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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구호

last modified: 2015-04-03 11:58:25 by Contribu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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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1. 개요
2. 보안성
2.1. 개념없는 간부와 선임병
3. 후임병의 유의점
4. 암구호 구성
4.1. 합구호
5. 기타

1. 개요

야간이나 전시 상황 같은 피아식별이 용이치 않은 상황에서 상대가 아군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암호. 과거에는 '암구어'라 불렀으나[1] 용어가 변경되어 현재는 암구호라는 용어로 통일되었다. 문어와 답어로 이루어져 있다. 수하하는 쪽에서 문어를 물으면 답어를 답해야 하는 방식인데, 훈련소에서 처음 배울 때 문어/답어라는 의미를 제대로 모르는 어리바리한 훈련병이 "손 들어, 움직이면 쏜다. 암구호!"라고 수하하는 경우가 실제로 있다.(...) 혹은 "손 들어, 움직이면 쏜다, 문어!"도 있었다.

한국군 기준으로 전파 방식은 1개 중대 기준으로 정오에 행정보급관이 중대전원에게 전파하는 방식인데.. 실제론 이대로 지켜지는 경우는 없고 대부분 아침 점호후 지휘통제실에 삼삼오오 모인 행정병들에 의해 전파된다.

2. 보안성

3급 비문이며 하루마다 바뀌고 비문의 특성상 외우기 힘들다고 어딘가에 적어서 휴대하고 있는 행위는 군보안법에 저촉되어 처벌을 받으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입대한지 얼마 안 된 이등병들이 잘 모르고 이런 식으로 수첩에 적어서 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입대를 앞둔 사람들은 명심하도록 하자. 괜히 적어놨다가 (주로 적어놓은 것을 꺼내서 보다가) 걸리면 폭풍 갈굼은 기본에[2] 그 날로 고문관 딱지를 획득할 위험이 있고 재수없으면 간부에게 불려가서 따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 보통 훈련소에서 경계근무 교육을 할 때 암구호가 비문이라는 사실도 같이 알려주지만 그걸 흘려듣고 나중에 사고치는 훈련병들이 꼭 있다.

당연히 전화 통화로 알려줘도 안 된다[3]. 일례로 한 병장이 휴가 복귀할 때 전화로 고문관이었던 일병 후임에게 암구호를 물었는데 그 일병은 그대로 대답했고 이 분대는 나중에 죽도록 얼차려를 받았다고 한다. 간부가 병사 생활관에 전화하여 암구호를 묻는 경우도 있는데(이런 경우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그 간부가 진짜로 꼴통이거나 불시 점검을 위해 일부러 걸었거나.) 이 때는 당연히 간부라고 해도 "암구호는 전화로 알려드릴 수 없다"고 거절해야 한다. 불시 점검을 위해 걸었는데 괜히 암구호를 답변하려고 시도한다면 진정한 헬게이트를 맛보게 될 것이다.

2.1. 개념없는 간부와 선임병

PC통신시절 이성찬이라는 네티즌이 쓴 '병영일기'라는 군대 연재물에서는 (이후 너희가 군대를 아느냐라는 제목으로 출판도 되었다) 1990년대 초 국방부같은 근무지에서 옛날에 병장 등 고참이 암구호를 무시하고 "야 문열어라" 식으로 뭉갰는데 이등병FM대로 "안 됩니다, 당직실에 가서 암구호를 알아오십시오"라고 하자 밑에 상병을 불러다가 문 열고 이등병을 두들겨 패버렸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현재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혹여 이런 일이 적발된다면 군형법상 초병폭행죄가 적용되어 정말 심각하게 처벌 받을 수 있다.[4] 박정희 목 따러 온 김신조가 이 방법으로 침투했다. 아무리 말년병장이라도 제때 전역하고 싶다면 이러한 기본적인 규칙은 지키도록 하자. 아니 애초에 암구호 없이 3번 수하이후에도 들어오려는 사람이 있으면 쏴라. 사살해라. 무죄이며 그게 초병의 일이다. 물론 조사니 재판이니 하는 귀찮은 일이 좀 많이 생길 거다.

개념 없는 간부가 암구호를 숙지하지 않고 수하에 불응하는 경우도 꽤 많다. 단순히 암구호를 잊어버려서 초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 부대에서 정한 2차 신원확인 절차[5][6]를 통하면 되지만 그게 아니라 작정하고 뭉개고 들어온다면 근무를 서고 있는 병사로서는 참 난감하다. 특히 그 대상이 다른 간부들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원사 정도 되는 위치라면... 누군가 총대를 메고 원칙을 따라 무력 제압, 포박하여 본을 보여주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초소 순찰을 위해 접근하는 소위에게 문어로 '와치'! 라고 했더니 그 소위가 자기 손목시계를 쳐다본 사례도 있다.

