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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리 신지

last modified: 2015-04-13 16:14:30 by Contributors

신세기 에반게리온에반게리온 파일럿
퍼스트 칠드런 세컨드 칠드런 서드 칠드런 포스 칠드런 피프스 칠드런
아야나미 레이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 이카리 신지 스즈하라 토우지 나기사 카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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碇 シンジ[1] / Ikari Shinji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이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소년

Contents

1. 에반게리온 초호기의 파일럿, 그는 누구인가
2. 사실은 미소년
3. 성격
3.1. 부정적인 면
3.2. 긍정적인 면
3.3. 총평
4. 파일럿으로서
4.1. 전적
4.2. 에반게리온 월드 최고의 천재 파일럿
5. 주변인물과의 관계
5.1. 이카리 겐도, 극도로 일그러진 부자관계
5.2. 카츠라기 미사토, 진정한 가족
5.3. 아야나미 레이, 신지를 이끄는 수호천사
5.4.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 복잡한 애증의 대상
5.4.1. 긍정적인 면
5.4.2. 부정적인 면
5.4.3. 총평
5.5. 카지 료지, 신지의 조언자
5.6. 스즈하라 토우지, 아이다 켄스케, 소중한 친구들
5.7. 나기사 카오루, 유일하게 마음을 연 상대
5.8. 이카리 유이, 신지의 하나뿐인 어머니
6. 신지와 여장
7. 기타 특징
8. 세간의 평가
8.1. 옹호론
8.2. 회의론
8.3. 총평
9. 유명한 대사
10. 파생매체에서
10.1. 슈퍼로봇대전 시리즈
10.2. 강철의 걸프렌드 2ND
10.3. 동인, 2차 창작에서

1. 에반게리온 초호기의 파일럿, 그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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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주인공. 생년월일은 2001년 6월 6일. 혈액형은 A형. 성우는 일본은 오가타 메구미, 한국 비디오판에서는 안경진, 강철의 걸프렌드에서는 이미자, 북미에선 스파이크 스펜서.[2]

이름은 TV판 제작진 중 한명이자 안노 히데아키의 단짝친구였던 히구치 신지에서 따왔다. 히구치 신지는 나디아 제작시절부터 안노의 구원투수 같은 역할을 수행했는데, 에반게리온에서는 아스카와 관련한 에피소드를 많이 담당했다고 한다. 그리고 회의때 '신지'가 나올 때마다 자신을 부르는 것인지 이카리 신지를 부르는 것인지 헷갈려 했다고 한다. 그걸로도 모자라 아스카가 "바보 신지"할 때마다 울화통이 터지고, 카오루가 "신지"라고 부를 때는 닭살이 돋아서 견딜 수 없었다고 한다. 지못미. 본격 친구 놀려먹는 안노

이카리 겐도이카리 유이의 아들로 4살 때 어머니가 사고로 사망한 후, '선생님'이라는 정체불명의 인물에게 맡겨져 성장했다. 15년만에 사도가 나타나자 겐도의 부름을 받아 제3신동경시로 와 갑작스럽게 에반게리온 초호기의 전속 파일럿 '서드 칠드런(Third Children)'[3]이 되었다. 참고로 제3신동경시로 오기 전까지 아버지와 만난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경험은 깊은 정신적 트라우마로 남아 성장 과정에서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처음엔 제3신동경시에서 혼자 살 생각이었지만, 아야나미 레이를 만나고 상사 카츠라기 미사토의 아파트에서 함께 살게 된다. 후에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도 합류하여 잠시나마 유사가족, 가족놀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스카 曰 바보 신지. 일반적인 주인공상에서 크게 벗어난 안티주인공인 탓에 일부에선 찌질이, 일부에선 현실적이라고 불린다. 연약한 정신, 나약한 태도, 그의 키워드를 관통하는 '미성숙'이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남자'라기보다는 '소년'이라는 이미지로 통한다. 사다모토부터 나디아를 좀 더 깨끗한 느낌으로 TS시키면서 만들어낸 캐릭터라고 공언했으니 말 다한 셈이다. 팬덤에서의 이미지는 상당히 중성적인 편이고, 여장을 시키는 일도 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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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이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에반게리온 붐이 일어났던 1990년대나기사 카오루와 더불어 상당한 인기 캐릭터였다.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안티보다는 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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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갑작스런 변화에 혼란스러워하지만, 주변 인물들과의 교류를 통해 점점 밝게 변화하며, 달갑지 않게 생각했던 싱크로율 상승에도 기뻐하는 등 싫어했던 에바 조종에도 나름대로 정을 붙인다. TV판 클라이막스로 꼽히는 19화에서는 다른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는 평범일본 애니메이션 주인공의 자세를 보여주나, 주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재기불능되는 모습을 무력하게 지켜보면서 서서히 붕괴, 급기야 자기 손으로 자신을 좋아해준 사람을 죽이면서 완전히 정신줄을 놓는다.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선 "찌질"한 모습이 TV판보다 한층 더 충격적으로 그려졌고 시리즈의 결말에 크나큰 영향을 주었다. 덕분에 강산이 두번이나 바뀐 오늘날에도, 이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팬들 사이에서 격렬한 논쟁과 토론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가히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희대의 문제적 주인공. 성우 카다 죠지오가타 메구미 사이에 있었던 대담에 따르면 신지는 단순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라기보다는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과 같은 당대 젊은이들의 현실을 반영한 현대 문학에서나 볼법한 주인공이라고 평가되기도 했다.

2. 사실은 미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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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동양인 외모지만, 자세히 보면 눈동자가 옅은 파란색이다. 애초에 이카리 유이의 눈동자 색도 초록색. 신극장판에서는 아예 아스카처럼 벽안으로 나온다. 단 만화판에서는 갈색이다. 90년대 애니메이션 이래 가장 파격적인 히로인으로 꼽히는 아야나미 레이를 비롯한 주요 여성 캐릭터들이 워낙에 눈에 띄어서 그렇지, 미남 캐릭터의 대표적인 포인트라 할 수 있는 깔끔하고 단정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신지도 흰 피부[4]에 훤한 이마를 가진 상당한 미소년이다. 그렇다고 이전 세대의 남성적인 이미지의 미남은 아니고, 가녀린 외모에, 큰 눈과 좁은 턱에 상당히 여성스러운 외모.

특히 유니섹스로 대표되는 중성적 남성이 미인으로 부상한 21세기 이후의 신지는 확실한 미소년 캐릭터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추세이며 특히 여성팬들을 중심으로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신지의 위상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때 일본 남자 피겨스케이팅 금메달 리스트 하뉴 유즈루가 일본 내에서 이카리 신지 실사판이라며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한 사례로 확실히 알 수 있다. 방영 당시 레이의 압도적인 인기에 가려져 크게 부각되지는 않다가 한참 세월이 지난 뒤에 재발견되어 강한 존재감을 확보한 아스카와 여러모로 비슷하다. 인식이 바뀌어서 그런지 신극장판에서는 신지가 보다 미형으로 표현되고 있다. Q에서는 여캐들 중에서 신지가 제일 예쁘다(...)는 말이 나올 정도. 국내의 여성 에바팬들 사이에서는 원작에서 주변인들이 신지를 부르는 호칭인 "신지군"을 일본어 독음으로 그대로 읽어 "신지킁"이라는 애칭이 널리 통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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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지 여자아이처럼 귀엽고 청초한 이미지는 신지만의 매력포인트로 원작에서도 교내 여학생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언급됐다. 에반게리온 서에서도 수영장의 여자애들이 토우지,켄스케가 쳐다볼땐 불쾌해하다가 신지를 보자 좋아하는 장면이 나왔고, 강철의 걸프렌드에서 키리시마 마나는 신지의 귀여운 얼굴에 반해서 아예 그냥 대쉬를 하고 있었다...

사실 신지의 미소년 외모는 이카리 유이에게 물려받은 것으로, 본편이나 기타 공식 매체들에서도 유이와 판박이로 닮았다는 언급이 여러 번 나온다. 외모는 유이 + 머리카락 색은 겐도.만약 아버지 닮았으면 큰일날 뻔했다 유이 본인이 미녀라서 신지도 외모가 상당히 준수한 듯. 그런데 이게 사실이라면 신지와 아야나미 레이또한 닮았다는 소리가 된다. 그러나 레이는 하늘색 머리에다가 빨간 눈이 워낙 인상적이서 눈치채는 인물은 거의 없는 듯.

키는 그냥 또래중 평범한 수준, 필름북 1권의 신장대비표에 따르면 거의 차이는 없지만 아스카보다는 1~2cm, 레이와 아이다 켄스케와 거의 비슷한 150cm 정도의 키를 가졌다. 토우지가 또래중 제일 키가 크고, 아스카와 호라키가 그 뒤를 잇는다.

3. 성격

3.1. 부정적인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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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한 모범생 타입이며 내성적이고 대인관계에 서툴다. 겁이 많고 현실 도피적인 성향이 있으며, 이 사실들을 스스로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학적으로 평가하며 매사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제3동경시로 오기 전까지는 사실상 친구가 없었던 모양이다. 타인과 관계를 맺는 데도 매우 서툴러 본심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타인과 맞닥뜨리는 상황을 극도로 회피하려고 한다. 이는 신지가 어렸을 적에 아버지에게 버림받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계속 남들에게 다가갔다가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 자체가 두려워 아예 피하려고 하는 것. 설령 나기사 카오루에서 보듯이 스스로 원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신지 주위의 인물들이 신지와 마찬가지로 서툴고, 남에게 다가가기를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라, 결국에 마찰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 죄책감도 많이 느끼고 고뇌도 많다. 이 점에서 신지와 마찬가지로 타인에 대해 마음을 닫고 살아가는 아스카나 미사토와 다르다. 지나치게 섬세하다고 할 수도 있는데, 상황 때문에 불가피하게 선택을 내리고도 죄책감에 계속 시달린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선택을 쉽게 내리지도 못하고 겨우겨우 선택하고 나서도 이후에 자신이 내린 선택에 끊임없이 회의하고 속으로 병들어가는 성격이다. TV판 24화에서 카오루를 죽이고 나서도 "카오루 대신에 내가 죽었어야 했다"라고 하면서 죄책감 때문에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 했었고.

신지의 이런 지나치게 섬세한 성격은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매몰차게 버려진 기억 때문인지 항상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데 조바심을 내며, 주위 사람들의 자신에 대한 태도가 조금이라도 변하면 혼자서 지나칠 정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나이다운 까칠한 면도 있다. 불합리한 상황에 적극적으로 반항하진 않으나 불평과 빈정, 조롱은 잊지 않는다. 아카기 리츠코는 '어른 말에는 순순히 따르는 처세술을 쓰는 아이'라고 평가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내면에 분노를 쌓아두는 내향적인 성격이라 한계에 다다르면 과격하게 변한다. 예를 들어 미사토의 명령을 위반하고 가출하거나, 아버지가 독단적으로 더미 플러그를 가동시켜 토우지가 다리를 잃자 지오 프론트에서 난동을 부리는 등 격분하는 모습이 그렇다. 겐도를 프로그레시브 나이프로 찌르는 상상까지 한 것을 보면 내면에 쌓인 분노가 상당한 듯 하다.

삶에 집착이 미약한 소년으로, "이대로 살아봤자 별 수 없다.", "남이 죽느니 내가 죽는 게 낫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욕심도 없고 매사에 극도로 소극적인 태도도 인생에 대한 신지의 이런 부정적인 태도에서 기인한 것 같다. 그러나 "죽을 용기는 없다."라는 대사와 16화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피 냄새를 맡고 발작하는 모습을 보면 죽음을 두려워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살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사다모토 요시유키는 이런 신지를 "자살할 용기도 없으면서, 자살을 갈망하는 아이"라고 표현했다.

극도로 정신이 불안해져 있었던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초반에는 의식을 잃고 병상에 누워있는 아스카를 보며 자위를 하고 나서는 자기 자신을 혐오하면서 아예 삶에 대한 집착을 완전히 버리다시피하는 정도까지 간다. 프로이트적으로 보면 자아가 초자아에 강박적으로 짓눌려 매우 불안한 듯 하다.

