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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

last modified: 2015-04-04 21:26:53 by Contribu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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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을 제대로 누르기는 한 거야?"
"난 분명히 제대로 눌렀어."
"네 손이 미끄러졌을 수도 있잖아."
"난 오렌지 버튼을 눌렀는데 레몬라임맛이 나왔다구!"
"기계가 실수했을리는 없잖아?"
"정비사가 그런거야. 내가 오렌지맛 좋아하는걸 알고 그런거라고."
"그러니까 이게 다 정비사의 음모란 소리야?"
"그래, 일부러 그러는거라니까!"
- 음모론을 다루는 게임인 데이어스 엑스의 등장인물 군터 헤르만안나 나바르의 대화.[1]

They can’t be corrected, they can’t be killed. Anyone who attempts to disprove some feverish thought must be involved in the plot. Indeed, most of the experts interviewed for this article agreed on one fact: Once it was published, Newsweek would be accused of being part of the conspiracy.
바로잡을 수도, 뿌리뽑을 수도 없다. 어떤 광적인 사고를 반박하려는 사람은 누구나 그 음모에 연루되게 된다. 실제로 이 기사를 위해 인터뷰한 전문가 대다수는 한 가지 사실에 동의했다. 일단 기사가 나가면 뉴스위크가 음모에 가담했다고 비난 받으리라는 점이다.
- 뉴스위크 (2014.5.15) - The Plots to Destroy America (한국어판 - 우리 모두가 음모론을 믿는다)[2]

목차

1. 개요
2. 발생원인
3. 유명한 음모론 떡밥
4. 실제 사례들
5. 비판
6. 순기능
7. 사고의 균형
7.1. 옹호하는 자세
7.2. 반대하는 자세
8. 관련 항목


1. 개요

陰謀論, conspiracy theory.

사회현상의 근본적인 발생원인을 관찰자가 알지 못하는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의도적으로 야기된 것으로 돌려버리는 이론. 陰毛가 아니다.

2. 발생원인

정보의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할때 음모론이 발생한다. 음모론자들은 지배계층이 정보를 독점/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자체적으로 정보들을 생산해낸다.

이러한 성향 탓에 가끔 정보가 터무니없이 적게 공개될때 음모론이 판치기도 한다. 미국의 9/11 테러사태 직후에 미국 정부가 안보상 민감한 정보를 차단하는 바람에 한동안 테러의 배후를 두고 다양한 썰들이 나돌아다니기도 했다. 미국 자작극설부터 외계인 침공설(?!)까지...

3. 유명한 음모론 떡밥

비밀결사 중에서 프리메이슨이 가장 유명한 떡밥. 그 외에 미군도 꽤나 주요한 떡밥 중 하나다. 프리메이슨이 상당히 신비주의적인 의미에서 음모론의 중심이 된다면 미군은 그냥 세계의 깡패 미국 이미지가 강한 것 같다. 물론 미군의 상상을 초월하는 기술력도 이유 중 하나지만. 하지만 나치와 관련된 떡밥도 만만치 않다(특히 UFO 관련해서). 경제쪽에서는 유태인도 자주 떡밥의 대상으로 올라간다(…).
THE X-FILES이 인기를 끌었을 때는 사실 미국은 외계인과 결탁했다는 음모론이 현실에서도 자주 보였다(…).

사실은 해외에는 이런걸 가십거리로 만들어 미스테리 잡지나 비디오 따위를 찍어서 팔아먹는 회사(…)들이 상당히 많은 탓에 음모론이 끊어질래야 끊어질 수가 없다. 그 탓에 개중에는 거의 소설을 쓴 것들도 많다. 수퍼마켓 타블로이드지가 주로 이런 것으로 먹고 산다. 음모론을 농담거리로 만드는 영화 '맨 인 블랙'에서는 타블로이드지에서 실제 정보를 얻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하여간, 이런 저런 전 세계의 모든 음모론을 전부 사실이라고 가정한다면…

