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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협

last modified: 2015-03-09 23:36:13 by Contributors


90년대 일어난 무협 소설의 흐름을 지칭하는 말.
80년대 무협 스타일에서 벗어나 좀더 소설 같이 쓰려고 노력한 무협 작품들을 일컫는다. 말하자면 80년대를 거치며 그냥 킬링타임 용 소설로 정착해가던 무협이란 장르로 "문예"를 추구하기 위해 쓰여졌다는 얘기다. 그게 아니라면 화장실 갈 때 휴지 대용으로 들고 들어가는 불쏘시개를 벗어나 최소한 평범한 대중소설이라도 되기 위한 발악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신무협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추구하던 작품 스타일이나 깊이감으로 보아 겨우 그 정도의 시도는 아니었다. 시초에 대해서는 의견이 조금씩 갈리지만, 일반적으로 용대운태극문이 시작이고, 좌백대도오가 등장하면서 확실하게 진입한 것으로 본다. 유명한 신무협 작가는 좌백, 진산, 용대운 등이다.

일반적인 특징으로는 기존 무협과 달리 주인공이 별 특징이 없거나 볼품없는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악역의 목표도 반드시 무림 통일이 아닌 경우가 많다. 또한 기존 무협에 등장한 조연은 단순한 캐릭터와 그 캐릭터에 맞는 전형적인 역할만을 맡았지만, 조연들도 입체적으로 묘사하게 되었다. 기존 무협에서 금기시하거나 주목하지 않았던 소재에 눈을 돌리기도 했고, 인물간 관계도 훨씬 복잡다양하게 변했다. 소수의 작품은 순문학적 색채가 짙기도 있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흐름도 오래지 않아 독자의 외면을 받게 된다. 애당초 신무협의 탄생 자체가 기존 무협에 대한 안티테제 성향이 짙었기 때문에, 계속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끝내 한계에 부딪히고 말았다. 한마디로 80년대 무협들이 재미에만 치중한 나머지 쟝르 문학으로서 최소한의 문학성마저 등한시했다면, 신무협은 반대로 문학성에 치중한 나머지 소설의 기본인 재미를 등한시한 것이다. 훗날 좌백은 신무협 작가들의 이런 실책을 솔직히 인정하고, 재미와 문학성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천마군림을 집필했다.

이후 2000년대 들어 퓨전 무협이란 타이틀을 달고 새로운 흐름이 등장하면서,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용어가 되었다.

소위 당대의 신무협조차도 여전히 현대문학의 흐름과는 거리가 멀었다. 좌백, 용대운의 소설만 보아도 여전히 무협지에서나 쓰이는 어휘가 넘쳐흐르는 것이 그 예이다. 하지만 주류문단과 동 떨어져 있다고 해서 신무협이 폄하될 당위는 없다. 소설가 조해일과 평론가 성민엽은 좌백의 작품에 추천사와 평론을 써주며 나름대로 고유한 성취를 이뤄냈다는 것을 인정해주었다.

종종 기존 무협을 싸잡아 구무협이라 부르며 깎아내릴 때 쓰는 용어기도 한데, 국내 최대 무협 사이트인 문피아에선 이런 구분법을 거부한다. 90년대 무협이 신무협이고 80년대 무협이 구무협이라면, 마찬가지 논리로 2000년대 등장한 무협이 신무협이고 90년대 무협은 구무협이라는 자가당착에 빠지기 때문이다.또한 전술한 바와 같이 신무협이 구무협보다 우월하다는 근거 따윈 없다. 다만, 이 경우는 '신무협'이라는 개념이 무협계[1] 내에서 어떤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지를 잘못 알고 사용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신무협이란 일반적인 의미에서 '옛날 무협'에 상대되는 '새로운 무협'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후술된 것처럼 '80년대 이전의 기존 무협(구무협)'에 대한 반발로 90년대에 형성된 특정한 무협 소설의 조류를 지칭하는 개념이므로, 2000년대 무협이 나오면 90년대 무협은 구무협이 된다는 식으로 사용하기는 어렵다.[2]

근데 보통 신무협이라하면 위에서 설명한대로 기존 무협에 대한 안티테제로 90년대에 등장한 무협들을 말한다. 무협에 대한 큰 인식없이 보는 보통 팬들은 자신이 보는 작품이 몇년도에 나온 것인지에 대해 잘 모르기때문. 그리고 2000년대 이후의 작품이 딱히 90년대 작품에 반하지는 않지만, 90년대 무협은 확실한 80년대 무협에대한 안티테제라는 점도 있다.

참고로 신무협을 한 번 보고싶다면 위에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찾아야한다. 그냥 대여점이나 서점에 가서 신무협 찾아보면 신무협 오리엔탈 하드보일드 환타지 어쩌고저쩌고하는 판협지들이 많다. 어감이 괜찮아서 자주 갖다쓰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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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무협 작가+독자+평론가 등 무협 소설을 좋아하고 향유하는 사람들
  • [2]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모더나즘은 30년대의 주요한 예술 사조지만, 30년대가 과거가 되고 2010년대가 현대가 되었다고 해서 모더니즘이라는 이름을 빼앗아 2010년대 작품들에 붙여주지는 않는다는 것. 모더니즘의 모던이든 신무협의 이든 이는 사전적인 의미를 넘어 평론계 내에서 고유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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