신지의 성격이 이렇게 불안정하게 형성된 것은 프로이트가 설명한 분리 불안[5]으로 설명될 수 있는데, 어린 시절에 어머니와 아버지 둘 다에게서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독립하게 되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이런 불안 증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3.2. 긍정적인 면

기본적으로 냉정하고 어른스러운 성격이다. 실제로 1화에서 사도 습격을 맨몸으로 직접 목격하고 차가 완전히 뒤집히기도 하지만, 당황하기는커녕 미사토에게 침착하게 말대꾸하는 모습을 보여 귀여운 구석이 없다는 핀잔을 사기도 한다. CUT 2009년 8월호에서 성우 오가타 메구미는 "내성적이고 찌질하다는 평가를 많이 듣지만, 1화 때만 해도 평범한 아이였다고요."라고 말했다.

그따구 아버지를 두고도 도덕적으로도 상당히 올바르게 자랐는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부담을 주는 것을 매우 꺼린다. 이런 도덕적 갈등 상황에 놓일 때는 좋은 쪽으로 강단을 보여준다. 애초에 에바에 탄 것도 부상당한 레이 대신이었고, 신원을 알 수 없는 파일럿발디엘 때문에 위험에 처했을 때는[6], "절대 사람을 해칠 수 없다"며 자기 목숨이 위험한데도 차라리 자기가 죽는 쪽을 택하겠다고 선언하고 전투를 거부했다. 제르엘전에선 모두가 위험에 처하자 카지의 조언에 힘입어 초호기를 타고 돌아와 온 힘을 다해 싸웠다. 사실 세간에서 평가받는 것 보다 훨씬 더 결단력있고 올곧은 소년이다.

급박한 상황에서 이러니 저러니 해도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하고 자답하며 결국 행동하는 경우가 많고, 레이나 아스카를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 위험을 자처하는 경우도 많다. 전투 도중에 에바와의 싱크로로 팔이 절단되는 등, 보통 사람이라면 견디기조차 힘든 엄청난 고통이 그대로 전해지는데도 꿋꿋히 참고 싸운다. 애초에 에바를 타고 전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영문도 모르는 평범한 중학생인 신지에게는 굉장히 무서울텐데도 (마지막에 완전히 정신이 붕괴되기 전까지는) 결국에 언제나 용기있게 싸워 성과를 냈다.

신지와 비슷한 상황과 성향에서 "남들이 나에게 나쁘게 했으니, 나도 똑같이 보복할꺼야"라는 논리로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면서 흑화하는 캐릭터들이 상당히 많다.[7] 그러나 신지는 주변 사람들의 무개념짓으로 마음이 혼자서 썩어문드러질지언정 절대로 남을 상처입히지 않으려고 하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런 최소한의 원칙은 지키려고 했다.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전까지는.[8] 만약 신지의 성격이 이렇게 올곧지 않았다면 에반게리온의 스토리는 훨씬 더 빨리 막장으로 흘러갔으리라.[9]

자기 자신이 상처를 받기 쉬운 성격이기 때문에 남에게 자신의 어떤 행동이 상처를 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을 두려워하면서도, 최대한 배려하고, 이해하려 하는 세심한 모습을 보인다. 카지 료지의 말에 따르면, 신지의 그런 면모는 장점이고, 절대로 나약한 것이 아니라고. 이런 모습은 이카리 겐도와 대비되는데, 겐도는 신지에게 다가가려고 노력조차 한 적도 없고, 관심 자체를 가지지 않았다. 반면 신지는 아버지를 증오하고, 그렇게 증오할 정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계속 아버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가까워지려고 노력한다. 물론 이것도 겐도가 받아주기는커녕 뒤통수를 날려버리면서 파탄나지만.

전반적으로 비슷하게 시궁창인 상황에서 자랐으며, 부모에 대한 콤플렉스를 지닌 아스카와도 많이 대비된다. 아스카가 본인의 콤플렉스에 사로잡혀서 남에게 상처를 입히고 결국 스스로 파멸하는 것과는 달리, 신지는 그런 콤플렉스에 내내 짓눌려 괴로워하면서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걸 이겨내려고 계속 노력하며, 타인에게 접근하고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이런 면에서 신지는 아스카보다도 훨씬 더 인격적으로 성숙하며, 에반게리온의 등장인물들 중에서 자신의 단점을 알고, 올바른 방법으로 극복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몇 안되는 인물이기도 하다.[10]

또한 성향상 가장 어울리지 않는 레이와 아스카 사이에서 중간지대 역할을 했다. 아스카와 레이 사이 최소한의 인간관계가, 제르엘전에서 신지가 자리를 비운 이후 완전히 파탄난 것에 주목할 것. 두 사람은 만나기만 하면 언제 주먹다짐이 벌어질지 모를 정도로 험악한 분위기가 늘 감돌고 있었지만, 그 때마다 신지가 있었기 때문에 그 갈등이 격화되지 않았다. 물론, 이 부분은 레이나 아스카 모두 신지에게 인간적으로 특별한 호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3.3. 총평

감독 안노 히데아키의 말에 따르면 언뜻 우유부단해 보이지만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다면 순순히 따르고 받아들이지 못하면 죽어도 따르지 않는 성향이라고 한다. 정리하면 상당히 분위기를 많이 타는 성격. 본편이 밝은 내용으로 진행될 때는 평범한 소년답고 강한 모습까지 보이는 반면, 분위기가 우울할 때는 극도로 우울해진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널리 퍼진 편견보다는 도덕적이고, 용감하고, 나름대로 인격적으로 성숙하며 스스로 단점을 알고, 올바른 방법으로 극복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주변에서 도저히 받쳐주지 못하자 결국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 타락해버린다. 아스카를 보며 자위하거나, 인류를 멸망시킬뻔[11]하는 행동을 보이는데, 이런 신지의 멘탈붕괴도 제레의 인류보완계획의 일부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냥 신지를 탓할 수야 있겠느냐는 반론도 가능하기 때문에 쉽사리 결론을 내릴 수는 없는 문제다. 시청자가 각자 에반게리온을 보는 방식과도 연관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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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파일럿으로서

4.1. 전적

  • 사키엘전 - 본인은 출격하자마자 마주한 사키엘의 공격에 리타이어했고 초호기의 폭주로 승리했지만, 어쨌든 난생 처음 에바에 타서 을 마주하고도 살아남았다.
  • 샴셸전 - 우왕좌왕하면서도 친구들을 구하기위해 공격을 주저하며 밀리다가 엔트리 플러그에 들어오자 혼자 섬멸했다.
  • 라미엘전 - 신지가 주역이었고 레이는 보조만 했다. 포지트론 라이플 규격 문제 때문이긴 했지만. 신지와 레이 모두 부상을 입을 정도로 힘겨운 전투였다. 신지가 상층부로부터 확실하게 재능을 인정받게 된 계기인 듯.
  • 가기엘전 - 아스카가 위풍당당하게 출격했다가 털렸고, 결국 신지와 힘을 합쳐 섬멸했다.
  • 이스라펠전 - 1차전에선 이스라펠의 예상치 못한 특수능력에 당해 신지와 아스카 둘 다 굴욕적으로 털렸고, 2차전에서 합숙으로 마음을 맞춘 신지와 아스카 둘이서 해치웠다.
  • 산달폰전 - 사도를 잡진 않았지만, 아스카가 위기에 빠지자 펄펄 끓는 화산 내부에 에바용 보호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그냥 들어가서, 아스카와 이호기를 구해냈다.
  • 마트리엘전 - 신지와 아스카, 레이의 콤비로 잡았다. 아스카가 몸으로 막아주고, 레이가 서브하여 신지가 결정타를 꽂았다. 사실 평소대로였으면 신지 혼자서도 가볍게 낙승했을듯.
  • 사하퀴엘전 - 역시 세 파일럿의 콤비로 잡았다. 신지가 제일 먼저 엄청난 속도로 사도 낙하지점까지 뛰어가서 받아냈고 레이와 아스카가 코어를 파괴하는 동안 버텨주었다.
  • 발디엘전 - 안에 사람이 타고 있었기 때문에 전투를 거부했으나 아스카와 레이에 비해 그나마 가장 오래 버텼다.(공격 자체를 제일 늦게 받기도 했으나 아스카와 레이가 한 방 맞고 바로 행동불능 상태로 대파되었던 발디엘의 드롭킥을 정면에서 맞고도 큰 타격을 받지 않고 멀쩡히 다시 일어났고, 신극장판의 해당 장면에서는 목을 졸리는 상태에서도 괴력을 발휘해 3호기의 손을 간단히 목에서 떼어내고 움직이지 못하게 잡고 있었다.)
  • 제르엘전 - 이호기와 영호기를 껌씹듯이 털어먹고 전 사도를 통틀어 최단시간내에 지오프론트까지 돌파할 정도로 강력한 최강의 사도 제르엘과 맞붙어 사실상 이길 뻔했다. 네르프 본부 내부까지 침입했던 제르엘을, 팔이 잘려나가는 고통까지 참아가면서 끌어냈고, 이후 제르엘을 눕히고 올라타서 일방적으로 패면서 거의 끝장낼 뻔했다. 전기가 바닥나서 역관광당하다 폭주하긴 했지만. 어쨌거나 이호기와 영호기를 손쉽게 처바른 제르엘과 싸워 이기기 직전까지 간건 대단하다.
  • 아라엘전 - 이때는 초호기가 동결당해서 한 것이 없다.
  • 아르미사엘전 - 레이를 구출하려 했으나 아르미사엘의 능력 특성상 어떻게 손 쓸 도리가 없었다. 그래도 사도에게 유효타를 먹이긴 했다.
  • 타브리스전 - 카오루가 조종하는 이호기와 싸워 이겼다. 카오루가 전력을 다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카오루가 에바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을 지녔다는걸 생각한다면 이것을 순전한 힘으로 쓰러뜨린 신지의 능력도 그만큼 굉장하다고 볼 수 있다.

4.2. 에반게리온 월드 최고의 천재 파일럿

싸움을 싫어하고, 심약하고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전투에 소질 없는 범재로 여기기 쉽다.[12] 하지만 사실은 천부적 재능, 노력으로 쌓은 기량, 실전경험 등등에 힘입어 어머니가 잠든 에반게리온 초호기와의 조합으로 명실공히 작품 최강의 존재이자 대사도결전병기. 네르프 본부도 주력으로 삼아, 대부분의 사도는 신지가 잡았고 협동작전을 펼 때도 가장 큰 활약을 한다. 좀 과장하면 레이나 아스카는 그저 초호기와 신지를 보조만 할 뿐이다.