지구는 사실 내부가 뻥 뚫려있으며 인공위성으로 남극 사진을 찍으면 구멍이 뽕 뚫려있고(그럼 남극탐험대는 뭔지 모르겠지만), 일부는 북극에도 그런게 있다고 하는데, 사실 이 구멍 안쪽에는 지저생명체들이 살고 있고 나치의 후예들이 U보트를 타고 가서 같이 안쪽에 나치 제국을 차려놨으며(…), 이 때문에 미 해군이 대규모 원정함대를 조직해 북극으로 총공격을 들어간적이 있고, 사실 나치는 화성에도 UFO를 타고 가서(…) 화성에 식민지를 차리고 있다. 그런데 한편 은 외계인의 우주선으로(…), 달의 지하에는 회색 외계인들이 거주하면서 가끔 지구를 관찰하는데, 한편 금성에서는 고대 아리아인의 선조와 비슷하게 생긴 금발의 외계인들이 가끔 찾아와 회색 외계인들로부터 지구인들을 보호하는데, 사실 회색 외계인은 녹색 외계인들로부터 지도를 받으며, 이건 죄다 프리메이슨의 음모로부터 시작하는데, 한편 미국은 호주에 있는 군사기지에서 포톤 캐논을 쏴서 외계인을 물리치고 있으며 한국의 대운하는 사실 크툴루을 깨우기 위한 거대한 마법진으로, 이건 전부 니알랏토텝 때문이며 모든 것은 CIA가 파악하고 대처를...

...하여간 이게 다 사실이 되려면 웬만큼 정신이 나가야 가능하다.

98년도에 계간 <리뷰>에서 음모론 콘테스트를 한 적이 있다. 당시 1위 수상작은 비둘기는 전시 비상식량을 위해 국가가 조직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였다. 왠지 그럴싸하게 들리는게 음모론의 조건을 충족하는듯. 그래서 닭둘기가 된 건가... 재미있는 사실은 해당 잡지는 그 호 (17호) 를 마지막으로 폐간되었다는 것.

참고로 일부 사이비 종교 또한 이 음모론을 이용해서 세상이 곧 종말할 것이니 자신들을 믿으라는 식으로 신자를 모으고 있다.

N.W.O 역시 좋은 떡밥.

묻으려고 터뜨린다는 것도 유명한 음모론 떡밥이다[3]. '하필이면 정치적으로 뭔가 문제가 커졌을때 연예인 사건이 터지는건 왜일까? 정부가 뭔가 꾸몄구나!'라고 생각하는 경우다. 하지만 정치적 문제는 일상적으로 터지고 연예인 사건 역시 매달 터진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수준일 뿐. "음모론이 더 솔깃한 것은 뛰어난 이야기 때문"

음모론에 대해서 관심이 있다면 데이비드 사우스웰의 '미궁에 빠진 세계사의 100대 음모론'을 읽어보는 것도 좋다.[4] 음모론 류가 그렇지만 미스테리한 것이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며, 그 중에는 미국에서 난민들을 상대로 거의 생체실험이나 다름없는 신약 실험을 비밀리에 벌이고 있다든가, CIA 등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비밀리에 마약실험을 했다는 등 음모론이 실제 사실로 밝혀진 사례도 소수지만 있다!

4. 실제 사례들

터스키기 매독 생체실험 사건은 사실로 밝혀져서 빌 클린턴 대통령이 직접 사과까지 했다. 마약류를 몰래 투여해서 사람의 정신을 조종하려다가 걸린 MK울트라 프로젝트도 있다. 또한 1990년대 중반에는 고아원의 아이들을 상대로 AIDS 신약 시험을 몰래 하다가 걸렸다. 대체 왜 이러는거냐 미국...워터게이트 사건이야 유명하고...

보다시피 음모론이라고 해서 무작정 틀린 것만은 아니다. 정부라는건 그리 만만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위에서 언급했듯이 '믿을만한 음모론은 고작 5%밖에 안된다.

