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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작법

last modified: 2015-03-23 12:31:34 by Contributors

Contents

1. 개요
2. 즉흥적 글쓰기 방법
3. 계획적 글쓰기 방법
3.1. 주제
3.2. 구성
3.2.1. 인물(Character)
3.2.1.1. 캐릭터 설정 가이드북
3.2.2. 사건(Event)
3.2.2.1. 플롯 작성 가이드북
3.2.3. 배경(Background/Environment)
3.3. 문체

1. 개요

소설은 활자(텍스트)만으로 모든 상황을 전달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라이트 노벨이나 시나리오와는 다른 방법으로 글을 쓴다. 라이트 노벨은 삽화를 통한 상황 전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묘사에서 차이가 있으며 시나리오는 각 장면(Scene)에 필요한 설명을 간략하게 서술하고 넘어가며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명확한 문장을 사용하고 그것 자체가 완성된 작품이 아니고 일종의 청사진, 레시피의 역할을 하며 다른 창작자(배우, 감독 등)가 읽을 것을 가정하고 쓰지만 소설은 그것 자체가 완성품이며 독자에게 직접 전달된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소설은 라이트 노벨이나 시나리오와 달리 '서사'와 '묘사'가 더욱 중요하게 고려한다. 독자는 활자만으로 모든 상황을 인지하기에 서사와 묘사가 없으면 독자는 눈을 감고 세상을 바라보는 셈이 되어 상황 파악을 잘 하지 못하게 되며 이것은 독자의 몰입을 방해해 작품에 치명적인 결점으로 작용한다.

서사, 묘사 없이 대사만으로 구성된 소설을 대본소설이라고 부른다. 항목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정식 분류가 아니다. 제대로 문장력이 받쳐주지 않아 독자가 도저히 몰입할 수 없는 소설을 비꼬아 부르는 것으로 작품성을 갖춘 대본체(?) 소설은 희곡이라고 따로 부른다.

모든 소설 작가는 자신의 글을 배경 지식이 전무한 다른 사람(독자)이 읽는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집필에 임해야 한다. 물론 이걸 단순히 항상 신경쓴다고 글을 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결국은 많이 써봐야(다작) 한다. 다른 사람의 좋은 글을 많이 읽어보기도 해야 하며(다독), 고민 또한 많이 해 봐야 한다(다상). 우선 순위는 다작-다독-다상 순이 좋지만[1] 독서량 자체가 너무 적은 초-중학생 수준에서는 다독을 더 우선해야 한다. 어휘력부터 딸리는데 좋은 문장이 나올 수가 없다.

또한 비문이나 맞춤법 오류는 소설에서 치명적이므로 가급적 피해야 한다. 정갈하고 간결한 문장만을 고집하고 맞춤법을 철저히 지키라는 조언이 무슨 양복쟁이 샌님들같아 갑갑할 수 있겠지만 이건 독자에 대한 예의 차원의 문제로, 비문이 섞여 있는 문장은 일단 건방져 보인다. 캐릭터가 건방진 캐릭터라 대사에 비문이 섞이는 정도는 충분히 용서가 되지만 묘사문이나 서사문에 비문이 들어가면 안 된다. 작가에게 있어 독자는 '고객'이다.


기본적인 문장력 수련은 위에 언급한 대로 하면 된다. 일단 많이 읽고, 많이 써라. 생각을 많이 하라고도 하지만 그건 문장력이 충족된 뒤의 이야기로, 고민만 너무 오래 하고 있으면 그것도 매우 좋지 않다. 게임을 공략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직접 패드를 잡고 플레이를 해 보는 것. 소설도 일단 무작정 써 보는 게 가장 좋다.

만약 본인이 원고지 200매도 채우지 못하고 글이 도저히 안 나간다면 다른 사람의 소설을 필사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말 그대로 똑같이 베끼는 것으로, 워드프로세서를 써도 무방하다. 21세기에 원고지연필로 글쓰기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애초에 원고지를 쓰는 이유가 수정을 쉽게 하기 위해서인데 컴퓨터로 작업하는 게 당연히 효율 면에서는 압도적이다. 원고지에 쓰라고 가르치는 사람들은 원고지가 집중하기에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2] 타자를 치는 것보다 글쓰기의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더 많이 생각할 수 있으며 쓸데없이 문장을 길게 쓰면 본인 손이 피곤해지기 때문에 간결체로 쓰는 버릇을 들이기 쉽기 때문이다. 장점이 의외로 많아 보이는데? 그러나 타자연습 하려고 필사하는 게 아니므로 문장 하나하나를 곱씹어가면서 천천히 할 것. 가끔 필사가 표절이나 다름 없다고 경멸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선대의 영향이 전무한 창작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세한 내용은 표절문서를 참조하기 바란다.