특히 '싱크로율'이라는 특수한 조건이 에반게리온 조종에 큰 영향을 주는지라, 유달리 높은 싱크로율을 갖고 있는 신지는 에바 파일럿들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부터 기체적성이 대단해서 처음 탑승에서 아야나미 레이가 7개월 정도 걸린 가동임계치 싱크로율을 바로 만족시켰고, 불과 10일만에 장기간 훈련을 받은 아스카의 하모닉 수치를 따라잡았다. 학습력도 대단해서 체계적인 훈련을 얼마 받지 않았음에도 기동능력에서부터 시작해서 무기사용과 작전수행 등등에 이르기까지 빠르게 성장을 이루었다. 순전히 에바 파일럿으로 놓고 보면 레이나 아스카보다는 신지야말로 이 작품에서 진짜 천재라 봐도 무방할 정도. 그래서 본래 주력 파일럿이었던 레이가 회복된 다음에도 주공을 맡았고, 모든 작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본편에서 신지와 접촉하는 카지나 카오루 등이 "소문의 서드 칠드런.."이라고 부르는 것도 작중 에반게리온 파일럿으로서 독보적인 재능과 실적을 인정받았다는 좋은 증거다. 물론, 신지 본인은 그 사실을 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폭주상태를 빼면 레이나 아스카보다 뒤지지 않냐는 견해가 있는데 본편을 잘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다. 처음에는 훈련부족으로 레이나 아스카보다 미숙하였지만, 뒤로 갈수록 에바 조종에 숙달되면서 싱크로율이나 전투 기술 등 모든 면에 걸쳐서 크게 성장했다. 레이나 아스카는 꼬마였을 때부터 장기간 에바 파일럿 훈련을 받고 등장 시점에는 이미 육성을 마친 반면, 신지는 체계적인 훈련을 전혀 받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레리엘전 직전까지 무서운 속도로 차이를 따라잡았다는 사실은 놀랄만하다. 싱크로율이 레이보다 높았다고는 하지만, 상당히 높은 집중력을 요하는 야시마 작전에서 저격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보면 네르프 입대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전투요원으로서 중요한 포지션에 반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이스라펠전에서 당시 기준으로 기동능력만큼은 최고였던 아스카와 맞먹는 움직임을 보면 이미 그 시점에서 싱크로율 수치상에 약간의 차이 외에 조종능력은 비슷한 수준까지 성장한 것 같다. 숙련도가 좀 더 쌓인 나중에는 아예 영호기와 2호기를 순식간에 쓰러뜨린 발디엘을 상대하고, 최강의 사도라는 타이틀을 지닌 제르엘을 홀로 상대해서 네르프 본부 밖으로 끌고나가고 일방적으로 구타하며 끝장낼 만큼 엄청난 전투력을 보여주었다. 발디엘 전에서도 사실 발디엘의 공격에도 별로 타격을 받지 않았고, 신지가 자의지로 발디엘을 공격하지 않아서 그랬던 것이지 사실 신지 본인의 말이나 이카리 겐도가 한 말의 뉘앙스로 보면 맘만 제대로 먹고 싸우면 발디엘도 홀로 쓰러뜨리는 것이 가능했을 듯 하다. 애초에 친구가 안에 타고 있다면서 당하면서도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그 정도로 오래 버텨냈으니... 게다가 제르엘 전에서도 아마 전력이 떨어지지만 않았으면 초호기가 폭주해주지 않아도 혼자 알아서 제르엘을 처리했을 듯. 또한 종반부 무렵 타브리스전에 이르러서는 카오루가 조종하는 에반게리온 2호기를 짧은 시간 내에 터미널 도그마에서 패대기칠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도 신지를 전투에서 더욱 빛나게 해주는 요소는 본인의 인내력. 갑툭튀한 거대 괴수를 보고도 별로 당황하지 않을 정도의 특유의 어른스럽고 동요가 적은 성격 때문인지, 신지는 전투 중에 아무리 심한 고통을 겪어도 별로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거친 육박전 때문에 상해를 입을 위험이 많고, 에바의 고통이 파일럿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기체의 특성상 고통에 대한 인내력은 필수라고 볼 수 있다. 초반에는 에바에 익숙해지지 않아서 그런지 사키엘이 초호기의 팔을 부러뜨리자 눈에 띄게 당황하고, 라미엘의 빔을 맞고 혼수 상태에 빠져버리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샴셸전에서 무시무시한 고열을 방출하는 촉수를 붙잡고서 특수장갑이 전부 녹고 맨살이 타들어갈 때까지 버텨내거나, 2호기가 보호장비를 떡칠하고 들어갔던 고열의 화산 속에 아무런 장비 없이 고열에 그대로 노출된 채로 들어가서 아스카를 구해내거나, 아스카와 레이를 일격에 리타이어시킨 발디엘의 드롭킥을 정면에서 맞고도 다리가 후들거리는 채로 다시 일어나거나, 제르엘의 빔 공격에 팔 한쪽이 날라감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제르엘을 제압해버리고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는 모습을 보면 '육체적 고통'에 대한 신지의 인내력은 확실히 대단하다고 할 만하다. 사하퀴엘 전에서도 사도의 엄청난 몸무게를 깡으로 버텨내는 역할은 신지의 몫이었고, 신극장판에서는 팔이 갈가리 찢겨지고 온몸의 골격이 박살나는 상태에서도 사도를 붙잡고 끝까지 버텨냈다.[13]

그나마 단점이라면 훈련 기간이 너무나도 짧아서, 어느 정도 기교(?)도 부리는 아스카와 달리 적의 공격을 버텨내고 힘으로 무너뜨리는 직선적인 인파이팅 경향이 강한 것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초호기가 워낙 튼튼하고, 신지 또한 웬만한 고통에는 동요하지 않고 그대로 버텨내기 때문에 오히려 적절한 전투법이라 할 수도 있다. 이스라펠전에서 아스카와 트윈을 짤 때에 나왔듯이, 워낙 높은 싱크로율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그 역시 곡예에 가까운 기동능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처음부터 실전상황 속에서 단독으로 사도를 쓰러뜨리며 에바 조종법을 익힌 신지는 거친 육박전에서의 우세점유야말로 에바의 전투방식 가운데서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라 보인다. 대부분 근접전을 취하는 사도를 상대로는, 그리고 괴력과 AT 필드로 적을 상대하는 에바의 특성상, 어중간한 잔기술보다는 이쪽이 실전에서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제르엘 전에서 2호기의 패배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사실 에바보다 원거리 공격이 훨씬 위력적이고, 반대로 에바의 원거리 공격을 모두 씹어먹을 방어력을 가진 사도 앞에서는 총이나 기타 원거리형 무기를 쓰는 것이 아예 의미가 없다. 사실 이 때도 아스카가 육박전으로만 갔어도 최소한 손 한번 못대보고 네르프 자체 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대파당하는 굴욕을 당하지는 않았을 듯.[14] 물론 영호기나 2호기는 조종과 관련한 인터페이스나, 시스템 안정성, 추가로 장착된 세부적인 기능이 아닌 순수한 출력과 방어력은 초호기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신지와 똑같은 전투방식을 취하기는 어렵다.

앞에서 말했던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다면 순순히 따르는 성격탓에 레이만큼은 아니어도 전투에서 나름대로 냉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중시한다. TV시리즈 방영 당시 상당히 많은 로봇만화 주인공들이 열혈기질을 앞세워 무단출격에 작전무시, 과잉공격, 지휘부와의 의견갈등 등을 밥먹듯 하는 경우에 비하면 오히려 괜찮은 모습이다. 작전을 입안하고 지휘하는 입장에서는 말만 앞세우고 독단 행동을 일삼다가 매번 털려 수습을 부르는 아스카에 비하면 신지가 훨씬 신뢰할 만한 파일럿이다. 샴셀 전과 레리엘 전, 발디엘 전을 제외하면 모두 명령대로 충실히 따라 임무를 성공시켰다. 그래서 네르프측에서는 신지가 에바의 탑승을 좋아하던 싫어하던 간에 높은 평가를 하고 있었다.

같은 명령 불복종이라도, 강박관념에 휩싸여 냉정한 판단을 하지 못하고 뛰어든 샴셸전과 아스카처럼 자신감 넘쳐서 혼자 좋다고 설쳤다가 자멸할뻔한 레리엘 전을 제외하면, 발디엘 전은 안에 사람이 타고 있다는걸 알아서 공격을 주저하는 등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덧붙여 초호기를 탄 신지의 파괴력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듯 한데, 지상 시설만 해도 N2 폭탄을 직격으로 맞아도, 긁힌 자국 하나 나지 않고 건재하는 내구도를 가지고 있고, 그런 내구도를 가진 시설이 방공호처럼 지하 수백미터 아래 수 킬로미터 크기의 규모로 지어져 있는 네르프 본부를 신지가 맘만 먹으면 단 4분 안에 절반을 박살내버릴 수 있다는 언급이 나온다. 말하자면 에바를 탄 신지가 발 한번 구르는 것이 전략핵무기 크기의 N2 폭탄보다 강력하다는 소리다.[15]

제레는 신지에 큰 관심을 갖고 직접 접촉을 시도해보려고 했고, S2기관을 흡수한 제르엘 전 이후에는 신에 필적하는 힘을 가졌다며 거의 두려움의 대상으로 떠오르게된다. 네르프 침공 당시에는 신지를 제일 먼저 배제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며, 나중에는 아예 신지를 이용해 서드 임팩트인류보완계획을 실행하려고 한다. 감정에 따라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묘하게 Z건담카미유 비단과 비슷하고[16], 체계화되지 않은 천재성이라는 점에서 드래곤볼손오반(2세)과도 닮은 부분이 있다.

작중 점점 밝혀지는 거대한 흑막들을 통해 발설되는 그의 존재감과 사도들과의 전투의 결과만으로도 신지는 E계획 최강이자 최후의 카드였던 셈이다. 겐도나 후유츠키 코조의 언급을 빌리면 신지는 말 그대로 인류의 운명을 짊어진 '신의 아들'이며. 캐릭터 설정 당시 사다모토 요시유키의 발언처럼 어두운 과거로 인해 굴절된 영웅 모티브를 부여받았다고 한다.

이렇게 화려한 실상과는 별개로 신지가 그다지 대단하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는, 고뇌하는 안티 히어로적인 연출 때문에 활약을 통한 타르시스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옆에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을 잃지 않고 효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아야나미 레이와, 자아성취를 위해 끊임없이 자기강화에 골몰하는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성적인 성격이 많이 두드러지는 이들에 비교하자면 신지는 연출적으로 두드러지지 않는 편이지만,실재로 극한 상황에 처해서는 오히려 누구보다도 강해지는 모습을 미루어, 자신도 모르는 중에 언제든지 계기가 있으면 힘의 균형 자체를 무너뜨릴 정도로 폭발적인 힘이 끓고 있는 굴절된 '천재'라고 할 수 있다.

5. 주변인물과의 관계

5.1. 이카리 겐도, 극도로 일그러진 부자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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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가 좋은 사람들이 별로 없는 이 작품 내에서도 관계 나쁘기로 따지자면 독보적이다. 아니, 애초에 타인에 대한 비정상적일 정도의 공포심이나, 신지의 정신적 트라우마 대부분이 신지가 어렸을 때 겐도에게 버려졌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더 나아가 정상적으로 양육됬으면 훌륭한 아이로 성장했을 가능성이 컸던 신지를 버리다시피함으로써 한 인간의 인생을 그야말로 송두리째 망쳐버린 인물이기도 하다.

이카리 유이의 실험 사고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겐도가 자신의 부인을 죽였다"고 주변 사람들 사이에 잘못된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그리고 어찌 됐든 어머니가 죽었다는 충격적인 사실 자체가 어린 신지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신지의 트라우마 대부분이 여기서, 또 그리고 이후 겐도가 기차역에 신지를 버려두고 비정하게 등을 돌렸던 장면에서 비롯되었던 것 같다.

그래도 자신의 아버지이기 때문에 이런 소문을 애써 부정하긴 했지만, 마음 속으로 어느 정도는 겐도에게 책임을 묻고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레리엘에게 흡수당한 16화에서 신지가 어머니의 실종과 관련되어 아버지가 재판에 나가고, 그 혐의를 받는 장면이 드러나고, 20화에서도 신지가 초호기에게 흡수되었을 때 독백상으로 "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였다"고 규탄하는 하는 장면이 있다. 이런 오해는 신지가 초호기에 깃든 어머니의 영혼을 제대로 인지하고 나서야 겨우 풀린다. 그러나 이 오해가 풀린 뒤에도 두 사람의 관계가 나아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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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작중 신지의 독백 장면이 달리는 기차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도, 아버지에게 버려진 장소가 기차역이었으며, 이후 낯선 사람과 낯선 곳으로 기차를 타고 갔던 기억이 신지에게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신지의 타인에 대한 공포와 닫힌 마음 그 자체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공간이 되었던 것 같다.

