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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last modified: 2014-11-27 00:22:05 by Contributors

Contents

1. 그릇의 일종
2. 아내가 남편에게 늘어놓는 잔소리의 관용적인 표현
3. 본래 가격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으로 물건을 사는 경우
4. 필요 이상으로 얻게 됨

1. 그릇의 일종


열매를 반으로 갈라 속을 비우고 남은 껍질을 말려서 만든 그릇의 일종...이긴 한데 현재는 박보다는 플라스틱으로 훨씬 많이 만든다.

용도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익히 알려진 곡물을 퍼담는 역할도 있고, 물을 마실 때 쓰는 임시 물잔의 역할도 맡았으며, 마을 우물에서 물을 길어오를 때 쓰기도 했고, 악기로도 사용된 적도 있다. 거기에 모자로 쓰고 다니기도 했다. 여하튼 반 구체형 그릇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보면 된다.

어원은 박에 낮춤 혹은 작음을 의미하는 '아지'(아지, 강아지, 아지에 쓰이는 그 아지이다.)가 붙어서 탄생하였다. 고로 순수 우리말에 속한다. 다른 문명권에서는 이와 유사한 자연적 그릇이 거의 없었으므로, 한국만의 독자적 전통 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인류의 생활에 중요한 식문화에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그릇의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민속 신앙의 개념으로 모셔진 경우도 많았다. 흥부전에서도 흥부가 박을 타니 금은보화가 나왔지만 놀부가 박을 타니 도깨비가 나왔다던가 하는 이야기도 있고, 조선 시대에는 혼례 당시 신랑 신부가 바가지를 밟아서 깨뜨리는 관습이 있었는데 이는 바가지 깨지는 소리에 놀란 악귀들이 도망가기를 바라는 풍습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요즘도 같은 목적으로, 이사할 때 살던 집 대문 앞에서 바가지를 놓고 힘차게 밟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늘날의 바가지들은 생산성, 위생, 내구도 등의 문제로 플라스틱을 이용한 바가지가 더 많이 쓰인다. 이제 전통 바가지는 시골 마을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이지만 요즘은 시골에서도 플라스틱 바가지들이 널리 쓰인다. 전통 바가지들은 현재는 거의가 장식품 정도로만 사용되고 있다.

전통 바가지는 버라이어티 프로에서 머리 때릴 때 벌칙으로 많이 쓰인다. 쉽게 깨지고, 벌칙 당사자가 큰 물리적 충격을 받지 않으면서 폭력적으로 보이지 않는 덕에 심심하면 깨지고 찢어져 나간다. 다만 바가지의 내구도와 벌칙 당사자의 머리 상태에 따라 안 깨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래서 쉽게 깨지라고 약간 쪼개놓는 경우도 있다. 사실 잘 깨져도 머리가 아프긴 하지만, 안 깨지면 더 아프다. 물리학을 아는 사람은 동량 보존 법칙을 생각해 보자.[1]

한때는 머리를 자를 때도 썼다. 머리에 바가지를 씌운 다음 거기에 맞춰서 잘랐기 때문에 바가지처럼 일자로 잘린 머리를 소위 바가지 머리라고 부른다. 가끔 바기지 표면에 홈이 나서 한 구석만 이상하게 튀어나오는 등의 문제가 있긴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이사할 때, 이삿짐을 다 싸고 떠나기 직전 옛집 문 앞에서 바가지를 밟아 깨는 관습이 있다. 이는 옛집에서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훼방놓는 귀신들이 바가지 깨는 소리에 놀라 겁을 먹고 따라오지 않도록 하여 새로 이사간 집에서는 좋은 일만 있기를 발원하는 것이다. 지금은 생략하거나, 플라스틱 바가지를 깬다.

아무튼 여러모로 서민과 친숙한 물건이였기에 많은 관용어들의 기원이 되기도 했다. 이하는 전부 바가지를 기원으로 삼는 관용어들.

2. 아내가 남편에게 늘어놓는 잔소리의 관용적인 표현

소위 바가지 긁는다고 한다. 이는 바가지를 손으로 긁는게 아니라 바가지로 쌀이 없는 쌀뒤주 바닥을 긁는 소리를 내는 것이다. 즉 남편의 경제적 무능함, 빈곤함을 간접적으로 항의하는 어구다. 일부에서는 바가지(머리 = 신경)을 긁는다고 해서 바가지 긁는다고 알고 있지만 쌀 뒤주 바닥을 긁는소리 쪽이 정확한 기원이다.
유명한 해적 중 하나인 스티드 보넷마누라의 바가지를 견디다 못해 스트레스를 풀려고 해적이 되었다. 다만 이쪽은 살림살이 형편은 괜찮았다는 걸 보면 이것저것 잡다한 잔소리가 많았던 듯.

3. 본래 가격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으로 물건을 사는 경우

소위 바가지 썼다고 표현한다. 특이하게도 어원은 한국이 아니라 중국쪽(정확히는 화교)에 있는데, 조선 말기 중국에서 들어온 도박 중 십인계(十人契)라 하여, 1 부터 10까지 쓰인 그릇이나 바가지를 놓고 이리저리 섞은 다음, 바가지 한개에 돈을 걸고 숫자를 맞추는 도박이였다. 여기서 실패하면 당연히 걸은 돈을 잃게 되므로, 여기서 실패한 사람들이 바가지 + 독박을 썼다 하여 바가지를 썼다고 한게 유래...라고 하지만 진실은 불명. 확인된 사안은 아니므로 참고만 하자.

이런 어원(?)과는 달리 그 활용법은 상당히 다른데, 현재의 실 사용법은 터무니없는 값을 지불한다/하게 만든다는 쪽으로 쓰이고 있다. 따라서 위의 어원이 정석이 아닐 수도 있다. 위쪽은 노름에서 자기가 선택을 잘못해서 당한거고, 실 사용법은 노름이 아니고 알고도 어쩔 수 없이 비싸게 사서 쓰는것을 의미하는 것이니까.

현대의 한국에서는 특히 용산 전자상가테크노마트, 동대문을 갈 때는 조심해야 한다. 휴가철의 유명한 휴양지에서도 종종 발생하곤 한다. 오죽하면 일국의 장관도...

그리고 조폭택시 역시 바가지로 악명높다. 택시를 탈 때 주의하자.

한국군인들의 경우 위수지역 안에 있는 상인들에 의해 바가지를 많이 쓰게 된다.

4. 필요 이상으로 얻게 됨

바가지의 특성상 대부분 크기가 매우 큼직하므로, 바가지로 무언가를 퍼올리면 그 양이 생각보다 많이 퍼오르는 경우가 잦다. 여기서 착안하여 무언가 필요 이상으로 많이 얻게 되면 바가지로 먹었다는 말이 쓰이곤 한다.

다만, 여기서 필요 이상으로 많이 얻었다는것은 '생각지도 않게 좋은 결과를 많이 얻었다'는 뜻이 아니고, '생각지도 않게 결과를 많이 얻었다'는 뜻으로 쓰이므로, 대체적으로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로 쓰인다. 가장 많이 쓰이는 용법이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라는 관용어만 봐도 알 수 있다. 즉, '칭찬을 바가지로 먹었다'는 말은 없다. 따라서 사용시 주의를 요하는 관용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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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쉽게 풀이하자면, 바가지가 머리에 부딪혀서 깨지면 운동 에너지가 바가지 조각들에게 분산된다. 하지만 바가지가 깨지지 않는다면, 운동에너지는 고스란히 머리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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