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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채

last modified: 2015-03-25 10:11:38 by Contributors

五辛菜. 오훈채(五葷菜) 라고도 한다.

불교에서 일컫는, 스님들이 수행하는 데 방해되는 다섯 가지 음식으로써 마늘, 부추, , 달래, 흥거를 말한다. 그 이유는 종교적이라기보단 신체작용적 측면이 강한데, 자극이 강한 다섯 가지 식물로서, 날것으로 먹으면 화를 잘 내게 하고 익혀서 먹으면 음란한 마음을 일으킨다는 게 그 골자. 남자한테 참말로 좋은디 어떻게 설명할 방뻡이 읍네

비슷한 이유로 도교에서도 오신채나 부추, 마늘, 무릇, 자총이(파), 평지(油菜)를 기피한다. 다만 이는 불교의 영향이 강한 교파 한정. 불교의 영향이 적은 종파는 삼염[1]이나 벽곡법은 실천해도 오신채를 딱히 가리지는 않으며,[2] 민간 도교의 영향이 강하고 도교 자체가 많이 세속화된 대만/동남아의 경우 다른 일을 하면서 도사 일을 부업으로 하고, 청규[3]를 지키지 않는 경우도 많다.

어디까지나 용도에 따라서 피하는 음식으로서, 과거에도 일부 지방에서 육체 노동자들이 많이 먹은 음식이라고 한다. 화를 잘 내게 한다는 것은 신체 에너지를 쥐어짜 발산한다는 의미도 있는 듯. 그리고 밑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시대의 변천에 따라 그 정의가 다소 변화하기도 하니 그냥 '향이 강하고 원기를 자극할 수 있는 식물'은 대체로 여기에 든다고 보는 게 좋을 것이다.

흥거가 무엇인지는 논란이 많다. 일설에는 비슷한 '래디쉬'(Radish)라는 채소(맵싸한 맛이 강하고, 인도에서도 재배된다고 한다)라는 설과, 우리나라에서도 나는 백합과의 식물인 '무릇'을 뜻한다는 설이 있다. 무릇의 경우, 우리나라의 산야에서 흔하게 보는 식물로 향이 독하다 싶을 정도로 강하다고 하고 본래는 달래처럼 어린 잎과 알뿌리를 채취해 데쳐서 먹거나 조려서 먹었다고 하나 지금은 거의 먹는 사람이 없어 잡초 취급당하는 상태라고 한다. 최근 발표에서는 흥거란 산스크리스트어 Hing의 음역으로 아위라는 채소를 의미한다고 한다. 강력한 살균작용을 가지고 있고 에센스 오일등을 추출하는데 쓰이는데, 그 맛이 상당히 강하다고... 무엇이 되었든 간에 한국음식에선 거의 쓰이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에 실제적으로는 사신채에 가깝다. 일부에서는 생강을 흥거로 취급해서 먹지 않는 곳도 있다.

오신채가 명명될 당시 국내에 없었던 매운 야채로는 대표적으로 고추양파가 있다. 양파의 경우, 사찰음식에 쓰지 않는다는 입장(#1 #2)과 오신채에 양파는 없으므로 쓴다(스님에게 맞춘 짜장면에 넣는 등)는 입장으로 나뉜다. (양파를 반대하는 쪽의 경우는 매운 맛이 상대적으로 약한 부추를 빼고 대신 금하는 듯하다.) 고추의 경우에는 양파보다도 더 자극이 강하지만 왠지 모르게 논란 없이 쓰고 있다. 취지를 생각하자면 고추를 금지해야 하지 않나 근데 고추는 가지과고 오신채는 전부 백합과다.

한국음식에서 위 재료를 빼버리면 조리가능한 음식들이 반 넘게 날아가버린다. 오신채를 따지는 사람들은 당연히 스님일 테니 자동적으로 고기 또한 빠지게 되고, 그러면 또 나머지 반이 날아간다. 그래서 이 재료들에다 고기까지 사용하지 않고 음식을 만들다 보니 아예 사찰음식이란 장르가 생겼는데 마늘을 쓰지 않고 맛을 낸 김치는 기본이고 심지어는 피자 같은 양식도 어레인지한 게 있다. 라면도 오신채(와 스프에 들어있는 동물 성분)를 대체해 만든 것이 스펀지를 통해 방영되었다.(사찰에서 대량 주문시에만 만들어보내기 때문에 일반인은 쉽게 접할 수 없으며, 맛은 먹을 만하지만 영 심심하다고 한다)[4] 짜장면도 불교식으로 어레인지한 게 있다(있다! 없다!에서 방영되었다. 실상은 고기대신 콩단백 넣고 오신채 뺀 짜장면). 저런 메이저한 재료를 쓰지 않고 맛을 내려는 눈물겨운 개고생 결과 맛이 담백하고 웰빙 식품이라 요즘은 굳이 불교가 아니라도 수요가 많다. 특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선 다이어트 푸드로 명성이 높다. [5]

