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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last modified: 2015-11-01 19:15:52 by Contribu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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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나온 전면개정판 표지.

리처드 도킨스가 가장 처음 쓴 책. 그리고 가장 히트했고, 가장 논란이 심한 책.


Contents

1. 개요
2. 내용
3. 내용에 대한 오해와 해설
4.
5. 개정판
6. 국내 번역판
7. 기타 사항

1. 개요

도킨스가 직접 연구하여 쓴 책이라기 보다 조지 윌리엄즈, 윌리엄 D. 해밀턴, 버트 트리버즈, 메이너드 스미스 등의 진화생물학자들의 연구 결과와 죄수의 딜레마와 같은 게임 이론들을 집대성하여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쓴 책이다. 이들의 연구가 20세기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신다윈주의 이론이다. 해밀턴의 '포괄 적응도', 트리버스의 '호혜적 이타주의' 등의 개념이 핵심이며 이들은 다윈이 설명하지 못했거나 부족하게 설명한 부분을 채워넣으면서 대중들에게 진화론을 더욱 친근하게 널리 알렸다.

이 책을 읽고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고 진화생물학에 뛰어든 사람이 꽤 있는 것을 보면 중요한 이론을 발견한 과학자들만큼이나 대중과학서 집필에 주력하는 과학자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이 책은 기존의 '교양서적은 인문학적 지식에 기반하며 장황하고 유려하게 써야 한다'라는 패러다임을 깨부쉈다. 베이스가 되는 지식이 전무해도 짧고 간결하고 논리적으로 핵심을 짚으면 기존의 현학적인 표현에 염증이 난 대중들은 열광할 것이고, 또 그걸 증명했다. 이래저래 굇수

2. 내용

기본적으로 책에 깔리는 주제는 “생물 진화의 주체는 유전자이며, 생물들은 모두 유전자의 자가복제 속에서 만들어진 기계적[1] 존재이다”인데, 이 책은 당시 유행하던 집단 선택설[2]을 부정하고 대안 가설로 '진화의 진정한 단위는 개체(에 딸린 유전자)이다.'를 들며, DNA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과 함께 모성애, 공격성, 협력과 배반, 이성 간의 경쟁, 세대 간의 경쟁 등 자연의 여러 행동 양상들을 '유전자적인'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책 제목이 이기적 유전자인 이유는, 그것들이 사실 유전자에게 유리한 행동이며 언제나 이기적인 유전자가 후손에게 전달되기 때문.

주의할 점은, 이 책은 '화생물학을 설명하는' 책이라기보다는 '진화생물학에 근거해서' 생물들의 행동 양상과 심리를 풀이한 교양서라는 점이다. 진화나 생물학에 대한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은 그다지 실려 있지 않고, 애초에 그런 서적이 아니므로 이기적 유전자 한 권 읽었다고 진화론을 이해했다!는 식의 근자감은 가급적 가지지 말자. 진화론에 대한 지식을 쌓고 싶다면 다른 책들이 더 필요하다.

3. 내용에 대한 오해와 해설

한 마디로 요약 가능하다. 유전자 = 인간(우리들)이 아니다!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는 말은 인간이 이기적이라는 뜻이 아니다.

그러나 이 이기적인 유전자의 행동을 개체의 행동으로 오해한[3] 사람들은 지금까지 일종의 도덕적 행동으로 생각되던 모든 이타적 행위를 이기적 행위로 만들어버렸다고 잘못 이해해서 결과적으로 세상은 추한 것이야라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초판이 발행되었을 때에는 이걸 읽고 심각한 정신적 공황에 시달린 사람도 많았다. (30년 기념판 서문에 나온다) 한 예로 도킨스의 다른 책 《지개를 풀며》에 의하면, 어느 시골 학교의 교사가 자기 학생이 이기적 유전자를 읽더니 염세주의자가 되어 버렸다면서 도킨스에게 항의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로 이기적 유전자의 반박서적들을 찾아보면 내용이라고 있는 것들은 인간과 기타 동물들의 이타적인 행위 모음집에 지나지 않는다. 심지어 "OO지역의 XX 부족에는 QQ한 관습도 있다. (서구)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미개한) 이들이 이러는걸 보면, QQ는 인간의 본능이라고 봐야 한다" 같은 내용의 책을 반박이라고 써놓은 것도 있을 정도. 그리고는 "이기적인 생명체가 사회를 구성할 순 없다. 그러니 도킨스는 틀렸다." 덤으로 아마 진화론도 틀렸을거야. 라는 결말을 맺곤 하는게 이기적 유전자 반박서들의 클리셰처럼 정착되어 있다.