본인이 원고지 200매 내외의 단편 소설을 집필할 실력이 된다면 아래 '계획적 글쓰기 방법'에 언급된 작법 이론들을 공부한다. 순서를 바꾸어 작법 이론을 먼저 공부해도 되지만 효율이 그다지 좋지 않다. 튜토리얼도 안 해본 게임을 공략집부터 읽고 시작하는 것과 같다. 일단은 '즉흥적 글쓰기'방법으로 단편 소설을 여러 편 써보는 것이 좋다. 소설을 완결지어본 경험이 많은 편이 소설을 시작해본 경험이 많은 것보다 백 배 낫기 때문에 시작하자마자 대하장편소설을 기획하지 않는 게 좋다.

소설을 쓰는 방법은 작가들마다 각자의 스타일이 있어 절대적인 기준 같은 것은 없다. 크게 나누자면 '즉흥적 글쓰기'파와 '계획적 글쓰기'파로 나눌 수 있는데, 둘 모두 장단점이 있다.

2. 즉흥적 글쓰기 방법

IT쪽 용어를 빌리자면 일종의 '애자일'접근법. 하지만 여기에도 두 부류가 있다.

  • 철저한 사전 조사를 하고 나서 글쓰기 자체는 즉흥적으로 하는 부류
    • 이 부류의 사람은 사실 계획적 글쓰기를 하고 있지만 그걸 다 '외워서'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어떻게 보면 머릿속에 이미 완성된 원고가 있고 그걸 그냥 손으로 옮겨 적고 있을 뿐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 초고를 최대한 빨리 끝내고 반복적인 퇴고로 완성하는 부류
    • 초고를 빨리 끝낸다는 것이 포인트. 줄거리의 핵심만을 서술하고 빠르게 글을 완결짓는다. 퇴고 중에 양이 부풀려지는 경우도 많다. 어쨌든 초고 작성 중에는 바람따라 물따라 흘러간다는 느낌으로 글을 쓰므로 즉흥적 글쓰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소설을 처음 써보는 사람은 즉흥적으로 쓰는 게 좋다. 철저히 계획한다고 플롯 쓰기 연습부터 시작하면 쓰라는 플롯은 안 쓰고 쓸모 없는 세계관 설정만 한가득 해 오는 경향이 있다. 물론 처음 열 개 작품 정도는 완결은커녕 전개부도 채 못 넘기고 실패하지만 실패에서 배우는 경험이 가장 값진 법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멘탈을 기르는 연습도 겸한다.

단, 실패한 작품이라도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지 말고 당분간은 잘 보관하고 있을 것. 그리고 소설은 독자가 읽어야만 그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므로(그렇지 않은 글은 '일기'나 '수기'에 불과하다) 스승이나 동아리 선배 혹은 반 친구들에게 읽게 해서 첨삭이나 비평을 받아두는 게 좋다. 비슷한 실력의 두 작가가 각자 쓴 글을 교환해서 읽는 것도 좋다. 주변 친구들이 영 질이 떨어져서 싫다면[3] 인터넷 게시판이나 카페 등에 연재하는 방법도 있다. 글 못쓴다고 잡아먹지 않으니까 고민은 적게 하고 일단 올려서 독자의 반응을 보자. 출판사 게시판일 경우 진짜 프로 편집인이 본인의 글을 읽고 첨삭해줄 지도 모른다.

즉흥적으로 쓰라는 지침은 '생각없이' 쓰라는 지침이 아님을 명심할것! 장난으로 글 쓰는 사람은 글에서 티가 날 수밖에 없다. 본인은 어떨지 모르지만 소설카페 등에서 활동하는 네임드 회원이나 운영진 중 일부는 실제 프로 작가이거나 적어도 소설 쓰기를 진지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다. 그들도 초보 작가 시절을 거쳤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본인은 노력했는데 결과적으로 망가진 글인지 아예 시작부터 장난을 친 글인지 구분할 안목은 당연히 갖추고 있다. 뭐 좆문가의 존재를 부정할 순 없으므로 억울하게 욕먹는다고 생각하면 다른 카페에도 올려보자. 물론 아동문학 지향 카페에 성인물을 올리는 추태를 부리는 짓은 용서가 안 된다. 초등학교에서 스트립쇼 하면 잡혀간다.