하지만 정말로 이렇게 계급으로 뭉개다가 초병이 공포탄이 발포했다거나 기타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경우 다음날 일일 상황 보고에서 그 일이 부대 최고 지휘관의 귀에 반드시 들어가게 된다. 물론 뭉갠 본인이 부대 최고 지휘관이라면 얘기가 좀 다르다. 이 때문에 해당 간부는 이리저리 불려다니며 갈굼으로 피곤한 나날을 보내야 하고 병사들의 뒷담화거리가 되고 심하면 징계를 먹을 수도 있다. 군에서 오래 복무했다면 다들 이를 잘 알기 때문에 처음에는 귀찮아서 불응하려다가도 근무자가 강력하게 나올 조짐이 보일 경우 알아서 기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도, 느닷없이 공포탄의 굉음을 듣게 되면 누구나 생명의 위협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 사격훈련을 해 봤으면 알겠지만 실총의 발사음은 매우 위압적이다.(...)

3. 후임병의 유의점

보통 중대 행정반 막내는 지통실에서 암구호를 알아오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갓 전입 온 신병의 경우 자기 이름 석자만큼이나 필히 외우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외우지 못하고 있다가 갑작스레 날아오는 선임의 '오늘 암구호 뭐냐?'에 대답하지 못할 시 지옥을 경험할 수도 있다. 간혹 어제의 암구호나 지난 암구호 중 임팩트가 강했던 암구호가 튀어나온다면? 그래도 근무 중 엉뚱한 암구호 안 튀어나온 게 어디야.

대답 양식도 정해져 있다. '이병 XXX, 금일의 암구호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문어에 XX, 답어에 XX, 이상입니다.' FM은 이렇지만 부대별로 양식이 조금씩 다르다. 참고로 암구호 부분 자체는 큰소리로 외치면 안 된다. 적들이 알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암구호를 큰소리로 외치고 다니는 것 자체가 갈굼의 대상이 된다. 즉 앞부분은 열심히 크게 이야기 하다가 정작 암구호 부분 자체는 작은 목소리로 외쳐야 하는 것.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도 고문관 허지훈이 암구호를 크게 외쳤다고 갈굼당하고 너무 작게 말했다고 갈굼당하고 못 외웠다고 3단 콤보로 갈굼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다못해 근무자 신고 또는 저녁점호 직전만큼은 반드시 기억해두길 바란다. 그나마 초병근무 나가기 직전은 행정반에서 확인 뒤 투입이 가능하니 웬만큼 돌머리가 아닌 이상 안전한 편.

근무 투입 시 사수로 같이 서게 되는 선임이 물어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부사수가 암구호를 확실히 숙지하고 있는지 확인차 물어보는 것이긴 하나, 현실은 미숙지를 핑계삼아 갈구기 위함이거나, 정말로 자기가 몰라서 물어보는 경우(...)가 대부분. 전자의 경우는 위에서 서술한 답변 방식대로 대답하지 않으면 그걸 또 핑계삼아 갈구며, 후자의 경우는 저 양식대로 대답하려고 하면 아 됐고 됐고 암구호만 말해라고 한다. 이랬다 저랬다 뭐 어쩌라고(...) 결국 같이 서는 선임이 어떤 타입의 사람인지 요령껏 맞춰주는 수밖에... 이것저것 다 귀찮으면 그냥 FM대로 답변하는 게 좋겠다.

4. 암구호 구성

암구호로 쓰이는 단어는 보통 2, 3글자이며 은근히 외래어가 많이 섞여있다. 오덕은 타이탄/크라운이란 암구호를 보고는 다이탄 크랏슈를 떠올리며 속세를 그리워한다고도 한다.(…) 암구호는 글자수가 맞는 단어 중 무작위로 선정되므로 문어와 답어간에 의미상 연결고리가 전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간혹 뜬금없는 의미로 연결되는 경우가 있다.

타이거/마스크처럼 딱히 외울 필요가 없어 보이는 조합도 가끔 있다. 심지어 나이키/에어, 혹은 담배/인삼, 스포츠/뉴스도 존재한다. 모 사단에서 전해져 오는 전설로는 데이트/모텔(…)이라는 암구호가 있었고, 모 군단에서는 오징어/짬뽕이라는 암구호가 근무자들의 배를 심하게 고프게 했다고 한다.(…)

비문이기 때문에 이게 분실될 경우 적에게 유출된 것으로 판단하여 무조건 폐기한 후 즉시 새로 만든 암구호를 전파한다. 특히 이런 일이 한밤 중에 일어날 경우 갑자기 바뀐 암구호를 전달받지 못한 근무자들과 근무 교대자들이 우왕좌왕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기껏 외웠는데 잊어버리고 새로 외워야 해서 귀찮다.