이런 오해의 대부분은, 책은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이기적'이라는 단어가 풍기는 어두운 뉘앙스를 착각하는 데서 나온다.[4] 이기적이라는 말은 지지부진한 생물학적 설명을 피하기 위한 비유일 뿐이다. [5] [6]

책을 끝까지 읽어보았다면 알겠지만, 도킨스는 인간에 대한 염세주의는커녕 우리는 우리의 창조자에게 대항할 힘이 있다. 이 지구상에서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기적인 유전자의 폭정에 반역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간지폭풍말로 끝을 맺는다. 유전자에 의해 인간이 이러저러하게 설계(사실 설명의 차원)되었다고 해서, 그걸 숙명처럼 여기고 그것에 맞춰 살 수밖에 없다(가치 판단의 차원)는 식의 생각을 한다면 그건 그냥 우리 스스로를 노예로 전락시키는 일(자연주의적 오류)일 뿐이다. 인간의 몸과 정신은 유전자가 아니라 인간의 것이라는 이야기.

이를테면 '의사가 암을 설명하는' 일(사실 설명의 차원)을 하고 있는데, '의사 개객끼야! 왜 암을 옹호하니?'라고 하던가 '의사 천사네! 그래! 암과 맞서 싸우자!'(가치 판단의 차원)라고 하는건 뻘 짓이다. 이건 에드워드 윌슨도 자신의 책에서 누차 강조한다. 뻘 짓(연주의적 오류) 좀 하지 말라고...이런것은 위키에도 흔하다. 사실에 자신의 의지를 섞어 ~~하지 말라 라는 식으로 유도하는

여기에 대해서 리처드 도킨스는 만들어진 신 및 기타 여러 논문과 책에서, 이 이론이 선함과 화합이 되지 않아 보이는 것은 오해라고 밝혔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역시 제목을 좀 다르게 지을 걸 그랬다'며 투덜거리기도(...) 한다.[7] 그저 자연선택, 즉 이기성의 기본 단위가 이기적 생물도, 이기적 집단이나 이기적 종도, 이기적 생태계도 아닌 이기적 '유전자'라는 말이다. 유전자와는 달리 생물, 집단, 종은 이런 의미의 단위 역할을 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실체다. 왜냐하면 그들은 유전자와는 달리 자신을 복제하지도, 자신의 성질들을 후대에 남기지도 않기 때문이다.


4.

이 책에서 처음 등장한 모방자(밈, meme) 개념은 인간의 사고와 문화도 마치 유전자처럼 복제되고 전파된다라고 말해서, 지금은 이 입장에서 각종 정보를 분석하는 밈학(memetics)도 나왔다. 물론 밈 개념 자체는 아직도 토론 대상. 문화유전자 또는 모방자 등으로 번역될 수 있다.

5. 개정판

이후 30년 기념판이 나왔다. 오해를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 새로운 서문을 실었다고 밝혔다. 맨 마지막의 12장과 13장을 추가한 게 주요 변화다. 12장의 주제는 그래도 세상은 아름다워 살 만해.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를 소재로 남남 간에도 공조 체제가 성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당의정 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현실을 직시하라는 뜻. 또한 60페이지에 달하는 후주가 달렸으며 내용도 충실하다.

6. 국내 번역판

한국어 번역판으로는 홍영남 역과 이용철 역 두 가지가 있는데, 홍영남 판은 번역이 영 좋지 못하다. 문제는 지금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은 홍영남판 뿐이라는 것이다.

이용철 판은 '이기적인 유전자'라는 제목으로 나왔는데, 현재는 절판이라 구하려면 인터넷 중고서점이나 헌책방을 이용해야 한다. 아직도 찾는 사람이 많다 보니 4만 원을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원래 책값은 4,200원. 10배가 뛰었다 오역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번역의 퀄이 양호하고 훨씬 이해하기 쉬우니 관심 있는 이는 좀 비싸더라도 구해서 볼 것을 추천한다. 도서관을 잘 뒤져봐도 찾을 수 있다. 홍영남 판보다 훨씬 많이 대출해간다.

홍영남은 현재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명예교수인데, 책 번역을 아주 난장판으로 해 두었다. 오역은 기본에, 책의 어투를 자기 멋대로 수정하고, 문장구조를 장황하게 꼬거나 쉬운 단어를 굳이 요상한 단어로 번역하는 등, 오죽하면 원서를 읽는 게 더 쉽다는 말이 나돌 지경. 참고로 홍 교수가 번역한 다른 번역 교재도 마찬가지의 문제가 있다.(수업도 마찬가지이고...) 후설하는 전면개정판의 경우 대학원생을 추가하여 작성하였다고(시켰다고) 수업시간에 언급하였는데, 그래서 퀄리티가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오역 또한 대단히 많다. 영어 문장을 잘못 이해한 것 투성이이며, 한 페이지에 하나꼴로 오역이 있다. 그렇다고 다른 부분은 잘 번역했다는 소리도 아니다.
오역의 몇 가지 사례