즉흥적으로 글을 썼던 소설가 중에서 유명한 사람을 한 명 꼽자면 판타지의 아버지라 불리는 톨킨이 있다.

3. 계획적 글쓰기 방법

슬슬 작법 이론이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겁먹을 것 없다. 소설 구성의 3요소인 '주제', '구성', '문체'만 기억하고 쓰면 못 쓸 것 없다.

3.1. 주제


소설을 쓰기 위해선 무엇보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뭔지 명확히 해야 한다. 이것이 소설의 '주제'가 된다. 주제를 명확히 하는 방법으로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방법은 '에필로그'를 먼저 쓰는 것. 또는 책의 뒷표지에 들어갈 '시놉시스'를 쓰는 것이다. 글이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작업으로 여기를 소홀히하면 프롤로그는 힘차게 시작할 수 있지만 점점 글이 안 나가다 용두사미로 끝나거나 연중하게 된다. 등대없이 항구를 찾아가는 배에 비유할 수 있다. 선장이 천재면 어떻게 해안선을 더듬어 나가다 항구를 찾아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암초를 만나 좌초할 뿐.

3.2. 구성


플롯(Plot)이라고도 한다. 구성에서 중요한 3요소는 '인물', '사건', '배경'.

3.2.1. 인물(Character)

'캐릭터' 라고도 한다.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인물 없이는 소설도 없다. 인물이 꼭 인간이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의인화과정만 거치면 동물이나 심지어 물건(자동차 등)도 인물이 될 수 있다. 인물에서 중요한 것은 그 인물이 '개성'을 가질 것. 영단어 'Character'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개성'이라는 의미도 포함돼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캐릭터는 크게 '주연', '조연', '단역'으로 구분된다. 작법서 중에서는 '프로타고니스트', '안타고니스트'등으로 나누기도 하나 여기서는 저 세 가지로 서술한다.

  • 주연
주연 캐릭터는 말 그대로 주인공. 소설 속에서 가장 많은 등장 빈도를 가지는 캐릭터를 말한다. 그러나 여기에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주인공은 작품 속에서 '성장'해야 한다.[4] 성장하지 않는 캐릭터는 주연의 자격이 없으며 등장 빈도가 아무리 높아도 조연 캐릭터가 된다. 악역이라도 성장한다면 주연 캐릭터라 불러도 좋다.

주연 캐릭터는 가급적이면 결점이 많은 게 좋다. 그게 성장시키기 편하기 때문. 시작부터 만렙을 찍는 캐릭터는 이야기 진행하기가 어렵다. 인물 자체는 만렙이지만 친구가 막장이어서 친구 뒤치닥거리 하느라 바쁜 캐릭터를 설정할 수도 있는데 이것 자체가 결점이다. GURPS룰에서는 이걸 피보호자로 분류한다. 물론 답이 없을 정도로 결점투성이 인물을 설정해서 캐릭터가 매력을 잃어버리면 곤란하다. 결점이 많되 독자가 감정이입이 가능한 수준에서 끊어야 한다. 독자가 주인공을 외계인이나 별나라 사람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는 순간 게임은 끝난 거다.

정말로 무결점의 인물을 창조해버렸는데 의외로 매력이 철철 넘친다면 이 캐릭터를 '악역'에 배치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악역은 주인공이 성장하면서 거꾸로 페널티를 받아 결점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악역의 포지션은 '조연'으로 떨어진다.

  • 조연
조연 캐릭터는 주연 캐릭터를 보조하는 역할이다. 작품 속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하지 않는 캐릭터이고 등장 빈도도 주연보다 드문드문하다. 조연 캐릭터를 설계할 때 주의사항이 있는데 절대로 특정 인물의 부분집합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주연이 성장하면서 조연 캐릭터 일부의 역할을 흡수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조연 캐릭터는 퇴장하거나(죽거나 리타이어) 다른 역할을 부여해서 살려야 한다.

