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뵐케의 금언

last modified: 2014-09-16 18:38:14 by Contributors

태초공군이 태어나매, 독일군 최초의 에이스셨던 스발트 뵐케께서는 파일럿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8가지 쪽과도 같은 문장을 하사하셨느니라.

육/해군 항공대로 시작한 공군이 이제 창설 100주년이 넘어가는 현대에도 뵐케옹의 금쪽같은 이 말씀들은 오늘날까지도 모든 빨간 마후라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뵐케의 금언

1. 태양을 등지고 적이 눈치채기 전에 적기보다 높은 고도에서 하강하며 공격하라.

2. 공격이 시작되면 적극적으로 하라. 기회가 왔다면 끝장을 보라.

3. 사격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적기가 눈앞에 보일 때만 하라.

4. 항상 적을 주시하고, 적의 작전에 속지 않도록 하라.

5. 어떤 상황에서 공격하더라도 적기의 뒤쪽에서 공격하라.

6. 적기에게 공격을 받게 되면 피하려고만 하지말고, 적기에 대항하라.

7. 적의 점령지를 비행하는 경우에는 항상 돌아오기 위한 생각을 하라.

8. 전투편대를 위한 조언: 항상 편대를 이루어 공격을 시작하고, 편대전이 벌어지면, 한 대의 적기에 여러대가 공격하지 말라.

위의 뵐케의 금언을 보면 알 수 있지만, 태동기의 조종사들은 비행기 몰줄만 아는 민간인에 지나지 않았다. 가뜩이나 공군, 항공대 등을 하늘의 기사쯤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세계적으로 만연했기 때문에 기사도와 낭만을 쫓아 들어온, 또는 창설한 지휘관이나, 조종사들이 많았다.

이 때문에 치사하고 야비한 놈이 이긴다는 적자생존의 법칙을 무시한, 또는 치사한 놈을 나쁜 놈으로 생각하고 감정적으로 싸우는 조종사들이 많았고, 이는 전투의 비효율을 불러왔다.[1]

각 항목마다 해석을 달자면 다음과 같다.

  1. 태양은 하늘에서 시야를 방해하는 유일한 장애물이다. 이 장애물을 이용해 자신을 숨기면 선제공격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과학 시간에 다들 배웠겠지만 위치에너지는 운동에너지로 1:1 전환된다. 따라서 상대보다 높은 고도를 확보하면 상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 더 많은 에너지는 더 많은 선택권을 부여한다.

  2. 기사도 즐. 어차피 적과 대화따위는 통하지 않는다. 다만, 몇몇 경우에는 기총이 고장났거나 엔진에 이상이 생긴 적기를 고이 보내주는 등 대인배스러운 대처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차피 데미지 입은 기체는 위협이 안 되므로.

  3. 당시의 유일한 무장은 1~2정의 기관총이었으며 탄약 적재량도 한정적이라 막 쏘다간 금방 바닥났다. 하늘에서는 거리를 대조할 지형 지물이 없기 때문에 적기가 먼데도 꽤 가깝게 느껴지기 쉽다. 이에 대해 이후 붉은 남작은 이렇게 말한다. '조준경에 적기가 다 안 들어올 정도로 근접했을 때 쏴라.'
    또한 먼 거리에서 쏘게 되면 이 당시 전투기들 기체 특성상 흔들림이 많이 일어났기에 총알이 퍼져버려 맞지도 않을 뿐더러(혹은 맞아도 럭키샷 아니면 피해가 거의 없다) 적기에게 내 위치를 들키는 것이기도 하다. 적기가 일단 내 위치를 알고 방어 기동을 시작하면 피곤해지는건 당연지사.
    물론 2차 세계대전 당시 몰타의 매라고 불린 에이스 조지 F. 뷰링처럼 기총 유효사거리 밖에서 예측사격으로 적기를 때려잡는 괴물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파일럿에겐 먼 나라 이야기. 이런 종류의 금언들은 일반적인 파일럿들을 대상으로 하고, 또 그래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4. 공중전은 늘 정당한 대결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1항목에서 보듯 하늘에서도 매복 공격은 얼마든지 가능하며 다수의 적과 싸우면 보통은 죽는다. 17:1이 남자의 로망이라지만 공중전은 넓은 3차원 공간에서 벌어지는 것이라 화망에 희생되기 더 쉽다. 그리고 적기와 나의 기체 스펙을 꿰고 있어야 이런 상황에 처하지 않고 적절한 기동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다.

  5. 등짝을 보자 데드식스항목 참조. 적의 후방은 가장 쏘기 쉬운 부분이다. 현실은 워 썬더 아케이드 모드처럼 슈팅 레티클이 나오지 않는다.

  6. 항공기는 뒤로 날 수가 없다. 그러므로 도망친다는 것은 적에게 내 등짝을 보여준다는 뜻이다. 실제로 '방어 기동'이란 적을 피해 달아나는 것이 아니라, 적기가 내 6시 방향을 조준하기 어렵도록 목숨을 걸고 병림픽(?) 상황을 만드는 게 목적이다. 즉 선빵 당했을때 죽기 싫으면 되받아 쳐야 한다.

  7. 항속거리 안에서 활동할것. 보급은 전쟁의 기본이다. 이걸 제대로 고려하지 않아서 발생한 참극이 영국 본토 항공전포클랜드 전쟁에서 벌어진다.

  8. 팀플레이의 중요성과 스틸 자제(…). 2번의 기사도 얘기와 충돌하는 것 같아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2기가 동시에 1기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으면 서로를 맞추거나 공중충돌할 위험이 늘어난다. 게다가 적도 2기 이상일때 이 짓을 하면 남는 적 1기는 아주 안전하게 아군 후방을 노릴 수 있다는 얘기.[2]

사실 따지고 보면 지상전에서는 기본 개념인 사항들을 다시 말해준 것일 뿐이긴 하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조종사들의 무개념 실태를 감안하면 그 당시의 조종사에게는 정말로 적절한 조언이며(당시에는 공중전이란 것 자체가 생소한 분야였으니 기본 개념도 제대로 몰랐으니까), 그리고 군인이 전투에 임해야 할 때 지녀야 하는 자세를 잘 지적하고 있다.

일차대전 최초의 에이스인 뵐케의 뒤를 이어서 스 임멜만세배빠른 붉은 남작 만프레트 폰 리히트호펜이 등장하면서 공군은 현재까지 이어지는 편대전술과 조직, 편제를 갖추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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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스타크래프트 초창기 시절 임요환상대방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전략들을 들고 나왔을때, 송병석이 '비겁하다'고 반발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된다. 전쟁은 스포츠가 아니라구 친구!
  • [2] 일격이탈과 에너지 파이팅위주의 공중전으로 변화된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적기 한 대를 두 대가 노리는 경우도 흔했다. 다만 이 경우도 둘이서 '번갈아' 공격한 것이지 동시에 공격한 것은 아니다. 즉, 우월한 속도, 고도를 이용해 포화를 퍼붓고, 아직도 적기가 살아있다면 두 번째 아군이 또 접근해 쏘고 끝장을 낸 후 날아가 버리는 것이지 적기 한 대 뒤를 둘이 동시에 쫓아가며 쏘는 개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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