때문에 아버지를 증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식으로서 아버지를 갈망하는 이중적인 심경을 드러낸다. 에바에 계속 탄 이유도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서였다. 이전에 미사토가 신지에게 ID 카드를 보여달라고 할 때, 카드와 함께 왔던 겐도의 편지엔 빨간색으로 마구 선이 그어져있고, 갈기갈기 찢어지고 구겨졌다가 애써다시 펴서 테이프로 이어붙인 듯한 모습이다. 14년간 자신을 방치해 두고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다가, 전후 상황 설명이나 그간 일에 대한 사과는 전혀 없이 뻔뻔스럽게 "와라"라는 한마디 뿐인 아버지에 대한 격렬한 분노를 드러내는 행동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부름에 응하고, 아버지와 만나기를 원하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아마 신지는 아버지와 직접 대면하면 뭔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심 기대도 했던 모양이지만, 역시나 겐도가 만나자마자 아들에게 하는 말은 다짜고짜 에바에 타라는 강요다. 게다가 난생 처음 보는 병기에 타서 무시무시한 괴물에 맞서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는 아들에게 겐도가 하는 말은 탈 거면 타고 안 탈 거면 썩 꺼져라. 그 이후에도 무사히 생환한 아들에게 병문안 조차 가지 않고, 이후로도 신지와는 일절 접촉이 없다. 이런 식으로 작중 내내 신지가 겐도에 대해 기대를 가졌다가, 이 조그만 기대조차 좌절당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는 과정이 반복된다. 애초에 어쩔 수 없는 것이, 이카리 겐도 항목에 서술되어 있듯이 겐도는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본질적으로 인격에 장애가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가 신지를 아끼고 사랑하게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지는 아들로서 유일한 친족인 아버지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이렇게 본질적으로 틀어져 있는 상황이 결국 그런 파국을 낳게 된 것이다.

사하퀴엘전 직후에 겐도에게 처음으로 칭찬 비슷한 말을 듣고 엄청나게 기뻐한다. 미사토와의 대화에서 사실 신지가 타는 이유 자체가 겐도에게 인정받고, 이런 칭찬을 받기 위해서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나중에 레리엘에게 초호기가 흡수되어 갇혔을 때도 막판에는 아버지를 부르는데, 이는 신지에게 아직도 아버지로부터 사랑을 받기 원하는 어린애다운 심리가 있음을 드러내는 한편, 자신이 위험에 처해있더라고 아버지가 실제로 구하러 오지 않을 것을 본인도 알고 있다는 일종의 체념조로 외친다. 그리고 꼬마 신지가 나타나 "아버지가 아무런 감동 없이 오로지 너를 에바에 태우기 위해 던지는 가식적인 칭찬을 잘도 받아먹는다"는 식으로 조롱하고, 신지가 겨우 애써 그걸 부정했던 모습을 보면 사실 신지도 어느 정도 아버지의 칭찬이 진실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인지했으나, 그래도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 때문에 애써 외면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발디엘전에서 겐도가 더미 플러그을 사용해 스즈하라 토우지를 장애인으로 만들어버리고, 그 행동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을 느끼지도 못하고 사과 하나 없는 아버지의 모습에 엄청난 분노를 느껴 사이가 완전히 틀어진다. 게다가 적반하장으로 겐도가 수갑에 채우고 끌고 와서 맨날 도망치기만 하는 겁쟁이라고 타박하고, 적반하장으로 실망했다고 말하는 등 파렴치한 행태를 보이자 아버지에 대한 최소한의 기대나 애정마저 사라졌던 것 같다. 자신을 칭찬해 주는 척하다가 또다시 내쳐버린 겐도의 이런 행동을 신지는 "자신을 배신했다"[17]라고 표현한다.

때문에 평소에는 자신의 불만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할 정도로 소극적이었던 신지가 그동안 쌓아온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모두 끊어버리려고 하고 네르프를 스스로 떠날 정도로 분노하며, 내부의 감정은 거의 증오로 치달아 초호기와 융합되었을 때의 심상 세계에선 겐도에게 칼을 휘두르기까지 했을 정도. 결국 나중에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조차 사라지고,[18] 그냥 적개심 뿐만이 남은 것 같다.

20화에서 신지가 겐도에 대해 느끼는 적개심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초호기에 흡수된 신지의 독백 장면에서, 신지는 "에바에 왜 타야하지?"라고 자문하다가, 그 결론은 사도와 싸우기 위해라고 결론을 내리고, 지금껏 나타난 사도들의 모습과 함께 화면에 "적(敵)"이라는 단어가 큼지막하게 나타난다. 그러다가 갑자기 사도들의 모습이 겐도의 모습으로 바뀌고, 붉은 배경에 겐도가 빛나는 눈과 푸른색 피부의 기괴한 모습으로 나타나 무표정하게 신지를 내려다본다. 즉, 신지는 한마디로 아버지를 사도와 동격인 존재, 즉 자신을 위협하고 두렵게 하는 무시무시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

이카리 부자는 마지막까지 화해하지 못했다. 인류보완계획 진행 중에도 다른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의 환상을 보며 보완되는 동안, 겐도의 눈앞에만 구속구가 벗겨진 흉측한 모습의 초호기가 악마처럼 나타나고, 결국 겐도를 하반신만 남기고 잡아먹는다. 이후 겐도의 사체가 LCL화 되지 않은 것 보면, 결국 인류의 보완에서까지 배제당한 것 같다. 마지막 죽기 전 유언으로 겐도는 신지에게 용서해달라고 부탁했으나, 신지는 결국 끝까지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건 순전히 이카리 겐도 자기 자신의 행동이 불러온 파급의 결과이기에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지만..

5.2. 카츠라기 미사토, 진정한 가족

상사이자, 가족이자, 연인이자, 보호자였던 사람. 법적인 보호자야 당연히 생부인 겐도지만 실질적으로는 미사토가 보호자라고 보는게 타당하다. 학교 진로상담도 미사토가 대신 나간다. 아울러 에반게리온 본편 내내 신지에게 있어 가장 큰 영향을 주었고, 그에게 가장 많은 인간적인 정을 나누어준 여인이기도 하다. 친구인 리츠코에게는 가족놀이를 한다고 조롱받기도 했지만, 극중 생면부지의 타향에서 괴로운 일들을 계속 겪으며 지내야하는 신지에게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을 처음으로 내보인 첫번째 타인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신지의 처지를 동정하면서도 에바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파일럿으로서 신지를 대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유사가족 생활이 이어지자 을 붙이며 신지를 가족처럼 생각하게 된다. 물론 신지에게 많은 상처를 주기도 했다. 미사토는 신지의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으면서도 집착하는 점, 타인을 받아들이는 데 능숙하지 않은 점에서 어렸을 적의 자신을 떠올리는 듯. 그 때문인지 신지가 자신의 기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잔소리를 하는데, 대개 그 태도가 지나치게 매몰차고 냉정하기 때문에 미사토의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다만, 신지가 정말로 죽을 뻔한 레리엘전과 제르엘전에서 효율주의를 내세워 생존여부와 관계없이 냉정하게 임무를 수행하려는 아카기 리츠코의 면상에 따귀를 날리고, 생환한 신지를 부둥켜안고 어린아이처럼 오열하거나 제레가 신지를 불러 심문하려고 하니 대신 나가는 것으로 보아 신지에 대한 감정이 매우 특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로웠던 미사토의 인생에서, 신지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동생이자 아들같았던 가족이었다. 신지도 위급한 일이 생기면 미사토의 이름부터 부르고, 슬픈 일을 겪을 때마다 미사토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표면적으로 묘사된 것 이상으로 그녀에게 기대고 있는 부분이 큰 것 같다.

본편 내내 다른 칠드런에 비해 편애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지를 굉장히 아껴주는 듯한 인상이다. 신지에게는 화를 내다가도 나중에 따뜻하게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는 등 정말로 각별한 정을 주었지만, 같은 집에 사는 아스카는 부진하자 주저하지 않고 냉정하게 강판을 결정하고, 가출을 했어도 신지의 경우처럼 필사적으로 찾지 않았다. 이 점은 나중에 큰 아쉬움이 되었는지 아스카에게 잘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하는 말을 유언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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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는 전략자위대의 공격을 받고 중상을 입은 와중에 신지를 탈출시키면서 어른의 키스를 선사하는데, 이로 미루어 그녀에게 있어 신지는 단순한 부하유사가족을 넘어 연인에 가까운 대상이기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지가 미사토의 또 다른 연인이라는 암시는 본편에서도 몇 차례에 걸쳐 나왔다. 레이가 죽고 신동경시가 완전히 파괴된 상황에 이르러 좌절에 빠진 신지에게 다가와 "지금 너한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야."라는 성관계를 암시하는 듯한 말과 제스쳐를 보여주기까지 했다.[19] 실제로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극장용 팜플렛에는 미사토에 대한 프로필에 신지에게 상관이며 가족이자, 연인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비록 신지에게 완벽한 어머니가 되어주지 못했고, 완벽한 가정을 제공해주지도 못했지만, 진짜 가족처럼 정신적으로 큰 버팀목이 되었다. 미사토는 최소한 마음만은 언제나 신지를 위했고, 서로 제대로 표현하지는 못했을지언정, 신지 또한 미사토가 자신을 얼마나 각별하게 생각하는 지 알고 있었다. 낳기만 하고 무관심했던 겐도와 달리, 마음에서부터 우러난 진짜 사랑을 주려고 했던 미사토가 여러모로 백배 천배는 낫다. 그리고 최후에는 어른으로서 임을 지고 신지를 위해 목숨을 희생하면서 정신적으로 성장시켰으며, 카지의 유지를 이어받아 신지에게 전해주기도 했다. 인류보완계획의 막바지에, 신지가 미사토가 남긴 목걸이를 보며 결단을 내리는 장면을 보면 미사토의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5.3. 아야나미 레이, 신지를 이끄는 수호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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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어느 정도 호감을 가졌으며 아버지와 친하게 지내는 레이에게 동경을 표했다. 제3동경시에 온 신지가 가장 먼저 접근하려고 했던 또래도 레이였으며, 같은 에반게리온의 파일럿이기 때문에 자신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띄고 있는 레이에게 어느 정도 호기심 내지 약간의 호감을 가졌던 것 같다. 그러나 나름 적극적으로 친구를 만들려는 신지를 향한 레이의 반응은 상당히 무미건조했고, 이후 자신에게는 그토록 차갑게 대하는 아버지가 레이와 친근하게 부모처럼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상당한 질투감을 느낀다.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자식으로서 레이를 향한 질투심도 있었고, 이전에 자신을 향해서는 무표정이었던 레이가 겐도를 향해서 미소를 짓는 것을 보면서 겐도를 향한 질투심도 일부 있었던 것 같다.[20] "너는 너네 아버지를 믿지 못하니?"라고 질문한 것에 대해 신지가 "그딴 아버지를 어떻게 믿냐고"라고 대답한 것이 화근이 되어, 평소에는 그렇게 무반응했던 레이가 신지의 뺨따구를 때릴 정도로 격분하기도 한다. 레이의 입장에서 겐도는 평생을 키워준 아버지같은 존재이자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인데, 신지가 그런 태도를 보이니까 화가 났던 것. 그러나 신지는 신지대로 레이가 왜 그런 인간 말종을 싸고도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지는 지속적으로 레이와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했고, 야시마 작전에서 레이가 신지의 목숨을 구해준 것을 계기로 말을 붙일 수 있는 정도의 사이는 되었다. 비록 레이의 행동은 신지를 진심으로 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작전 명령에 따라 했던 행동이었지만, 그 전에 레이와 나눈 대화로 신지도 레이가 사실은 자신만큼 외로운 아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리고 자신과는 달리 에반게리온을 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충실하게 작전을 수행하는 레이에게 존경심 비슷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레이도 야시마 작전 종결 이후에 자신의 안위를 걱정해주는 신지의 모습을 예전에 자신을 구해주었던 생명의 은인인 겐도의 모습과 겹쳐보면서, 신지에게 처음으로 호감을 가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이후로도 차츰 가까워져서 신지는 대하기가 좀 껄끄러운 아스카보다 마치 어머니같은 이미지의 레이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을 더 편하게 여겼던 것 같다. 레이에게 하는 얘기를 아스카에게 하는 경우는 드물다. 레이도 신지와 진심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신지에게 진정으로 호감을 가지게 되어 레리엘전 즈음에는 작전명령을 무슨 일이 있어도 어기지 않는 레이가, 단지 신지를 걱정해서 처음으로 명령에 이의를 제기하는 모습이 나온다. 아르미사엘전에서는, 겐도의 모습을 보며 죽긴 했지만 신지와 하나가 되고 싶은 강렬한 감정을 가지게 되는 수준까지 이르고, 인류보완계획이 발동하자 레이는 결국 겐도가 아닌 신지를 택한다.