주조연 캐릭터 공통으로 인물 설정할 때 중요한 요소가 바로 부분집합 관계를 만들지 않는 것. 쉽게 말해서 해당 캐릭터를 다른 누군가가 대체할 수 없어야 한다.

  • 단역
지나가던 인물 A. 더 설명이 필요한지? 단역 캐릭터는 조연 캐릭터 중에서도 특히 등장 빈도가 낮거나 일회성인 인물을 뜻한다. 등장 빈도에 따른 분류일 뿐이며 사실 '신'이나 '왕'같이 작품 속에서 영향력이 큰 캐릭터일지라도 등장 빈도가 낮으면 단역 캐릭터가 된다.

단역 캐릭터는 다른 캐릭터와 부분집합 관계를 만들어도 상관없다. 어차피 한두번 등장하고 말 캐릭터니까.


위에서 잠깐 GURPS를 언급했는데 GURPS(겁스 라고 읽음)의 '캐릭터북'에는 캐릭터 메이킹에 관한 상세한 설명이 있다. 캐릭터 설정을 전문으로 다루는 전문 작법서 역시 훌륭한 편. 비록 TRPG를 위해 설계되어 있지만 소설의 캐릭터를 설정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설정덕후의 마수를 피할 자신이 있다면 캐릭터 시트를 만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캐릭터에 장점만 있고 단점이 없는 캐릭터를 부르는 용어로는 메리 수가 있다. 투명드래곤같은 경우가 일단 대표적인 메리 수. 초보 작가들이 자캐를 주인공으로 설정할 경우 이런 경향성이 두드러진다. 단점이 없는 캐릭터는 극복해야 할 대상도 없고 세상에 불만도 없기 때문에 현실에 안주해버리며 이런 캐릭터로는 작품 진행이 안 된다. 일반적인 '영웅의 여행'플롯[5]에서 주인공의 초기 상태가 바로 이 상태인데 작품이 진행되는 이유는 발단부에서 특정 사건을 통해 주인공에게 아주 치명적인 '결점'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가족의 납치라거나 누군가의 모함이라거나. 즉 헐리우드 영화는 시작지점에서는 캐릭터를 다 만들지 않고 영화가 시작하고 20분이 지나는 동안 서서히 캐릭터를 완성해 나가는 구조다.

3.2.1.1. 캐릭터 설정 가이드북

GURPS의 캐릭터 메이킹 시스템을 기준으로 서술한다. 소설을 대상으로 캐릭터 메이킹을 담당하는 전문 작법서의 지침들은 너무 피상적인 면이 있어 여기서는 GURPS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되 소설에 불필요한 요소는 배제하는 방향으로 서술한다.

모든 주,조연 캐릭터는 신체적/정신적인 장점과 단점을 가진다. 단역 캐릭터만이 예외이며 악역이라고 대충 설정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신체적인 장점에는 '힘이 세다', '외모가 출중하다' 등이 있으며 신체적 단점은 말 그대로 '장애'이다. 작게는 눈이 나빠 안경을 써야 한다는 것부터 크게는 식물인간까지. 귀족집 자제분같이 신분상의 장점도 신체적 장점에 들어간다.

정신적 장점에는 '멘탈갑(甲)', '직관 우수'등이 있다. 단점으로는 '고집셈', '다혈질' 등이 있을 수 있다. 소설 속 캐릭터에게는 이 정신적 장단점 설정이 가장 중요하다. GURPS에서는 단순히 리스트로 관리하지만 소설에서 사용할 캐릭터는 설명이 훨씬 자세해야 한다. 자기소개서 쓰는 기분으로 쓴다.