5. 비판

음모론은 증거가 없고 개연성이 부족하지만 그럴 듯 한 경우가 많다. 즉, 예언가의 모호한 예언처럼 그냥 끼워 맞춘다는 것이다. 때문에 음모론자들에게 증거를 요구하면 정부 혹은 지배계층이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증거를 보여줄 수 없다고 한다. 나중에 음모론이 틀렸다는 증거가 공개된다고 해도 그것은 조작된 증거라고 우기면 그만이다(…).~~'카더라-> 아님 말고'와도 비슷한, 여러모로 편리한 주장이다.

음모론에 심취한 이들은 세상의 모든 것을 음모로 판단하며 자그마한 하나 하나에서까지 의미를 찾으려고 애를 쓴다. 사실, 정상인들일지라도 음모론 블로그에서 조금만 놀다 보면 "이거 정말 사실 아니야?" 할 수준까지 감염될 수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상기한 편집증적인 음모론자들의 논리의 이다. 기실 그들의 근거는 작은 심볼 (예를 들어 일루미나티즘 같은 경우 전시안 등의 렐릭물. 물론 이들이 눈 하나 가렸다고 전시안이라고 음모 지칭하는 것이 맞다는게 아니다.) 같은 것에서부터 무언가를 끌어내는 것이 다라고 봐도 좋다. 디씨의 미스터리 갤러리나, 네이버 뉴스 리플란에 나타나는 음모론자들은 이런 편집증적인 모습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련의 단어와 숫자들을 대량으로, 무질서(그들 나름의 질서는 있겠지만)하게 나열하는 것이 그 사례. 이런 사소한 것 하나 하나에 빠지는 그 즉시 자기 자신의 논리의 함정에 갇혀버리고, 그로부터 생기는 의혹들이 또 다른 편집증을 낳게 되는 것이다.

특히 매우 안타깝게도 종교인들이 이와 같은 것들에 심취하는 경향이 큰데, 특히 사람의 감성을 관리해야하는 위치의 (특히 고위급) 종교인들의 영향력을 생각해보면 무시무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음악과 악마주의' 관련한 음모론들은 대부분 종교인이 음모론을 제기 -> 신자들이 놀라서 퍼트림 -> 오컬트에 관심많은 중2병들이 사방팔방으로 전파해댐 이러한 수순을 밟는데, 이 전파력은 실로 무시무시하다. 관련 웹사이트나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좋든 싫든 반드시 한번쯤은 부딪칠 수밖에 없는 대상들.

또다른 맹점을 짚자면 음모론자들은 지나치리만큼 우연을 인정하지 않는다. 사실 음모론이 제기되는 수많은 현상들을 보면 단지 우연의 일치인 경우가 꽤 된다. 사실 이러한 것들은 그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 부족하고 그 이면에 반드시 무언가 필연적이고 인위적인 무언가가 존재한다고 맹신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그들이 생각하는 바와는 달리 이 세상은 심지어 누군가가 표현하기를 우연의 연속이라고 부를만큼 돌연적인 사건의 연속이 이어지는 세상이다.

그리고 음모론을 반박하려 들면 항상 말버릇처럼 "사실이 아니라면 사람들/음모론 주체/언론이 왜 음모론을 반박하겠는가?"라는 말을 꺼낸다. 당장 누가 나를 모함하려 들면 반박을 해서 사람들에게 사실을 알리려는 것이 본능적인 대응인데, 이조차도 음모론의 일부로 취급하는 것.

위의 내용들이 복합적으로 이어져, 정상인들이 음모론자들과 키배를 벌이게 되면 흔히 벌어지는 광경이 정신승리인데, 문제는 음모론자들이 정상인들을 지칭하여 정신승리한다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정말 자주 일어난다. 이는 사실 음모론자들의 논리구조는 이미 정상 세계와 현저히 다른 구조이기에 일어나는 불상사이다. 이는 편집증 환자들에게서 보여지는 거의 공통된 현상으로 종교인들과 비 종교인들의 다툼에서도 자주 보이는 상황이다.