미사토는 신지에게 있어 가족애같은 가장 내밀한 결연관계의 공백들을 여러 방면으로 보충해 줌으로써 그의 인생의 트라우마를 지우게 하는 식이라면, 레이는 반대로 극중에서 신지의 부모와의 분리불안 등의 근원적인 결핍을 더욱 더 의식하게함으로써 자신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과거의 진상과 세계에 드리운 어둠을 직시하게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레이로 통해 인식되던 어두운 과거의 진상은 카지를 통해 구체적으로 파악되는 계기가 된다.) 미사토와는 정반대의 양상이지만, 그녀 역시 신지의 근원적인 결핍을 자극하는 캐릭터인지라 여러가지로 그에게 무의식적으로 이끌리는 감정을 주고 있다.

그렇지만 레이가 다만 신지의 어두운 면을 나타내는 것만은 아니고, 마치 어머니처럼 신지를 보듬어주는 수호천사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레이의 역할은 신지의 성장을 도와주며 신지를 이끄는 존재라고도 할 수 있다. 신지는 레이에게 아주 예전에 떨어져나간 일부같다는 느낌이라고 하고 있으며, 어딘지 모르게 어머니같다고 한다. 이 '어머니와 닮은 느낌' 때문에 신지가 레이에게 자신도 모르게 이끌리기도 한다.(뒤로 갈수록 신지가 가장 강하게 느끼는 레이의 인상으로 복선) 한편으로는 아버지 겐도와 마찬가지로 거리감을 느끼면서도 계속 가까워지고 싶은 가족같은 느낌으로 그녀를 대하고 있으며, 다분히 성적 호기심으로서 대하는 아스카와는 다른 존재론적인 물음을 공유할 수 있는 정신적 사랑의 이성이기도 했다.

겐도는 신지를 낳기 전에 아들은 신지, 딸은 레이라고 짓자고 한 바를 돌이켜보면, 어떤 면에서 신지와의 상징적으로 남매관계같기도 하다.[21] 아스카가 레이와의 친밀감에 대해 질투하는 언동을 보일 때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면 신지가 레이에 대해 품은 감정은 단순한 이성에 대한 호감같은 것이 아닌 매우 복잡하고 근원적인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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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신지와 레이가 서로에게 아예 이성으로서의 호감을 품지 않은 건 아닌데, 신지도 일단 레이를 어느 정도 이성으로서 생각하고 접근하는 듯 하며, 레이도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한 명의 소녀로서 자신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진정성을 가지고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신지에게 호감을 품는다. 특히 신지가 초호기에 흡수되었던 20화를 기점으로 아스카의 질투를 유발할 정도로 친해지는데, 작중에서 신지가 레이 집에 쌓인 쓰레기들을 치워주자, 레이가 얼굴을 붉히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신지는 레이에게 비인간적인 "초월적인 존재"인 릴리스의 영혼과는 별개로, "한 명의 평범한 사춘기 소녀"로서의 감정과 타인에게 사랑받기를 원하는 인간적인 욕구를 일깨워 주었고, 신지가 아버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조언을 레이에게 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그 과정을 지켜보게 되면서 오히려 이전까지는 자신의 감정을 알지 못했고, 그걸 표현할 수도 없었던 레이에게 진실된 감정과, 그걸 "타인에게 진심을 전달하는 법"을 가르쳐준 인물이었다.("이럴 때는, 웃으면 된다고 생각해") 이는 이후 레이의 선택에도 상당히 큰 역할을 끼친다.

레이는 이카리 유이의 육체에 릴리스의 영혼을 가지고 있고, 초호기는 유이의 영혼에 릴리스의 육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지를 중심으로 레이-릴리스-유이-초호기 사이에 기묘한 관계가 형성된다. 유이가 신지의 어머니이고, 릴리스는 인류 전체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네 명의 독립적인 존재들이 모두 신지에게는 어머니라는 하나의 존재로 받아들여지며, 작중에서 이들이 하는 역할도 그 양상을 다르지만 모두 신지에게는 일종의 어머니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레이는 아버지에 대한 신지의 콤플렉스를 전면에 노출시키는 캐릭터라고 볼 수도 있다. 둘 사이의 관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겐도와의 관계인데, 일단 신지에게는 겐도에 대한 '파더 콤플렉스'를 가장 적나라하게 표면에 노출시키는 관계이며, 신지가 그걸 극복해내는 과정을 상징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레이에게는 겐도로 대표되는 "과거"와 신지로 대표되는 "미래" 그리고 "모성애"라는 두 개의 갈림길에서 레이가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되고, 레이의 선택에 따라 겐도가 바라는 인류보완계획의 성패 여부가 달려있으며 레이가 택하는 사람은 곧 세상의 운명과도 직결되어서, 완폐아인 겐도에게 미래가 맏겨지느냐, 아니면 미숙하지만 아직까지는 타인에게 마음의 문을 열 가능성이 남아있는 신지에게 미래가 맡겨지느냐, 이 두 가지 길이 되고, 최종적으로 레이의 선택은 신지였다.

비록 두 번째 레이는 끝까지 겐도의 모습을 보면서 죽어갔지만, 그 이전에 아르미사엘과의 접촉으로 레이에게 일깨워진 신지에 대한 마음은 엄청나게 강렬한 것이었고, 레이의 평생 동안 전능한 위치에서 절대 거부 불가능한 명령을 내리는 신과도 같았던 겐도를 레이가 거부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며, 마침내 겐도를 구세주적인 존재가 아닌, 한 명의 불쌍한 인간으로 인식하게 된다.[22], 이런 마음은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초반에 겐도의 안경을 부수는 레이의 행동에서 잘 드러나는데, 레이는 평소 신지가 자신을 진심으로 소중하게 여기며 대해줬던 것과 겐도가 자신에게 보인 태도를 대조해 봄으로써 결국 겐도의 호의가 결국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형식적이고 표면적인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마침내 자신의 원래 몸으로 돌아가게 된 세 번째 레이가 최후에 선택한 건 신지였고, 겐도가 아닌 신지를 위해 보완을 진행한다.

보완의 끝에서 레이는 신지가 최종적으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이끌었고, 신지가 마지막으로 어른이 되는 통과의례를 거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후반부가 신지와 레이의 대화로 이루어져있으며, 이제 초월적인 존재의 위치에 선 레이는 신지가 스스로 꿈에서 깨는 것을 도와 주고, 신지와 최후의 악수를 나누면서, 자신을 희생해서 다시 신지가 원하는 원래대로의 세상을 재건해준다. 비록 초월적인 존재의 의무 때문에 스스로를 희생할 수 밖에 없어, 아스카를 되살리고서 신지 곁에 남는 최후의 연인 자리를 양보할 수 밖에 없었지만, 신지를 향한 레이의 마음은 아스카에게도 전달되었다.[23]

5.4.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 복잡한 애증의 대상

5.4.1. 긍정적인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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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죽이 잘 맞는 사이였고, 학급 내에서도 부부라고 놀림을 받을 정도로 사소한 일로 귀엽게 싸우는 등 친밀한 관계를 이어갔다. 둘의 관계는 묘하게 카지와 미사토의 관계와도 겹친다. 실제로 본편 내내 신지와 아스카와 미사토와 카지의 해프닝이 상당히 유사한 구도로 대구를 이루고 있다.(한쪽이 츤츤대는 것도 비슷하고..)

아스카는 처음 대면할 때부터 먼저 나서서 말을 걸어주는 등 제법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같이 학교를 다니된 날에는 신지 이마에 딱밤을 날리는 지극히 애교 섞인 장난를 치는 등 처음부터 이성으로서 호감이 있었던 듯 하다. 신지도 아스카의 사람 됨됨이에 대해서는 좀 부정적이었으나 그것도 이스라펠전의 훈련을 기점으로 긍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하고, 미사토와 함께 동거하면서 아스카는 단순 성적 호기심의 상대를 넘어선, 한 명의 가족으로서 신지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어렸을 적에 비극적으로 어머니를 잃고, 새엄마 아래에서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가면을 쓰며 살아가는 불편한 가족관계밖에 몰랐던 아스카에게는, 제3신도쿄시에 와서 만난 신지와 미사토가 더 진짜 가족같았으며, 무의식적으로 가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려고 하는 등 신지는 아스카가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 중 한명이기도 했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성격도 온화하지만, 우울하고 너무나 내향적이어서 자기 표현을 잘 못하는 신지의 평상시의 결점을 일정부분 채워줄만한 쾌활하고 열의가 넘치는 좋은 여자친구가 될 조건이었다.[24]

아스카 또한 나름대로 용기있게 신지에게 자신의 관심을 표현하고 있었다. 이는 이스라펠 전을 위한 훈련에서 잘 드러나는데, 신지와 아스카 합숙하고 있을 당시, 미사토가 잠시 외출해서 밤 동안 집을 비워서 단둘이 남았던 적이 있는데, 아스카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면서 들어오는 건 꿈도 꾸지 말라고 화를 내면서, "이 문은 이제부터 제리코의 벽이야, 절대 넘을 수 없어"라고 하면서 들어간다. 그러나 사실 성서에서 나오는 제리코의 벽은 신자들의 함성만으로 무너졌던 벽으로, 즉 신지가 마음만 있으면 들어올 수 있다는 뜻이었다. [25]

10화에서 수영장에 레이, 신지, 아스카와 같이 놀러갔을 때 아스카는 신지에게 학교 숙제를 일부러 도와주면서 또다시 가까워지려고 시도하고, 신지에게 가슴 자랑(...)을 은근히 하면서 신지에게 어필을 하려고 하며, 이후 신지가 수영하는 레이의 모습에 이끌려서 한눈팔자 "자, 날 봐!"하면서 또다시 신지의 주목을 끌려고 한다.

히카리가 잡아준 데이트를 파토내고, 어머니 성묘를 갔다왔을 신지 생각이 났는지 집에 상당히 일찍 들어오는데, 마침 신지가 첼로가 연주하는 것을 듣고 꽤나 의도적으로 신지를 칭찬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 했다. 이날 집에 들어올 때부터 신지의 마음을 얻으려고 상당히 강수를 두었는지, 혼자 방에서 자기 볼 일을 보던 신지 옆에서 계속 기회를 보다가 갑작스럽게 키스를 요청한다. 아스카가 이 때 보인 태도는 마치 '심심해서 한 번 해보고 싶었다'는 식으로 얼핏 평소의 장난하듯 가볍게 다가오는데, 사실 22화에서 나온 아스카의 속마음을 보면 사실 진짜로는 이 때 분위기를 타서 신지에게 고백하려고 했던 모양이다.

신지도 아스카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이 성적 호기심을 넘어선 특별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초반의 장면을 보면, 신지에게 아스카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지가 잘 드러나는데, 신지가 자살 실패 이후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아스카에게 병문안을 가서, 도리어 아스카에게 도와달라고 외치면서 거의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장면이 나온다. 정리하자면 신지는 아스카를 여자 사람 친구를 넘어선, 가족이자 정신적 버팀목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신지가 아스카에게 한 대사를 보면, 평상시에 아스카가 신지에게 넣던 츳코미조차 신지에게는 일상의 일부가 되어, 일종의 마음의 위안이 되어주기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4.2. 부정적인 면

그러나 이런 관계도 사실 표면적인 것이었으며,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아스카가 폭언과 과도한 행동을 할 때마다 마음에 상처를 받고 있었다. TV판에서는 거의 묘사되지 않았는데 극장판에서 그 전말이 나타난다. 결국 아스카의 정신이 극도로 불안해진 후반에는 거의 교류가 없어지며 이로 인한 공백을 더욱 공격적인 언행으로 표출한다.

결과적으로 아스카는 신지에 대한 좋은 감정보다는, 파일럿으로서의 라이벌 의식과 질투가 앞섰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런 마찰은 신지와 아스카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어느 정도는 예고되어 있었는데, 아스카는 '천재 파일럿'이라 불리고 진짜로 천재이기도 했던 신지를 만나게 되자, 평생동안 에이스 파일럿이자, 유일무이한 천재라고 믿었던 자신의 위치에 위협을 느끼고, 신지에게 자신이 더 우월하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어필하려고 했다.