게다가 이들 장단점이 캐릭터간 서로 맞물려 있어야 한다. 누군가의 단점이 다른 누군가의 장점으로 커버되는 식이다. 선역-악역 관계에서는 캐릭터 상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능력자 배틀물을 쓸 예정이라면 기능의 상성(불을 다루는 마법사 vs. 물을 다루는 마법사)으로도 전개할 수 있지만 밑에 언급한 것처럼 기능은 딱히 단점으로 취급될 만한 성질이 없기 때문에 캐릭터가 성장하기 어렵고 자칫 파워인플레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기능은 '운전', '곡예', '무술'같이 배워서 쓸 수 있는 것들이 들어간다. 이것들은 각각 캐릭터의 '장점'의 일부이며 원한다면 같이 취급해도 된다. 그러나 기능은 캐릭터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단점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아 기능만으로 캐릭터 설정을 완결짓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캐릭터의 단점을 쓰고, 그 단점을 보완할 만한 캐릭터를 파란 선으로, 그 단점을 공격할 만한 캐릭터를 빨간 선으로 잇는다. 이것을 모든 캐릭터(단역 제외)에 대해 반복한다. 이것이 캐릭터 갈등 관계도, 캐릭터-넷(Character-Net)이다. 이 네트워크에서 고립된 노드(캐릭터)를 찾아서 제거한다. 그리고 선이 이어진 패턴이 너무 유사한 캐릭터는 하나로 합친다. 역할이 중복되는 캐릭터가 둘 이상 발생하면 누구를 등장시켜야 할지 애매해질 수 있다.

위에서 작업한 캐릭터-넷은 초기 상태 관계도이고, 작품이 진행됨에 따라 캐릭터의 장단점은 변한다. 새로운 기술을 배웠을 수도 있고(기능의 획득), 성격을 고쳤을 수도 있고(단점 제거/장점 획득), 다쳤을 수도 있다(신체적 단점 획득). 이 때마다 캐릭터 넷을 변화시켜가면서 캐릭터간 이어지는 선들을 끊거나 잇는다. 보통 주연 캐릭터만 성장시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연까지 성장시키려고 들면 네트워크 갱신 작업이 너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선의 끊어짐에 의해 고립 노드가 된 캐릭터는 제거한다(죽이거나 은퇴). 나중에 주인공이 새로운 단점을 습득한 경우 그때 재등장시키거나(은퇴의 경우), 새 캐릭터를 만들면 된다(죽인 경우). 쥐도새도 모르게 등장을 안 하는 것보다는 독자가 인식할 수 있게 퇴장시키는 게 좋으며 그게 소설의 완성도를 높인다.

주인공은 클라이막스에서 최종 성장한다. 그때를 위해 가장 중요한 단점 하나는 남겨 두어야 한다. 이 성장은 작품의 주제와 관련 있어야 하며 만약 관련이 없다면 주인공을 다른 캐릭터로 바꾸거나 주제를 바꾸거나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 주제하고 주인공하고 따로 놀아서 마무리가 잘 안 된 예는 금색의 갓슈벨에서 볼 수 있다.

3.2.2. 사건(Event)

인물들끼리 또는 인물과 배경 간에 이루어지는 액션과 리액션 전부를 통칭하여 '사건'이라 한다. 인물이 '명사'라면 사건은 '동사'로 볼 수 있다. 크게 주요 사건과 보조 사건으로 나눌 수 있다. 업계 용어로는 '메인 플롯'과 '서브 플롯'이라고 한다.
인물 설정이 잘 돼 있으면 처음에 사건 하나만 툭 던져줘도 인물들간의 액션-리액션을 통해 이야기가 말 그대로 자동으로 써지는 기적을 경험할 수 있다. 인물이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것이다. 작가는 단지 인물의 '액션'이 주제에서 동떨어지지 않게 조절해주는 정도에 그친다. 물론 인물 설정이 제대로 안 돼 있으면 시도때도 없이 작가가 개입해 소설의 흐름을 강제로 틀게 되며 이게 독자에게 들키면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비아냥을 듣게 된다.

주인공이 지나치게 강할 때 보통 작품 진행이 꼬인다. 주인공에게 시련을 부여했는데 주인공이 간단히 파훼해버리고 멋대로 작품 바깥으로 튀어 나가기 때문이다. 이걸 그냥 방치하면 망했어요가 된다. 주제를 잃고 작품이 표류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가 강제로 개입하는 방법은 위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문제가 있다. 애초에 인물 설계를 잘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통 악역이 강하면 강할수록, 주인공이 약하면 약할수록 작품 진행이 쉽다. 주인공과 '자캐'는 구분할것! 아니면 자기 분신과도 같은 캐릭터를 설정한 후 그걸 '악역'에 박아버리는 방법이 있다.