음모론이 가진 치명적인 결점은 음모론의 주역(ex: 미국 등)을 "결점이 전혀없는 완전무결하며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존재"라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음모를 꾸민다고 생각하는 개인이나 단체가 실수나 오류를 저지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들이 패배했을때도 "저건 다음을 위한 일종의 연기다!"라고 박박 우긴다. 하지만 이 세상에 완벽한 존재란 없다. 정말 그렇다면 세상에 실패하거나 몰락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예로 미국의 경우 국제 외교 관계만으로도 숱한 실책을 저지른 바 있다. 음모론의 최종보스 중 하나로 자주 꼽히는 CIA의 장대한 삽질과 실책의 사례들은 더 이상 비밀도 아니며, 이상론(理想論)에 젖어서 다른 국가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는 채 친미+제대로 된 경제 성장+미국식 민주주의 정권을 수립하려는 무리수를 두고, 그나마 추진 방법도 제대로 되지 않아 이도 저도 아닌 결과만 만든 사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모든 인간은 불완전하며 실수와 오류를 수없이 저지른다. 하물며 그런 인간들로 구성된 단체가 완벽하겠는가?
정말 음모론 대로라면 히틀러의 나치가 패망할 일도 없고, 제국주의 일본이 핵을 맞고 망할 일도 없었을테고 하물며 이라크후세인이 미군을 피해 땅 속에 숨어있다가 붙잡혀나와 사형당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애초에 음모론의 주역이 그렇게 완벽했으면 한낱 음모론자가 음모가 벌어지고 있다는걸 눈치채지도 못했을 것이다.

앞에서 써놓았지만, 음모론에 지나치게 심취하는 것은 일종의 사이비 종교와도 같다.

진중권은 "의혹이 사실이라고 가정했을때 그 의혹을 사실로 받아들여서 설명되는 현상들의 수와, 그 의혹을 사실로 받아들였을 경우에 새로 제기되는 의문들의 수를 비교해서 후자가 전자보다 월등히 많으면 음모론" 이라고 정의했다. 가장 유명한, 그러나 철저하게 박살난 '아폴로 11호는 달에 가지 않았다'를 진중권 방식대로 분석해보면 정확하게 드러난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가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아폴로 12,14,15,16,17호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모든 아폴로호가 달에 가지 않았다고 하면 달에서 가져온 월석은? 월석도 모두 조작이면 그 월석을 연구한 전세계 수천명의 과학자는? 또한 아폴로 사기극에 침묵한(?) 소련의 태도는? (당시 우주개발은 미국과 소련의 자존심 대결이었으니까 아폴로 달착륙 설이 구라였다면 그 미국과 자존심 대결을 하는 소련에서 그걸 가만히 놔둘 리가 없다. 그걸 가지고 열심히 미국을 까내려야지.) 그렇다면 음모론의 핵심세력은 소련도 통제하는가? 현재 전세계 수많은 천문대에서 관측되는 달에 남은 아폴로호의 잔해들은? 등의 의혹들이 무수히 제기된다. 고로 아폴로가 달에 가지 않았다는 처음 가정 자체가 비논리적인 허구다.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중심으로 한왓비컴즈 및 일부 네티즌들이 타블로에 대해서 학력위조 의혹을 주장하고 악성 댓글, 악성 게시글을 작성했는데, 이는 본인들이 진실을 밝혀내려고 하기보다 편집증적인 관념과 음모론적인 생각을 가지고 자행했다고 봐야한다. 당시 타겟이 된 타블로를 비호하고 두둔하는 모든 언론사 및 대학교 관계자들을 싹 매수했다고 주장하는 사례도 있었다. 결국 법적인 처벌을 받게 된 이후에도 법원이 매수당했다고 주장하기까지 이르렀다.