초판 발간 이후, 도킨스가 1989년에 12장과 13장을 넣은 개정판을 냈고 60페이지에 달하는 후주가 추가되었다. 이것 역시 홍영남이 번역했는데, 전에 했던 것을 그대로 가져다 붙였다.(...) 게다가 후주는 번역이 되어있지 않다.
<옮긴이의 말> 그러나 1989년에 새롭게 출판된 제2판을 번역하게 된 것을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6쪽)싸우자는건가?

거기다 중역 의혹을 받고 있다. 책의 첫 문장은 일본판 번역을 표절한 것으로 보인다.
-영어 원문: Intelligent life on a planet comes of age when it first works out the reason for its own existence.#
(직역하면, 지적 생물은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알아냈을 때 발전(또는 성숙)[8]한다.)
-일어 번역: ある惑星上で知的な生物が成熟したといえるのは、その生物が自己の存在理由をはじめてみいだしたときである。
-한국어판: 어떤 행성에서 지적 생물이 성숙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생물이 자기의 존재 이유를 처음으로 알아냈을 때이다.

일본어를 몰라도 한자 위치만 봐도 이것이 영어를 번역한 게 아니라 일본어를 번역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해당 출판사가 판권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한, 더 나은 번역본을 만날 기회는 당분간 없을 것 같다. 절대로 홍영남판을 읽고 이 책을 평가하는 우를 범하지 말도록. 이용철 판을 구해서 읽거나,[9] 구할 수 없다면 좀 힘들더라도 사전을 찾아가며 원서를 읽는 것을 추천한다.


결국 2010년 8월, 역자 한 명이 더 참여해서 번역을 다듬은 전면개정판이 나왔다. 기존에 지적받았던 부분들이 수정되어 이제야 좀 믿고 읽을 만한 책이 되었다. 그러나 기존 판본을 다듬은 것 뿐, 번역을 새로 한 게 아니라서 여전히 어렵고 재미없긴 매한가지. 후주가 드디어 번역되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자. 『이기적 유전자』 전면 개정판을 만나다.

7. 기타 사항

공각기동대 TV판 2기에서 타치코마들이 토론을 벌일 때 이 책의 저자(도킨스)와 내용이 잠시 언급되기도 한다. 책의 제목까지 말하지는 않지만 화면에서 타치코마가 들고 있는 책에서 너무나 쉽게 제목을 읽을 수 있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장대익 교수의 이기적유전자 오디오강의PLAY

기생수 세이의 격률의 14화에서 제목으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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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여기서 기계적이라는 말의 의미는 행동 양상에 메커니즘(작용 원리, 구조)이 있다는 아주 사전적인 뜻이다. 이걸 '단순하고 사람보다 못나다'는 감성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탈이 난다. (...)
  • [2] 요점만 말하면, 종 혹은 개체군을 진화의 단위로 보고, 이들이 다른 그룹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서로서로 협력하도록 진화한다는 이론
  • [3] 마치 물리학에서 양자 영역에서의 물리원칙을 거시적 세계에서 적용하려는것과 같다... 정도의 비유가 적당할 것이다.
  • [4] 원래 출간될 당시엔 이 뉘앙스 때문에 '불멸의 유전자(The Immortal Gene)'나 '이타적 운반체(The Altruistic Vehicle)'같은 이것저것 다른 제목들도 고려되었었다고 한다.
  • [5] 어떤 유전자가 이기적이다, 라는 말은 그 유전자가 무언가를 원하고 행동한다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유전자의 복사본이 보다 후대에까지 퍼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애초에 유전자는 인간처럼 생각하고 의지를 가진 존재가 아니라 그냥 자가복제되는 성질의 분자 조합물일 뿐이다.
  • [6] "자연 선택의 단위에는 두 종류가 있고, 이 둘에 대한 논쟁은 없다. 유전자는 '자기 복제자'라는 의미로서의 단위이고, 개체는 '운반자'라는 의미로서의 단위다. 둘 모두 중요하다. 어느 쪽도 경시되어서는 안 된다. 둘은 완전히 별개의 단위이며, 그 둘을 구별하지 못하면 우리는 어쩔 도리 없이 혼란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 서문 中"
  • [7] 그런데 책 제목을 얌전하게 지었다면 아무래도 화제도 덜 부르고 덜 팔렸을 것이다.
  • [8] comes of age는 '성년이 되다', '(무엇이)발달한 상태가 되다'라는 뜻이다.
  • [9] 표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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