사건은 주제를 끊임없이 반영해야 한다. 서브 플롯에서까지 그럴 필요는 없지만 소설을 완결짓기 위해선 최소한 메인 플롯에서만큼은 주제를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


3.2.2.1. 플롯 작성 가이드북
드라마의 3막 구조에 맞춰 서론-본론-결론을 쓴다. 참고로 이거 2천년도 더 전에 아리스토텔레스가 정립한 이론이다.

서론에서는 등장인물들 소개하고 배경 설명하는 일을 주로 한다. 주인공(프로타고니스트)이 적대자(안타고니스트)를 만나고 첫 갈등이 생기는 단계까지가 제 1막이다.

본론에서는 주인공들끼리 치고박고 하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단계. 그냥 무난하게 쓸 수 있다.

결론이 중요한데, 결론에서 주제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것이 3막 구조.

3막 구조를 완성했으면 이제 이걸 갈등 수위에 따라 분류하는 5막 구조인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구조로 확장한다.

  • 발단부는 주연 캐릭터 소개[6], 배경 세계의 간단한 묘사 등을 한다.
  • 전개부는 첫 갈등의 출현과 그것의 고조 단계다. 보통 전개부가 소설에서 가장 길다. 서브 플롯이 있는 경우 메인 플롯의 전개부에서 그 서브 플롯들이 거의 다 소화된다. 갈등은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상승세.
  • 위기부는 주연 캐릭터가 도저히 넘을 수 없어 보이는 벽을 만난다. 전개부에서 발산하던 스토리가 위기부에 접어들면서 수렴을 시작하는데 위기부에서 본격적으로 떡밥을 회수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스토리 수렴 단계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급격하게 갈등 곡선이 치솟는다.

초보 작가들이 바로 이 위기부에서 좌절한다. 뿌려 놓은 떡밥이 너무 많아 회수가 안되거나 주인공이 작품 바깥으로 튀어나가버려 주제를 잃어버리는 경우, 갈등 곡선이 하강세에 접어들었고 다시 상승시킬 여지가 보이지 않는 경우(주인공이 너무 빨리 성장해버린 경우)에 위기부로 소설이 접어들지 못하고 망한다.

  • 절정부는 클라이막스부라고 하고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주인공이 최종 성장하는 부분이고 모든 떡밥이 여기서 다 결집되어 한 방에 폭발한다. 한 방에 폭발시킨다는 게 중요. 여러 발에 걸쳐서 폭발시키면 그만큼 임팩트가 떨어져서 작품이 밍숭밍숭해진다. 주인공은 보통 여기서 중요한 선택에 직면하게 된다. 이 선택의 결과에 따라 결말부가 완전히 달라진다.
  • 결말부는 절정부에서 주인공이 선택한 행동에 대한 결과를 보여주고 작품을 마무리짓는다. 에필로그(후일담)가 결말부에 포함된다.

5막구조까지 만들었으면 이제 에피소드를 나열한다. 에피소드 각각은 하나의 챕터(장)가 되며 각각의 챕터마다 하나의 사건이 생기고 끝난다. 이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서브 플롯에 해당한다. 하나의 에피소드로 소설의 전 영역을 커버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갈등 곡선이 단 하나의 봉우리(절정부)만을 그린다. 요즘 소설은 다중에피소드 방식이 대세이므로 대부분의 경우 갈등 곡선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상승하는 산맥 모양을 그린다.

에피소드가 하나 끝날 때마다 캐릭터 관계도(캐릭터-넷)가 조금씩 변한다. 일일이 추적하면서 관리ᅟ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조연의 퇴장 시기나 신캐릭터 등장 시기 정도는 신경써주는 것이 좋다.

에피소드 목록까지 다 끝났다면 플롯은 다 쓴 것이다. 이제 집필하면 된다.

3.2.3. 배경(Background/Environment)

소설 쓰는 데 가장 안 중요한 것. 간과하라는 얘기가 아니고 여기에 너무 시간과 에너지를 쏟지 말라는 소리다. 어차피 소설은 인물이 이끌어 나간다. 배경에 에너지를 지나치게 쏟으면 그것이 바로 설정놀음이 된다. 실제 역사를 고증해야 하는 대체역사소설이나 다큐멘터리면 모르되 배경은 주제를 설명할 정도만 설정해도 충분하다. 그 이상은 독이다. 잘 쓴 작품의 배경이 치밀하고 방대한 것은 사실이나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배경 치밀하기로 유명한 파이브 스타 스토리의 인기도는 바닥을 긴다. 유명한 작품인 톨킨의 반지의 제왕도 그 설정집에 해당하는 실마릴리온이 있지만 이것까지 완독한 사람은 덕후소리를 듣는다.

