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반죽[1]을 손으로 뜯어서 끓는 육수에 넣고 익혀낸 요리. 반죽의 형태를 제외한다면 칼국수와 매우 흡사한 요리다. 칼국수를 수제비라고 부르는 지방도 있으니 말 다 했다. (그 지방에서는 위 그림과 같은 수제비는 '뚝수제비'라고 구분해서 부른다.) 사실 국수보다는 파스타[2]에 가깝다. 북한에서는 '뜨더국'으로 불린다고 한다. 요리할 때 반죽을 손으로 뚝뚝 뜯어낸다는 점때문인 듯.
수제비의 질감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는 반죽을 쫄깃하게 하는 것인데, 반죽을 오랫동안 치댄 뒤 냉장고에 1시간 정도 넣어두면 이 쫄깃함이 아주 잘 살아난다. 반면 수제비의 맛 자체는 국물이 좌우한다. 일반적으로는 반죽에 밀가루나 쌀가루 말고는 딱히 들어가는 재료가 없다보니...
초보자들의 경우 수제비를 끓일 때 반죽에서 전분이 흘러나와, 반죽은 흐물흐물해지고 국물은 걸쭉해져서 망치는 경우가 있다. 반죽을 치댈 때 식초나 레몬즙 또는 감자즙[4] 혹은 계란푼 물을 섞어주면 끓여도 반죽이 퍼지지 않고 쫄깃쫄깃하다.
한국 경제가 한창 어렵고 생활 수준이 밑바닥이던 50~70년대 시절엔 밥을 먹을 형편이 안돼서 대신 수제비를 먹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가난했던 시절의 상징으로도 많이 쓰인다. 실제로 아직도 나이 지긋하신 분들 중 일부는 이걸 추억으로 즐겨먹기도 하는 반면, 너무 많이 먹어서(+ 가난했던 아픈 추억이 떠올라서) 이젠 지긋지긋하다고 몸서리치는 경우도 있다.
故최진실 역시 마찬가지로 어릴 때 매우 가난했기 때문에 수제비를 너무 많이 먹고 자라서, 연예인으로 성공한 뒤로는 잘 안 먹었다고 한다. 대신 남들한테 해주는 건 좋아했던지, 신애는 나중에 최진실의 장례식장에서 "진실이 언니가 해주는 수제비를 이젠 못 먹게 됐다."는 말을 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