6. 순기능

가령 다음과 같은 상황이 일어났다고 가정해보자.
동네 목욕탕들의 목욕 비용은 원래 1000원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동네 중국집에서 목욕탕 주인들이 만나 짜장면을 같이 먹은 뒤에 갑자기 목욕비가 1500원으로 올랐다. 동네 사람들은 목욕탕에 다음날 수돗물값과 석유값의 인상에 의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 하다는 목욕탕집 주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마침 동네사람 한명이 목욕탕 주인들이 짜장면집에 모여 같이 이야기하던 것을 목격한다. 이 사람은 이들이 모인 것과 가격인상의 연관점에 대해 모종의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동네사람들에게 이야기하나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또한 수돗물가격과 전기요금과 물가 상관율을 따져보니 500원 인상폭의 10%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낸다.
이 때 제기할 수 있는 '사실 목욕탕 주인들은 짜장면집에서 만나 가격담합을 시도했고 일제히 1500원으로 가격을 인상하기로 합의를 한 것이다.'는 주장은 동네사람들의 입장에서 제기한 음모론이 된다. 이 음모론 대로라면 목욕탕집 주인들의 행동은 정보의 통제를 통한 자신의 이익추구가 된다.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음모라는 것은 그리 거창한 것도 아니고 무슨 헐리우드 시나리오처럼 거대한 계획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 일반적으로는 자신의 기득권 혹은 이익을 위해 몇명이 모여 머리 맞대고 겉으로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며 뒤에서 몰래 진행하는 것이 음모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실제 세계에서 수없이 존재한다. 이는 특히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하는 것이 특징으로 자신이 가진 정보와 상대방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정보의 비대칭성은 어떤 상황에서도 발생한다. 또한 누구나 어느정도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서 먹고 사는 것이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또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음모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에도 수없이 많이 일어나는 상황으로 동네구멍가게를 가서도 겪거나 병원에서도 겪거나 혹은 관공서에 가서도 흔히 겪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일반적으로 극단적인 형태의 음모론은 호사가들에 의해 터무니 없이 부풀려지고 일종의 판타지 소설같은 형태로 자리 매김하게 되나 건전한 형태의 음모에 대한 비판적인 접근은 현상아래 감추어져있는 내면의 맥락에 보다 더 쉽게 접근하게 해 줄 수 있다. 건전한 형태의 음모론을 주장하는 것은 단순한 견강부회가 아닌 정보의 왜곡과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측면을 가지고 있다.

위에 설명되어 있는 진중권의 음모론에 대한 해석은 오캄의 면도날을 적용한 것으로 문제는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측면이 있다. 극도로 정보가 제한되고 정황상의 증거가 파편화되어 제시될 때 단순히 오캄의 면도날로는 현상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때는 음모론의 주장이 어떤 면에서는 최후의 수단으로 상대방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가령 범죄자의 심문도 처음부터 완벽한 증거를 가지고 범죄행위를 밝혀내지는 않는다. 파편화된 정보를 모으고 정황증거로 부터 출발하여 하나하나씩 제거해 나아가면서 최종적으로 짜맞추고 증거를 수집하는 행위로 범죄행위를 밝혀낸다.

또한 가장 잘짜여진 음모는 기존의 신념체계와 가치체계를 비틀고 왜곡하며 그 체계의 밖에서 교묘하게 검증 불가능한 형태로 일어나며 의사적(擬似的)인 기존체계의 형태를 띄고 있다. 이는 기존체계로서는 검증 불가능한 영역이며 기존 체계의 논리와 절차로는 검증이 안된다는 것이다. 결국 음모의 딜레마는 기존의 논리체계로 부터 검증 가능한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그 행위 당사자의 내부 동인 즉, 개인적인 가치체계와 그 행위 당사자의 논리체계만으로 검증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인간은 보편성을 어느정도는 띄고 있으므로 유비추리를 통해 행위 당사자의 이기심과 이익을 가정하면 어느정도 정황상의 추측까지는 가능하다. 다만, 정황상의 추측이지 궁극적인 검증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음모가 공공연하게 발생한다고 해서 음모론의 사고틀로 모든 것을 판단해서는 안된다. 기본적으로 '음모'라는 것은 공공도덕에 반하고 그 가치체계를 훼손하는 것으로 과도한 음모론적인 접근은 기존의 체계에 대한 불신과 판단 근거가 되는 체계에 대한 존립 기반성을 훼손할 수있다. 음모론의 주장 역시 음모와 마찬가지로 기존가치 체계에 대한 부정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양면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음모론이 호사가들의 부풀리기나 판타지이거나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점이지만 일반적으로 정황상 어떤 사실에 대해서 오캄의 면도날을 적용했을 때 보다 더 설득력이 있다면 그것에서 출발해서 음모를 의심해 보는 것은 아주 나쁜 태도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음모라는 것은 인간의 '이익과 이기심'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선설적인 완벽한 무후의 세상을 가정하고 논리적으로 접근해서는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7. 사고의 균형