사실 대놓고 말하면 오신채는 몸에 매우 좋은 식재료다! 기본적으로 이들 재료는 정력에 좋은 편이며 마늘은 항암효과가 뛰어나고, 부추와 파는 한의학에서 열이 많은 식품으로 몸이 허할 때 먹으면 좋다고 하며, 달래도 초봄에 먹는 신선한 비타민 공급원이다. 그러니 웰빙을 생각한다면 사찰음식을 그대로 먹기보다는 이 오신채를 충분히 사용해속세인에 알맞게개조해서 먹는게 더 몸에 좋고 입에도 맞다. 게다가 익혀먹으면 음란한 마음이 든다고하니 익혀먹어서 정력제로 쓸 수 도....? 애초에 정력제가 따로있는게 아니라 오신채는 혈액순환을 돕는성격이 있어서 남성의 발기부전에 효과적이다.


참고로, 현대의 화학조미료가 수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정의되어 있지 않다. 절에선 어차피 안 먹으니까.[6]

맛의 달인에서 "마늘 한쪽 먹고 음욕이 생겨서 수행 망칠 정도면 왜 합니까?"라고 은근슬쩍 깐 적이 있다. 정확히는 오신채 자체보다는 고루하고 딱딱한 규칙을 돌려서 비판한 거지만.

식객에서도 등장한 스님이 오신채때문에 오이 소박이를 못 먹었는데, 이때 그냥 오이가 나오니까 엄청 표정이 좋아보이게 변한다.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인도에서 수행 중인 한국 스님과 인터뷰 했을 때는 의외로 부추를 길러 먹고 있다고 답한 적도 있다. 수행 중인 곳의 종파나 법도 차이인지 개인적으로 힘을 내기 위해 드시는 건지는 애매.[7] 예외로 '동물이 나의 식사를 위해 죽어선 안되고, 세 사람 이상의 손을 거친 고기는 먹어도 된다' 라는 구절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절에서는 현대 유통구조상 자신이 먹을 고기를 직접 도축하는 광경과 소리를 일부러 보고 들으려고 하지 않는 이상 보고 들을 일도 없고 저기서 벗어난 고기가 없을테니[8] 그냥 정육점 가서 사 먹는다고(…). 사실 현대의 공장식 축산업은 스님들 몇 명이 동물을 공양하는 마음을 가지고 고기를 안 드신다고 학살당하는 중생들이 구제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교리상으로 따져도 아무런 하자가 없을지도 모른다 (...) 물론 기본적으로 과식을 하지 않으니 바비큐 파티 같은 걸 하진 않겠지만.

참고로 흥거를 제외한 나머지 4가지는 모두 부추속(Allium)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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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기러기고기, 개고기, 장어고기를 말한다.
  • [2] 오신채 중 대파의 경우 신선의 음식이라고도 할 정도다.
  • [3] 淸規. 불교 승려나 도교 도사로서 지켜야 할 계율.
  • [4] 현재는 온라인에서 채식주의자용 식품을 파는 사이트들에서 같이 판다.
  • [5] 하지만 사실 사찰음식은 다이어트푸드가 아닐 수도 있다. 사찰음식 중에는 튀기거나 기름에 지진 음식이 많다! 괜히 포대화상마냥 채식만 하는데도 의외로 배나온 사람이 있는게 아니다절에서는 고기와 오신채를 금했지 기름을 금한 게 아니다. 과식을 금하는 계율때문에라도 적은 양으로 필요한 칼로리를 충족하는 방법은 음식을 고열량으로 만드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어느 음식이든지 과식하면 살찐다는 걸 잊지 말자.
  • [6] MSG가 미역의 성분이고 발효 폐당밀에서 추출하니까 계율상 허용할지도?
  • [7] 종파 이전에 절이나 스님에 따라 약간씩 계율이 다른 듯. 중국에서 무술을 하는 스님들도 고기를 먹는 경우도 있고, 동자승들도 대부분 몸의 성장을 위해서 고기를 먹는다. 절에 따라서는 몸이 약해진 스님에게 고기를 먹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원래 석가모니부터 당시 탁발 규칙에 따라 고기든 뭐든 받은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었으며, 특히 병든 수행자는 잠시 음식 금기를 풀고 식사 횟수를 늘리거나 고기도 먹일 수 있게 허용했다.
  • [8] 축산업자->도축가공소->도매상->소매상에서 벌써 4단계다. 국내 식품위생법상 도축은 반드시 허가를 받은 전문 도축업자만 하기 때문에 축산업자는 법적으로 도축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도축업자 겸 도매상과 직거래를 하거나 마장동 같이 도축장이라도 직접 찾아가지 않는 이상 일반 정육점 고기는 단계가 꽤 많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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