아스카의 이런 경쟁의식은 신지와 아스카가 처음 만난 8화에서도 드러나는데, 아스카가 "내가 이런 놈에게 졌단 말이야?"[26]라고 했던 것과, 이호기를 신지에게 소개하면서 "이건 실험용 기체 따위인 초호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최고의 에반게리온이야!"라고 했던 것에서 잘 드러난다. 아스카는 언제나 남보다 자신이 위에 있어야 하는 강박증에 시달렸던 것 같고, 그녀가 아무리 노력해도 극복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재능의 차이를 가진 신지의 존재는 그녀에게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그 이전까지는 아스카 본인의 열의와 노력으로 모든 것이 커버가 가능했는데, 이 신지라는, 의지도 열의도 없는 소년 앞에서는 그게 불가능했던 것이었다. 아마 아스카에게 기분이 더 나빴던것은 신지 본인이 별로 노력도 하지 않고, 게다가 에바에 타기를 원하지조차 않는데 그런 뛰어난 성과를 내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었다. 아스카 자신은 죽어라고 노력해서 그 정도인데, 이 무능해 보이는 꼬맹이는 타기 싫다는 말을 밥먹듯이 하고 관심도 없으면서 막상 결과는 아스카 자신보다 좋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신지의 겸손마저도 아스카에게는 거짓된 가식으로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처음부터 너무도 큰 재능의 차이가 점점 더 가시화되면서 아스카는 초조해질 수 밖에 없었다. 후반부에 이르러 그녀는 사도와의 전투에서 연이어서 패하고, 신지는 연이어 승리하자, 아스카의 이런 강박관념은 패배 의식과 질투, 결국에는 신지를 비롯해 주변의 모든 사람에 대한 증오로 변질했고, 그게 아스카가 몰락하는 원인이 되었다. 신지보다 뒤쳐지는 것을 아스카는 패배로 여긴 것이고, 자신의 능력이 떨어져 사람들이 자신에게 등을 돌리자, 그 원인이 바로 신지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반면 신지도 잘못이 없었던 건 아닌데, 아스카의 험악한 언동은 신지에 대한 질투심에 비롯된 것도 일부 있었지만, 사실 마음속으로 신지를 좋아했고, 그만큼 자신을 도와주고 관심을 가져주길 바랬던 진짜 마음이 담겨있었다. 그러나 신지는 아스카의 이런 상반된 언행을 제대로 파악하기에는 너무 어렸고, 아스카가 원하는 관심을 가져주지도 못했다. 애초에 신지가 워낙 둔했기 때문에, 아스카가 이성으로 대시할 때도 받아들이지 못했고, 아스카가 간혹가 신지와 가까워지려고 진심으로 노력할 때도 미적지근하게 반응했기 때문에 아스카는 그런 태도에 답답해하는 걸 넘어서 자신에 대한 거부로 오해한 것이다.

신지가 그 또래 소년답게 여자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이 원인이라 할 수 있는데, 아스카가 츤츤거리면서도 은근슬쩍 대시하는 것을 신지는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심각하게 받아들여 아스카가 자신을 싫어하는 건지 좋아하는 건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혼란에 빠졌던 것 같다. 특히나 타인을 극도로 경계하고 무서워하는 신지에게, 자신에 대한 아스카의 이런 불확실성은 도저히 종잡을 수 없고 두렵기마저 한 것이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신지는 신지대로, 아스카는 아스카대로 오해가 쌓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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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제리코의 벽' 해프닝도 이와 연관이 있다. 신지는 아스카의 수준 높은 비유를 못알아듣고알아들을 리가 있나 결국 얌전히 밤을 보낸다. 아스카는 당연히 이에 엄청나게 실망하게 되었다... 정도가 아니고, 평생 남에게 눈에 띄려고 강박적으로 발버둥쳤던 아스카에게는 마치 신지가 자신을 철저히 거부한 것으로 느껴졌고, 거의 좌절할 정도로 커다란 상처였던 것 같다. 이때 아스카가 은연중에 신지에게 정말로 바랬던 것은 단순히 한 방에 같이 있어주는 것 이상이었던 듯 싶다. 성벽의 고사나 밑에 등장할 22화 스샷에 미루어, 아스카는 사실 신지에게 거의 함락당할 정도로 직접적인 접촉을 통한 교감을 원했던 듯 싶다. 미사토가 그랬듯이 아스카도 사랑하는 타인과의 육체적 관계를 통해 자신의 근원적인 외로움을 쫒아내고 싶었던 것일 수도.

당시에는 아스카의 반응이 나오지 않고 이후에 그냥 잠든 모습만 나오지만, 22화에서 그 전말이 드러나는데, 아스카는 밤새도록 이 자세로 신지가 혹시나 오지 않을까 기다렸던 것 같다(...). 물론 대시 한번 실패했다고 이 정도로 좌절하는 건 정상이 아니지만, 아스카의 강박적 성격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또한 키스 사건에서 지나치게 당황한 신지는 아스카와의 키스를 그리 내켜하지 않았고, 신지의 반응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아스카도 당황하면서 뛰쳐나간다. 이 경우에는 아스카의 행동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것이, 아스카는 한 명의 소녀로서 신지에게 사랑을 고백하려고 했고, 평소와는 달리 신지에게 친밀한 태도를 보이면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이쯤 됐으면 신지 또한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과감하게 그런 행동을 한 것이었다. 그런데 신지가 그런 반응을 보이자 아스카 입장에서는 몹시 당황스럽고 수치스러웠을 것이 분명하다. 남은 자존심이나마 지켜보겠다고 신지에게 "너같은 녀석이랑 키스해서 그렇다!"라고 쏘아붙이지만, 다음날 레이가 결석한 가운데 걱정하는 신지를 뒤에서 몰래 오래도록 바라보는 모습을 보면 그 이후로도 여전히 신지에게 갈망하는 것이 컸던 모양이다.

레리엘전에서는 여태까지 시도했던 구애와 관심표현을 신지가 거부한 것에 대한 원망과 스스로의 수치심 때문에 허수공간에 빠진 신지를 구출하는 작전준비 중에 계속해서 신경질적이고 냉소적인 태도로 일관했지만, 자세히 보면 똑같이 그를 걱정하는 레이를 의식하며 한 지붕에 사는 자신이야말로 신지와 가장 가까운 인물이라는 것을 어필하려는 독점욕이 엿보인다. 실재로 본편 내내 그 자신의 언동에 대해 신지가 불쾌하게 느낄지라도, 신지 주변에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끈끈하게 다가가는 것을 아스카는 굉장히 경계하고 있었고, 그것을 훼방놓고 싶어하는 면모가 있다.

그러나, 계속 악화되던 신지와의 관계는 제르엘전 이후 거의 대화를 주고받지 않는 상태까지 떨어지게 되고, 반대로 신지가 레이와는 갈수록 친밀해자,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그녀는 신지에 대한 구애를 사실상 포기하고 연애로부터 완전히 물러나게 된다. 그 이전에 이웃집 오빠처럼 좋아하던 카지를 향한 적극적 대쉬[27]가 실패한 것과, 신지에 대한 파일럿으로서의 열등감도 함께 맞물려서 아스카가 패배의식을 가지게 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그리고 진정으로 아스카가, 가족으로서 도움을 바래서 신지에게 손을 뻗었을 때도, 신지는 그 손을 잡아주는 데 실패했다. 신지와 아스카의 이런 모습은 아라엘 전에서 부각되는데,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아스카가 끝까지 후퇴하기를 거부했던 것도 파일럿으로서 자존감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동시에 신지가 자신을 구해주길 원했던 것 같다. 그런데 신지는 결국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해서 아스카는 정신이 말 그대로 강간당하고 말았으며, 게다가 아르미사엘전에서 레이가 위험에 처했을 때 신지가 레이를 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모습은 자신의 경우와 대비되어, 아스카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다. 겐도가 초호기를 동결한 탓도 있지만..

아라엘과의 조우 당시 아스카의 상상 속에서 신지에게 "왜 날 구해주지 않는거야!"라고 소리지르는 장면에서 이런 이중적인 심리가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이 때 화면에 스쳐지나가는 모습은 산달폰과의 전투 후에 화산 속에서 위험한 상황에 빠진 아스카와 이호기를 신지가 보호장비도 없이 끓는 화산에 들어가서 구해줬던 모습. 그러나 아스카가 신지에게 바라는 "구해준다는 것"은 이런 식으로 작전 중에 동료로서의 구출이 아니라, 레이를 아르미사엘에게서 구해내려고 했을 때처럼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소중한 사람으로서 구해내려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후에도 사도에게 정신공격을 당해 정신이 피폐해진 아스카는 분명 신지가 자신에게 따뜻한 위로를 해주길 바랬으리라. 그러나 신지는 아스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고, "괜찮으니 다행이야" 따위의 소리나 해대고 있었으니, 아스카의 배신감이 컸을 것이다

이건 단지 신지에 대한 아스카의 일방적인 바램이 아니라, 아스카 자신이 신지에게 다가갔던 방식이기도 했다. 아스카는 마트리엘전에서 신지를 대신해서 맨몸으로 사도의 공격을 막아주었고, 레리엘전에서 신지가 위기에 빠지자 제일 먼저 구하러 달려나갔다. 그럼에도 끝까지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신지와, 유일하게 믿고 의지했던 카지의 죽음이 복합적으로 적용해서, 아스카는 TV판 막판에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던 것 같다.

신지는 아스카가 양산기들에게 도륙당할 때도 구해주지 못했다. 당시 아스카는 "신지 따위 필요없어!"라는 식의 대사를 날리고 있었지만, 이런 대사를 날리는 시점에서 신지를 의식하고 있다는 자백이나 다름없다. 제르엘전 이후 신지가 자신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사실을 머리로도 가슴으로도 알았고, 그런 만큼 반대로 신지가 자신을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아껴주기를 바랬던 것이다. 그러나 신지는 끝까지 아스카의 모든 기대를 저버리고 또 실패한다.

신지도 마찬가지로 아스카에게 마냥 긍정적인 감정만 품고 있었던 건 아니다. 아스카가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또는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기 위해, 혹은 자신이 신지에게 무언가를 바라서 했던 폭언들과 차가운 말들이 하나하나가 이런 말들을 받아들이기에는 지나치게 섬세한 소년이었던 신지에게는 커다란 상처가 되고 있었다. 신지의 마음 속에도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고, 자신을 위로해 주지 않는 아스카에 대한 분노 내지 증오가 쌓였고,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 아스카의 목을 조르는 행위로 폭발했다고 볼 수 있다.[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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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3. 총평

아스카는 누군가의 존재를 갈구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가장 충실했으며, 오로지 사랑받기 위해서 살았고 사랑 때문에 무너져버렸다. 작중 그녀가 가끔씩 보여주었던 감정은 왜곡된 형태이지만 실로 가파르게 변화하고 있어서 미사토나 카오루를 뛰어넘을 정도이다. 거의 햄릿오필리아를 방불케하는 죽음의 경계에까지 와닿는 애절한 수준이었고, 소위 말하는 적당히 튕기는 '츤데레' 정도가 아니라 열애에 가까운 속앓이라고 보아도 무방하겠다.

결과적으로 자신을 정말 좋아하는 소녀의 마음을 몰라주었던 신지의 둔감함과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전하는 방법을 몰랐던 아스카의 서툰 표현이 복합적으로 맞물려육식녀vs초식남의 안 좋은 예 둘의 멘탈붕괴로 이어지는 처참한 결과를 초래했다. 둘 다 세상에게 마음을 닫아 감정 표현에 미숙한 사춘기 소년 소녀들이었고, 서로에게 품은 진실한 감정을 전달하기에는 둘 사이 골이 너무 깊었다. 전인류가 LCL로 변한 마지막 순간에서야 겨우 화해의 조짐이 보인다.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결말에서 신지와 해변에 함께 누워있었던 인물도 바로 아스카였다. 세상의 종말 이후 최초로 만나는 사람이 아스카일 정도로 신지에게 중요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비록 이전에 어머니에게 다시 한 번 타인과 함께 살아가보겠다고 약속했지만, 막상 다시 현실 세상으로 나온 신지를 맞이한 건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폐허가 된 세상의 참상 뿐이었다. 자신 때문에 세상이 무너져버린 가운데, 신지는 죄책감과 좌절감으로 인해 아스카의 목을 조른다.