"예전에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저녁에 비슷한 3개 방송사를 통해 뉴스를 보고 일요일 아침에 몇몇 영향력있는 신문을 읽었던 반면, 이제는 수없이 많은 블로그나 웹사이트, 케이블 뉴스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선택권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은 좋은 민주주의나 나쁜 민주주의로의 이행(bad development for democracy)을 모두 가능하게 합니다. 만약 우리의 견해와 관점에 일치하는 것들에만 우리 자신을 노출시킨다면 우리는 더욱 편향된 생각으로 갈라지고 나라의 정치적 분열은 더욱 심화되고 악화될 것이 분명합니다."
-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 2010년 5월 미시간대 주립대에서의 연설中

칼 세이건은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에서 '투명한, 열이 없는 불을 뿜는 용'이 내 차고에 있다는 '가설'로 음모론을 비유한다. 그리고 이러한 음모론을 다루는 자세로 사고의 균형과 열린 마음을 강조한다. 아래의 두 인용구를 보자.

7.1. 옹호하는 자세

그렇다면 보이지 않고 형체가 없으며 떠다니고 열이 없는 불을 뿜는 용이 있다는 것과 용이 없다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 내 주장을 반증할 방법이 없다면, 생각할 수 있는 한 내 주장에 불리한 실험이 없다면, 내 용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떤 뜻인가? 나의 가설을 무효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은 이 가설을 참이라고 증명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검사할 수 없는 주장들, 반증할 수 없는 단정들은 영감을 주거나 경이감을 자극한다는 점에서는 어떤 가치가 있을지 모르지만, 진리성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내가 여러분에게 요구하는 것은 결국 나의 독단을 증거 없이 믿으라는 것이다.
- 칼 세이건,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중 내 차고 안의 용

불행히도 많은 음모론 주장자들은 단순히 가설을 제기하는 수준을 넘어서 맹신에 가까운 믿음으로 대화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이렇게 '믿음'으로써 음모론을 대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반감을 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조차도 음모론을 객관적으로 다루지 못하게 한다. 현실에서는 음모론을 가설로 취급하지 아니하고 감정 호소등을 통하여 사실인 것 마냥 대중들을 호도하는 경우가 잦다. 이런 태도에서 왓비컴즈의 사례와 같은 음모론의 사회적인 병폐가 생기곤 한다.

건전하게 음모론을 다루기 위하여 음모론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음모론은 어디까지나 잠정적 가설일뿐이지 결코 확증된 사실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음모론을 다룰 때 그것을 어디까지나 '가설'로 받아들이지 않고 거의 광신에 가까운 진리라고 생각하는 믿음은 문제가 된다. 이런 류의 음모론은 결코 증거가 아니라 사람들의 근거없는 믿음을 바탕으로 해서, 아무리 분명한 반대의 증거를 내놓아도 인지부조화를 통한 정신승리를 해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 믿고있는 사람은 반대의 증거를 내놔도 안 믿는다. 이 증거는 조작이야! 이건 음모야! 같은 식으로(…).