문답으로 구성되는 암구호의 특성상 맹점이 존재한다. 실제 한국전쟁 시절, 어떤 북한군 병사가 남한군과 조우하여 문어를 알아낸 후, 다시 접근해 문어를 말하고 답어까지 알아내어 검문을 통과했다는 일화가 있다.

4.1. 합구호

이런 암구호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 합구호다. 미군 등 파병부대에서 사용하는 합구호는 예를 들어 오늘의 숫자가 9라면, 상대방이 4라고 했을 때 5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숫자를 직접 말하는 대신 돌 따위를 부딪쳐 그 소리의 횟수를 이용하는 부대도 있다. 소리를 낼 수 없을 때는 손가락으로 표시하기도 한다. 덧셈 암산 빨리 못하는 사람은 죽어야 되는 더러운 세상 곱구호보단 낫잖아 그래도?

5. 기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암구호는 역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쓰인 '썬더/플래쉬'일 것이다.[7] 한국의 경우엔 화랑/담배 혹은 보안/철저. 신교대나 훈련소의 경계 훈련 때 많이 쓰이는데, 화랑/담배는 흡연 욕구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최근 사장되는 분위기다.[8]

사고 사례로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독일 해군의 U보트 에이스 볼프강 뤼츠 대령의 죽음이 유명하다. 유럽 서부 전선이 종전을 맞은 1945년 5월 13일에서 14일에 이르는 새벽, 뤼츠 대령은 뮈어비크의 해군 사관학교 영내를 통과하려던 중 수하에 응하지 못하였고, 19세의 초병 마티아스 고틀롭 이병의 발포로 사망하였다. 당시 제국 대통령이던 카를 되니츠 원수는 플렌스부르크 군정 사령관 로버츠 대령에게 요청하여 그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렀으며, 군법회의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밝히도록 했다. 고틀롭은 어두운 새벽인 탓에 상대방을 인지할 수 없어 3회에 걸쳐 수하했음을 진술하였다. 위병 책임자이던 카를 프란츠 중사가 당시 상황을 확인하였고, 법정은 고틀롭의 무죄를 선고하였다. 뤼츠가 초병의 검문에 고의로 불응하였는지, 혹은 초병이 그의 대답을 듣지 못한 것 뿐인지는 끝내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13년 뒤인 1958년, 되니츠 원수는 자신의 전쟁 회고록에 이를 '옛 해군의 마지막을 상징하는 비극적인 사건'으로 기록하였다.

좀더 역사 속으로 들어가면 계륵도 (잘못 유통된) 암구호의 일종. 조선시대 조선군에서도 사용하였는데 당시 군호(軍號)라고 하였으며 속칭으로 말마기(言的)라고도 불렀다. 당시 매일 밤 병조참의나 참지 중 한 사람이 세글자 이내의 암호를 임금의 결제를 받아 경수처와 병조에 내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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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암호(暗號)의 일본어인 あんごう(暗号)는 앙구오 처럼 들린다.
  • [2] 자신만 갈굼당한다면 참으면 그만이겠지만 이런 경우 그 위의 선임들까지 싸그리 불려나간다는 게 문제다.
  • [3] 단 비화기는 제외
  • [4] 사실 이때 이 이등병이 3번 수하 이후에도 상대가 불응한다면 발포하여 해당 병장을 사살했다 해도 아무 책임이 없다. 실제로 50년대 후반, 선임병도 아닌 대대장이 이렇게 암구호를 뭉개고 들어왔다가 이등병 초병한테 실탄을 맞아 죽었는데 그 이등병은 아무런 문책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 [5] 예를 들면 그 부대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할 지휘관 혹은 참모장의 관등성명을 묻는 것이 있다. 사령관이나 사단장 같은 총지휘관 관등성명은 인터넷 검색만 해 봐도 다 뜰 정도로 보안이 상대적으로 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보통 부지휘관이나 참모장 등을 많이 묻는다. 물론 이것은 한 예이고 2차 신원확인 방법은 부대마다 제각각이다.
  • [6] 밤에 휴가 복귀를 하는 경우 부대 밖에 있었던 복귀자가 암구호를 알 리가 없다. 보통 이럴 때는 휴가 복귀자라고 하면 위병소에서 그냥 통과시키지만 부대에 따라서는 휴가 복귀자에 대해서도 2차 신원 확인을 필수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담당 지휘관의 성향에 의해 결정되는 듯 하다.
  • [7] 밴드 오브 브라더스 2편에서 뿔뿔이 흩어진 공수부대원들이 서로 만나는 장면에서 나온다. 다만 '플래쉬'가 문어고 '썬더'가 답어인 게 고증오류이므로 이것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살펴보는 것을 권장한다.
  • [8] 비슷한 이유로 유명한 군가 '전우'의 2절도 제대로 불려지지 않는다. 2절 가사에 한 까치 담배도 나눠핀다는 가사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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