신지는 자신이 했던 선택에 대해 아스카가 자신을 규탄하고, 또 그것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는 것이 다시 두려워져서, 아스카가 다시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지 못하도록 아예 죽여버리려고 시도했던 것이다. 그러나 신지에게 돌아온 건 저항이 아니라, 그런 자신을 보듬어주는 아스카의 따뜻한 손길이었다. 아스카는 이제 단순히 신지에게 사춘기 또래의 관심 상대, 그리고 연인을 넘어서서 새로운 어머니와도 같은 사람이 되었던 것이다.[29] [30]

5.5. 카지 료지, 신지의 조언자

비록 짧았지만 아버지이자 같은 역할을 해준 인물이다. 카지의 이런 역할은 신지의 주변에 바람직한 남성상, 신지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 줄 아버지같은 인물이 아예 없다시피 했기 때문에 더 부각된다. 처음에는 에바조종에 대해 천재성을 가진 데다가, 출생부터 네르프와 에반게리온 프로젝트와 깊은 연관이 있는 그에 대한 호기심이 앞섰지만, 개인적인 뒷조사로 그의 어두운 성장과정을 알게되면서 인간적으로 깊은 연민의 정을 느낀 것 같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사실상 신지의 주변에서 제대로 어른의 역할을 해 준 인물은 카지 외에는 없었다. 겐도의 경우 한번도 제대로 아버지 역할을 해주긴커녕, 기껏해야 반면교사밖에 되지 못했던 아버지같지도 않은 인간 말종이었고, 미사토는 언제나 신지를 위해주는 마음은 있었으나, 본인의 결함과 미숙함 때문에 신지에게 제대로 어른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그러나 카지는 경박해 보였지만 신지의 고민과 마음의 어둠을 제대로 파악했고, 어떨 때는 장난스럽게, 어떨 때는 쓴소리도 하면서 신지의 정신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세컨드 임팩트로 그 자신도 양친을 잃고 어두운 어린시절을 보냈던 카지는 아버지에게 아들 취급을 받지 못한채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며 상처입어가는 신지에게 감정이입을 느끼고 있었고, 자신이 가꾸는 수박밭에 데려와 농사를 같이 지어보기도 하고, 자기와 같이 자게 하는 등 신지에게 가족까지는 아니지만 꽤나 깊은 정을 주었다. 신지도 자신에게 명령같은 내세우지 않고 인간적으로 다정한 태도로 다가오는 어른인 카지에게 제법 심적으로 의지하는 부분이 컸는지, TV판 19화에서 혼자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카지의 격려를 듣고 힘을 얻어 에바를 타는 결단을 하기도 했다.

아울러서 신지와 마찬가지로 어두운 어린시절을 보낸 아스카와 이어줌으로써, 두 사람 모두 자신과 미사토가 과거에 그랬듯이 조금이라도 소소한 인간적인 행복을 맛보게하고 싶었던 것 같다. 사도격파를 목적으로 합숙훈련을 시킨다거나, 제르엘전 이후 용해된 신지를 걱정하는 아스카에 대해 격려를 해주는 것을 보면 확실히 그런 심정을 느낄 수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카지가 너무 일찍 죽어서, 후반에 신지가 정신 붕괴할 때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결국 카지의 의지가 미사토를 통해 신지에게 전해지긴 했으나, 만약 카지가 그 때까지만 살아있었더라면, 신지가 서드 임팩트를 일으키게 되는 참혹한 결과가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의 인류의 역사를 수호하려는 의지가 미사토를 거쳐서 신지에게 전해져, 이것이 인류보완계획을 거부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아울러서 아스카와 신지가 서로 호감을 갖고, 마지막에 마음을 통하게 된 데에는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는 카지의 마음도 적잖게 작용했을 것이다.

비록 고인이 되었을지언정 신지에게 마지막까지 큰 영향을 준 인물이다.

5.6. 스즈하라 토우지, 아이다 켄스케, 소중한 친구들

친하게 지내며 이들과 같이 있을 때는 지극히 평범한 학생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토우지는 신지에게 그나마 가장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동성친구로, 비록 처음에는 여동생 부상사건으로 험악한 관계였지만, 신지와 에반게리온에 동승했을 때 그가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감에 연민을 느끼고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였다. 하지만 에바 3호기 사건으로 토우지를 다치게 한 뒤로는 토우지와 켄스케에게 더 이상 상처를 줄까 두려워 점점 소원해졌고, 제3신동경시 파괴 후에는 모두 새로운 터전을 찾아 신지 곁을 떠났다.

두 사람 모두 계속되서 전개되는 파국적인 상황 때문에 오랫동안 친구로 남아있지는 못했지만, 신지가 전혀 모르는 고장에 와서 학교생활을 하고, 파일럿 역할까지 하는 데에 이들이 심적으로 많은 의지가 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토우지든 아이다든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끌어안고 있었지만, 그래도 신지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었고, 신지가 그나마 에바를 타고 사도와 싸우는 데에 개인적인 동기부여와 당위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되어주고 있었다.

아울러서 양친의 문제로 사실상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데다가 역시 학교 내에서 대인관계가 그다지 좋지 않은 두 사람의 케이스에 비교해, 비록 유사가족의 형태였지만 보모역할을 해주는 미사토와 티격거려도 안으로 마음을 주는 아스카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방향으로 이끌었고, 비록 중간에 여러가지로 부서지기는 했지만, 마지막에 모두와 다시 만나고 싶다는 소박하지만 가장 건강한 결단을 내리게 하는 데에 분명히 이들이 차지하는 부분도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5.7. 나기사 카오루, 유일하게 마음을 연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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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이자 피프스 칠드런이었던 나기사 카오루와의 관계는 TV판 방영 당시에도 동성애를 암시하는 듯한 파격적인 연출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 둘의 관계는 우정보다 사랑에 가까워 보인다고 평가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카오루는 작중에서 유일하게 신지가 완전히 마음을 연 유일한 사람이기도 한데, 사랑은 맞지만, 신지가 아스카에게 느끼는 것처럼 이성으로서의 사랑이라기 보다는, 동성애/이성애를 넘어 깊은 차원에서의 교감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굳이 말하면 '플라토닉 러브'에 가깝다고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신지는 레이, 아스카, 토우지 그리고 켄스케를 '친구'라고 부르는 반면, 카오루를 칭할 때는 항상 '좋아한다고 말해준 사람' 혹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신지와 카오루의 관계를 단순히 연인 사이나, 친구 사이로 표현할 수도 없다. 신지에게 카오루는 인생에서 유일하게 마음을 놓고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자, 거의 영적인 파트너에 가까운 존재이며, 레이와 마찬가지로 신지의 성장을 이끌어주는 수호천사와도 같다. 단, 레이가 신지와 함께 자신의 마음을 깨달아가는, 신지의 곁에서 같이 길을 걷는 동반자에 가깝다면, 카오루는 신지의 앞에서 길을 밝혀주는 전지전능한 인도자에 가까운 존재이다. 여러 모로 극도로 부정적이고 암울한 상황 속에서, 신지에게는 하나의 등불이자, 진정한 친구이며 유일한 희망이었다고 볼 수 있는 존재가 카오루다.

카오루는 지극히 짧은 생을 허락받으면서도 세계 안에서 고통스러워하며 필사적으로 살아남으려는 인간들의 본질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이런 와중에 만난 신지는 그가 진심으로 찾고 싶었던 근원적인 빛과 어둠을 모두 품은 인간의 고뇌와 가능성을 품은 가장 진실한 인간의 표상이 되어주었던 것이다.

더욱이 카오루는 신지를 만나기 이전부터 리린의 만든 문화의 극치라고 부르는 '음악'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카오루는 음악에서 인간의 실존적 삶의 무게를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고, 바로 세계의 한복판에서 타자들과의 대면 속에서 심한 상처를 입어 방황하고 고뇌하며 삶 그 자체로서 인간의 본질적인 파토스를 표현하는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이카리 신지의 존재야말로 '하나의 장엄한 음악'과도 같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러나 카오루의 존재가 신지에게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그도 결국 인간에게 근본적인 결단을 촉구하기 위해 일차적으로 인간의 적군의 깃발은 든 사도였고, 인류를 수호해야하는 신지로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카오루를 쓰러뜨려야만 했다. 카오루는 신지를 인간 전체의 표상으로서도, 한 개인으로서도 사랑하고 있었지만, 피안의 세계에 대한 집착에 빠진 제레의 족쇄로부터 벗어남과 동시에, 비록 불가항력적인 이유 때문일지라도 주인의 집을 빼앗은 손님의 입장에 서 있는 인간들의 근원적인 죄의식으로 인한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을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 인간들의 대표인 신지에게 자신을 죽이게 하는 너무도 아픈 결단을 촉구해야만 했다.

이전까지는 어느 정도 불안불안하게나마 멘탈을 유지하고 있던 신지가, 좋아하는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으로, 삶에 대한 미약한 집착조차 사라지게 하고, 완전히 정신붕괴를 겪게 되는 계기가 된다. 다만 이게 카오루 탓은 아니고, 신지가 지나치게 카오루 한 사람에게만 의존하고, 둘의 관계 또한 너무 깊은 것이었기 때문에, 카오루를 잃게 되자 신지가 그것을 극복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극장판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는 자신이 직접 카오루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거의 폐인 수준의 재기불능에 빠지기도 하며,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엔드 오브 에바의 초반에 신지가 보여준, 극도로 의지가 없고 찌질한 태도는 이 사건 때문이었으며, 계속 죽고 싶다고 웅얼거리면서 삶에 대한 의지를 아예 잃어버린 폐인이 된 것도 결국 카오루의 이러한 신지게 짊어준 무거운 결단 때문이었다. 급기야 신지는 카오루와 재회하면서[31] 스스로의 AT 필드를 풀어[32] 서드 임팩트를 일으켜버린다. 그러나 카오루는 마지막 순간에는 레이와 함께 신지의 눈 앞에 나타나, 신지에게 다시 선택을 할 기회를 주고, 결국에 신지가 최종적으로 올바른 길을 갈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카오루는 신지에게 있어 자신의 실존 그대로를 온전히 포용하여 사랑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인물이었으며, 카오루가 신지에게 보여준 사랑배신이라는 이중적인 태도는 모두 것을 잃어버리고 하강의 최종국면에서 도리어 절망 속에 깊숙히 묻혀진 인간의 '빛'을 발견해 다시 한 번 더 지상 위에 설 수 있는 의지를 발동시키는 세계의 가장 근원적인 타자로서의 '신'의 가장 깊은 사랑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카오루는 단순히 세간에 흔히 알려진대로 친구나 연인 관계에서 그치지 않고, 생물학적으로는 아버지이지만, 결코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겐도와 달리, 신지에게 제대로 발현되지 못한 지혜와 용기, 사랑을 깨닫게 하는 정신적인 아버지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는 초호기 안에 흡수되어 신지의 곁에 있지 못해주었던 유이를 대신해서 레이가 어머니 역할을 해 준 것과도 같다.

5.8. 이카리 유이, 신지의 하나뿐인 어머니

신지가 언제나 그리워했던 어머니. 생전에도 신지를 엄청나게 사랑했고, 비록 에반게리온 초호기코어 안에 잠들어있었지만 스토리상 신지에게 가장 중요한 조력자들 중 한명이었다. 애초에 신지가 초호기와 그렇게 높은 싱크로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유이 덕분이고, 신지가 위험에 빠질 때는 어김없이 초호기를 폭주시켜서 신지를 구해냈다.

신지는 처음에 주변에 돌던 소문을 그대로 믿어서 어머니가 아버지의 실험으로 죽었다고 알고 있었지만, 이후 초호기에 타면서 알 수 없는 친근함을 느끼고 마침내 레리엘전에서 생사의 위기에 빠지면서 처음으로 어머니의 존재를 의식하게 된다. 꼬마 신지가 어머니의 실루엣을 향해 방긋 웃으면서 빨간 구슬을 보여주는 장면이 그 장면. 그 빨간 구슬은 바로 초호기의 코어이며, 그 안에서 신지가 마침내 어머니의 존재를 찾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아카기 리츠코에게 초호기와의 접촉 실험에 대한 진실을 듣고 어머니의 존재를 확신하게 된 것 같으며, 이후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는 초호기를 "어머니"라고 부른다. 사실 신지가 1화에선 초호기를 처음 본 것처럼 말했지만 실은 에반게리온 초호기를 알고 있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 유이가 실험하다 사고가 일어날 때 현장에 있었기 때문. 엄마가 죽는 걸 눈 앞에서 봐버린 것. 그 충격 때문에 그 기억을 스스로 지우고 있었고, 의식조차 못하고 있었으나 다시 떠올리게 된다.

