으로 시작하는 <장교의 책무> 전문 또한 만연체다. 군부 안의 옛 서적들 중에는 이런 식의 만연체, 한자어가 교양의 척도로서 난무한다. 이런 서적들 건드려볼 생각이면 주의해야 할 문제. 그러나 실무에서는 절대 만연체를 쓰지 마라. 직속상관에게 보고할 때도 만연체로 쓰고 말할 텐가?

장교는 군대의 기간이다. 그러므로 장교는 그 책임의 중대함을 자각하여 직무수행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건전한 인격도야와 심신수련에 힘쓸 것이며 법규와 규정을 준수하고 항상 솔선수범하여 부하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아 어떠한 역경에 처하여서도 올바른 판단과 조취를 취할 수 있는 권위와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또 초보 작가 지망생들이 가장 피해야 할 문체이다. 만화의 말 많은 악당들이 내뱉는 장광설이나 중2병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인터넷 소설 메리 수 팬픽 등을 생각해 보자. 문체의 고찰 없이 내용의 분량이나 간지만을 중요시하다 병맛이 풍부해지는 경우가 대다수. 실력이 딸리면 담백하게 써야 한다.

만연체를 자주 사용하는 나스 키노코나스체에 깊이 감명받은 사람들이 꽤 많다. 자세한 것은 나스체 항목. 한국에서는 박민규가 비슷한 소리를 듣는 모양. 그런데 박민규의 문체는 독특하지만 가독성이 좋은 드문 경우로 오히려 지망생들이 많이 따라할 만큼 매력적인 문체다. 하지만 어설프게 따라하다간 역효과만 날 수 있으므로 주의.

굳이 써야겠다면 글의 주어와 술어가 잘 드러나도록 다듬고 다듬고 다듬어야 한다. 실력 없는 작가들은 만연체라고 핑계를 댄 뒤 누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길게 늘이는데, 그냥 자폭이다.

참고로 만연체 문장의 길이가 얼마나 긴지 궁금한 위키니트들은 인터넷 브라우저의 탐색 기능(주로 Ctrl + F)로 마침표를 검색하자. 만연체 문장의 마침표 간 길이를 보면 얼마나 한 문장이 긴지 볼 수 있다.

종합하자면, 작가는 항상 독자를 생각하면서 글을 써야 한다는 것. 만연체와 간결체 사이에서 균형을 지키며 상황에 따라 적절히 취사선택해야 한다.

3. 이 문체가 적용된 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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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주어의 부사화 형용사화, 동사의 명사화, 보조동사들의 동사화
  • [2] 나스체 항목을 보면 이에 대한 한탄과 한국문학의 현재, 나아가서는 이를 한탄하는 선배격 문학작가들의 글이 실려 있으니 이를 참고하기 바란다.
  • [3] 마찬가지로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라이트노벨 1권의 정석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 [4] 토마스 블랙의 문체에 영향을 받았다는 모양
  • [5] 다만 최근들어 사법부 민주화의 영향으로 일반인들의 법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점점 판결문에서 난해한 용어를 빼고 문장의 길이도 짧아지는 추세이긴 하다.
  • [6] 총 분량 5558자인 단편소설인데, 소설 내의 모든 문장들이 마침표로 구분되는 대신에 쉼표로 이어져 있어 결과적으로 소설 전체가 하나의 문장으로 되어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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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2015-04-08 00: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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