특히, 주장하는 바가 가설로써의 어느정도의 위치에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음모론은 (아직까지는) 정설이 되기에는 근거가 턱없이 부족하고 현실성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점을 인정하고 있어야 혹시라도 새로운 증거를 반대측에서 제시할 때 거부감이 없을 것이며 상대편과의 건전한 토론을 통해 진실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만일 가설 그 이상으로, 상대측에 나의 독단을 증거 없이 믿으라고 강요한다면 정상적인 토론을 진행하리란 불가능에 가깝다.

반증 불가능한 가설Ad Hoc 논증에 대해서는 항상 주의 깊게 다루어야 한다. 이에 대표적인 논증은 '당신들의 증거는 정부에 의해 조작되었습니다.' 같은 것. 이 또한 음모론에 대한 맹신에서 나오는 논증이며, 이러한 요소가 있다는 것은 검증하는 측에서 가설을 굉장히 신뢰하기 힘들다.

7.2. 반대하는 자세

어떤 검사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여러분이 조심스럽게 열린 마음을 가지려 한다고 상상해보자. 그래서 여러분은 내 차고 안에 불을 뿜는 용이 있다는 생각을 노골적으로 거부하지 않는다. 단지 그 생각에 대한 판단을 보류한다. 현재의 증거는 그 생각에 강하게 반대되지만, 새로운 자료가 나타나면 그것을 조사해서 설득력이 있는지 살펴볼 준비가 되어있다.
- 칼 세이건,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중 내 차고 안의 용

반면에 음모론을 반대하는 사람은 음모론에 반대할 지라도 향후에 새로운 증거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조사하여 설득력이 있는지 판단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음모론을 폄하하거나 인신공격을 하는 등 비논리적인 대응으로 일관한다면 진실을 추구하는 자세와 거리가 멀다. 과학 이론이든 사회 현상이든 최소한 100% 단정하지 않는 것은 진실에 다가가는 건전한 방법론 중 하나이다. 과학이라 체계 안에서 사람들은 기존의 것을 의심하고 반증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리고 그런 도전에 대해 반대측에서 열린 마음으로 검증하였기 때문에 과학은 눈부시게 발전할 수 있었다. [5]

음모론은 명확한 증거는 확보되지 않았지만 두 개 이상의 사건에 연결점이 있을 떄 나오는 여러 가설 중에 하나이다. 지금이야 다윈의 진화론이 정설로 받아들여지지만, 진화론 발표 당시에는 성경적인 사고관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그것을 받아들이려하지 않았다. 그런 당시의 사람들을 두고 꺠어있지 못했다고 말하기 쉽겠지만, 모든 음모론을 부정하는 사람일수록 그 당시의 사람들과 똑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만일 반증 불가능한 가설과 Ad Hoc에 점철된 가설을 강요하는 음모론자라면 음모론이라는 사실로 깎아내리기보다 이런 논증의 결점을 주지시키고 추가적인 실증적 근거가 필요함을 알려주는게 좋을 것이다.

이러한 열린 마음은 세이건이 항상 진실과 거짓의 간극 속에서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할 지 주장한 바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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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근데 이 음모론이 나중에 사실로 밝혀진다.(...)
  • [2] 최근 이슈가 된 클라이븐 번디 사태를 비롯한 음모론들의 대두와 그 원인을 진단한 특집 기사다. 읽어보면 정말 이런걸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믿기 힘들 정도.
  • [3] 다만 완전히 음모론이라고는 볼 수 없는데, 비슷한 일이 벌어지기는 한다. 묻으려고 터뜨린다항목 참조.
  • [4] 그러나, 데이비드 사우스웰 본인은 미궁에 빠진 세계사의 100대 음모론에서 '이 세상의 음모론 중 95%는 전부 쓰레기이며, 믿을만한 음모론은 고작 5%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사실, 대부분의 음모론들은 나중에 허위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으니 유념해야 할 것.
  • [5] 물론, 이를 확대해석하여 극단적으로 생각하여 100% 옳은 게 없기 때문에 이론, 가설들이 모두 똑같은 위치에 있다는 주장은 심각한 문제의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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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2015-04-04 21:2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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