배경 설정에 불필요한 걸 너무 많이 집어넣으면 설정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많아지고 글의 템포도 늦어진다.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불필요한 지면을 할애하게 되고 설령 설정을 작품 속에 서술하지 않겠다 결정했다 해도 작가 스스로가 현재 이야기가 배경에 설정한 내용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추가돼 역시 글쓰기의 템포가 늦어진다. 여러 작가가 협업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쓰는 경우에는 치밀한 배경 설정이 중요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딱 필요한 만큼만 설정하고 넘어갈 것. 독자는 '스토리'를 보려고 작품을 읽지 '설정'을 보려고 읽는 게 아니다.

역발상으로 배경 설정에 기업급의 노력을 결집해서 출간하는 작품도 있다. TRPG 등의 서플리먼트 북이 그것으로,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겁스이다. 이것은 말 그대로 자료집이며 문학 작품으로서의 가치는 별로 없다. 하지만 TRPG는 애초에 게임이고 서플리먼트 북은 이에 대한 시스템과 세계관 등을 짜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하므로 이를 문학 작품으로 취급하고 다른 소설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3.3. 문체

작가의 개성이 묻어나는 부분. 글의 지문과도 같다. 표절시비를 가릴 때에도 주로 이 문체를 보고 평가한다.

소설 작법과는 상관없는 얘기이지만 문체를 분석하는 방법에는 단어 빈도수 측정법, 문장 길이 측정법, 캐릭터 관계 분석법 등이 있다. 특히 짧지 않은 글에서 단어 빈도 분석법을 통해 나온 패턴이 일치하는 경우 표절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판단한다. 꾸밈말(형용사, 부사)의 용법과 문장 내 사용 빈도수마저 일치하면 빼도박도 못하고 표절 확정. 팬픽을 쓰는 수준을 넘어서 아예 주제와 플롯까지 똑같은 글을 쓴다 해도 보고 베끼는 게 아닌 한 꾸밈말 어휘의 용법까지 같을 수는 없다. 물론 기사로 나올 정도로 표절 시비가 불거지는 작품들은 문체만으론 판단할 수 없어서 논란이 되는 것이고 주제와 캐릭터 관계의 유사성이 지적돼 설왕설래하는 경우다. 간단한 통계적 기법만으로 적발되는 작품들은... 논란의 여지 자체가 없어 기사화되지 않을 뿐이므로 남의 작품을 날로 먹으려고 하는 못된 마음을 품은 작가 지망생은 포기하면 편해. 집에 있는 잉크젯 복합기로 위조지폐 만드는 것하고 똑같다. 반 친구들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프로(출판사 편집인 등)의 눈에 걸리면 10페이지도 안 가 적발된다.

요즘 소설의 트렌드는 간결체로 쓰는 것. 부사, 형용사 등의 꾸밈말을 최소화하고 주어와 동사만으로 건조하게 글을 쓰는 걸 말한다. 물론 적당한 게 좋은거다. 너무 극도로 간결체로 써버리면 신문기사나 법전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주게 된다. 더불어 지나친 묘사는 마치 밥이나 빵대신 후추나 겨자로 식사를 하는 것과 같다.

초보 작가는 문체가 희미하나 글을 쓰다 보면 자신만의 문체가 생겨 점점 작가의 개성으로 굳어진다. 글을 많이 써보는 것 외에 딱히 문체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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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작가 지망생이 아니라 리뷰어나 에디터 지망생이라면 다독이 우선된다.
  • [2] 철저히 오프라인+싱글 태스크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이 쪽이 모니터보다 눈의 피로가 덜하다.
  • [3] 소감을 들어보면 안다. 건성으로 대답하거나 덮어놓고 비아냥거리는 부류는 나쁜 독자다.
  • [4] 육체적 성장보다는 정신적인 성숙을 의미한다. 포켓몬이 진화를 거듭한다고 주연 캐릭터라고 부르진 않는다.
  • [5] 헐리우드 영화들이 따르는 공식이다. 조셉 켐벨의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참고.
  • [6] 악역을 먼저 소개하는 예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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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2015-03-23 12: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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