언제나 신지를 지키려고 했으나 유이도 다른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신지에게 부정적인 영향도 상당수 끼쳤다. 일단 신지가 엄마의 죽음을 눈앞에서 보게 된 것이 "신지에게 밝은 미래를 보여주고 싶어요"라면서 알면서도 신지를 그 자리에 데려온 유이의 탓. 물론 유이 입장에서는 에반게리온 안에 들어가서 제레가 일으키려고 하는 서드 임팩트를 피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생각하는 "인류의 밝은 미래"였으며, 이걸 신지에게 몸소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지만, 꼬마 신지가 이런 걸 이해할리는 없고 어머니가 액체화(...)되어서 나오는 장면이 신지에게 미칠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 장면은 이후 아버지에게 버려진 것만큼 신지에게 커다란 트라우마로 남는다.

그래도 굳이 반론하자면 유이는 자신이 초호기의 코어가 되면, 신지가 파일럿이 될 것을 알고 있었으며 이렇게라도 초호기 안에 자신이 있다는 사실을 신지에게 각인시킬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실제로 신지는 이 기억을 떠올리고 나서야 유이의 존재를 제대로 인지하게 된다. 유이가 원했던 최종 목적은 신지를 서드 임팩트로부터 인류를 구원하게 하려고 했었던 것 같으며, 그 후엔 아예 신지를 품고 초호기 안에서 사랑하는 아들과 영원히 우주를 떠돌려고 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신지는 어머니로부터 독립해서 스스로 살아가길 택했고, 유이는 이런 선택을 존중하고 신지와 영원히 함께하는 것을 포기한다. 생명체를 외부의 폭력과 배제로부터 지켜내는 '자기보존원리'에 가장 충실했던 인물이며, 이것은 표상적으로 어머니의 본질에 가장 충실한 모습이기도 하다.[33]스스로 아들을 태아 단계로 되돌리면서까지 신지를 지키려한 유이의 모습은 어떤 의미에서 장절하기까지 하다.

유이는 신지에게 인류 생존의 열쇠를 맡길 정도로 믿고 사랑했다.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 아스카의 죽음을 신지가 목도하게 하면서 멘붕에 빠뜨리긴 했지만, 이건 아마 신지 자신의 무력함이 불러온 극도로 부정적인 상황을 스스로의 눈으로 보게 하는 일종의 벌인 동시에, 그런 상황에서 신지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보려고 했었던 것 같다. 결국 신지가 서드 임팩트를 일으키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지만, 일단 신지가 마지막 순간에 올바른 선택을 하자, 신지를 위해 보완을 취소시켰다.

6. 신지와 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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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엘과의 전투 당시 아스카가 자기 여분 슈츠를 주며 같이 태웠는데, 참 잘 어울린다……. 켄스케와 토우지가 아스카를 뒤따라 에스컬레이터로 내려오는 신지를 보고 "페, 페어룩! 싫어잉하는 느낌이야~"라고 놀렸다. 이 모습은 2004년에 발매된 이카리 신지 육성 계획에 동봉된 팜플렛 만화에도 실렸다. 과연 신지는 나디아의 TS버전... 게다가 이스라펠 전에서 아스카랑 또 페어룩으로 입는 바람에 완전히 놀림감이 되어버렸다. 이쯤되면 제작진들이 에초부터 노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이낙스의 오피셜 게임소프트 이카리 신지 육성계획에서는 강압적으로(...) 여장한 신지와, 심지어 여자 수영복을 입고 아스카, 레이와 훈련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이쯤 되면 그냥 여캐다... 만화판에서는 학예회 때 여장을 하고 나오는데 어째 아스카나 레이보다 이쁘다. 지나가는 남학생들이 여장한 신지를 보고 미모에 감탄할 정도...


(본격_신지_히로인_인증.avi) 그리고 후유츠키 코조는 변태영감 인증 헤어스타일 변화만인데도 정말 엄마와 닮았다. 생각해보면 레이도 유이의 셀비지 데이터로 만들어낸 복제체이니 유이-신지-레이는 닮은꼴 라인에 서있다.

보너스로 넣어보는 PSP용 신세기 에반게리온 2 ~ 만들어지는 세계 ~ - another cases - 에 등장한 이벤트. 이로서 LOS파는 10년을 더 싸울 수 있다 덤으로, 본편에서 신지의 ts가 나온다. 신지에게 가슴만 달아놓은 수준이긴 하지만.

7. 기타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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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그럼에 나온S-DAT로 음악을 듣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25~26 트랙을 반복해서 듣는 장면이 유명. 언제나 이어폰을 꼽고 있어 아예 신지의 이미지로 굳어져버렸고, 이 S-DAT가 신지의 상징처럼 되다시피 했다. 신지가 항상 이어폰을 끼고 있는 모습은 신지의 폐쇄적인 성격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말하자면 음악을 듣자고 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으로부터 주변을 차단하고 혼자만의 세계로 도피하기 위해 끼고 있는 것.

8번을 듣기도 하는 걸 보면 25~26만 듣는 건 아닌 것 같긴 하지만, 26번 트랙 이후로 넘어가는 장면은 TV판에는 없다. 신극장판에선 이 S-DAT는 겐도가 사용하던 것이었다는 설정이 추가된다. 또한 신극장판에서는 25~26번을 넘어서 27번, 에반게리온: Q에서는 28번 트랙으로 넘어가는 장면이 있어서, 무언가 의미하는 바가 있는 듯 하다.

구판에서 트랙 25-26번은 각기 TV판 25화와 26화를 상징하는 것이며, 25화는 신지가 타인에게서 마음을 닫고 정신적으로 붕괴하는 과정, 26화는 신지가 깨달음을 얻고, 자신의 이런 결함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상징한다. 실제로 신지가 타인에게 상처를 입고 방황할 때는 25번 트랙을 듣고 있고, 스스로 무언가 깨달음을 얻고 자신을 고쳐나가려고 할 때는 26번 트랙을 듣는 장면이 주로 나온다. 이 두 트랙 사이를 반복하는 것은 신지가 제자리에 멈춰 방황하고, 결국에 이를 극복하고 정신적으로 성숙한다는 암시라는 분석도 있다. 25번, 26번 트랙은 둘 다 설정상 미사토의 성우인 미츠이시 코토노가 부른 노래들이다.

가사에 능숙하다. 보호자인 카츠라기 미사토가 집안일엔 꽝인 관계로 식사 등 거의 모든 집안일은 신지가 도맡아 한다.[34]고로 TV판에서부터 집안 일을 도맡아 하기는 했지만, '가사의 달인'이라는 이미지는 공식 파생작품과 2차 창작으로 인한 영향이 크다. 이러한 경향이 신극장판에는 본격적으로 적용되었다. 집안일 전반은 물론 요리실력도 상당한 듯. 에반게리온: 파에서 요리의 달인으로서의 면모가 더욱 부각된다.

활동적인 것과 전혀 거리가 먼 성격인지라 운동 같은 신체 활동을 하는 묘사가 거의 없다. 주로 실내에서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 등 혼자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다. 집에 있을 때에는 TV도 비교적 자주 보는 것 같은데, 코믹스에서의 묘사를 보면 딱히 애착을 갖고 보는 프로같은 것은 없이 그야말로 아무거나 틀어놓고 대충 시청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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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때부터 시작한 로가 특기. 본인은 재능이 없다고 하나 작중 신지가 연주한 곡은 바흐의 프렐류드로 첼로 독주곡들 가운데서도 특히 현 옮김이 빠르고 복잡해 굉장히 높은 난이도에 속하며, 신지 정도의 솜씨라면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사도신생 파헬벨 카논 사중주 연습장면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또 TV판은 좀 다른 얘기긴 하지만, Q에서 처음에는 피아노를 독수리 타법(...)으로 칠 정도로 미숙했던 신지가 단시간에 카오루와 대등한 연주가 가능했던 것도 애초에 뛰어난 음악적 소양이 있어서였던 것 같다.

때문에 미사토에게 꾸중받는 장면이 나오지만 전학 오기 전 성적은 우수했던 모양이다. 단지 상황과, 에바에 타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공부 쪽에 힘을 쏟을 수 없었던 것. 공식 파생작품 등을 통해 묘사되는 바로는 수학이나 과학같은 이과 계통에 강한 아스카와 달리 문과 타입으로 묘사된다. 본편에서 열팽창에 관한 문제를 가지고 끙끙대는 신지를 아스카가 놀리듯이 가르쳐주는 모습 때문인 듯.[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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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의 에바판에는 신지의 남자팬이 이상할 정도로 많다. LOS(Lovelove Ore Shinji)라는 괴집단이 그것. 번역하면 오레(나)♡신지가 된다. 즉 자신(남자)과 신지를 커플링해버리는 것이다.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이후 더욱 그 세력이 늘어나기도.

이렇듯 남자라기보다는 남자'아이' 취급이 강해서인지, 묘하게 남캐인데도 불구하고 서비스신이 많다. 공식 일러스트에서 묘하게 여자 캐릭터나 할 법한 서비스 컷이 들어가 있다든가. 본편의 예를 들면 아스카의 빨간 여성용 플러그 슈츠를 세트로 입었던 거(8화)라든가.

신극장판에서 주제곡을 부른 우타다 히카루가 열렬한 신지스트[36]라고 한다. 에바를 볼때마다 자신의 어린시절이 생각나서 통곡을 하며 보게된다고. 특히 초호기에 토우지와 아이다를 태우고 사도와 싸우는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신극장판 이후로 신지씨(シンジさん)이라는 별명이 부각되고 있다. 미스트씨와 마찬가지로 조롱의 의미로 부르는 성격이 강했지만 신극장판 이후부터는 경의(?)와 애정(...)의 의미를 담아서 부르는 경우도 많아졌다. 단 TV판 시절부터의 팬들은 대개 이 별명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말...정말 여담이긴 하지만 미래일기의 아마노 유키테루와 닮은 면이 있다찌질하다던가 찌질하다던가 찌질하다던가

8. 세간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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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알기도 전에 너무나 많은 고통을 겪어서 망가진 소년.

기존 로봇 애니메이션 주인공과는 달리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며 싸워야 하는 이유를 찾아 끊임없이 고민하는 안티 히어로적인 캐릭터. 때문에 로봇 애니메이션 사상 유례 없는 찌질이로 평가되기도 한다. 처음부터 에바에 타고 싸워야 한다는 상황에 반항적이고 불안한 모습을 많이 보였으며, 후반에는 마음의 문까지 닫아버리게 된다.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는 병원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아스카의 맨 가슴을 보고 자위행위를 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보여주며 이후로도 여러가지로 많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37]

8.1. 옹호론

14살 감수성이 예민한 소년이 하루아침에 죽을 수 도 있는 전장으로 내몰리는 상황에 처하면 누구나 그렇게 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냐는 것. 칼을 들고, 적을 바라보며, 적에게 다가가 찌르고, 베고, 찔리는 전투 방법을 사용하기에 적응이 더욱 힘들다. 당장 누군가 평범한 중학생을 느닷없이 전쟁터 한복판에 던져놓는다고 생각해봐라(...).

유년기에 방치, 가혹한 전투,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는 괴로움, 지인들의 죽음. 이런 환경은 어른도 견디기 힘들다. Holemes의 스트레스 측정표에 의하면 이카리 신지의 스트레스 지수는 400점을 넘어선다. 이건 스트레스 그 자체로 병이 생기거나 자살을 걱정해야 하며, 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태이다: 부모의 죽음(100점) + 가까운 친구의 죽음(63점 * 2명) + 이성친구와 관계가 깨어짐(53점) + 병원 입원(58점 * 다수) + 뛰어난 개인적 성취(46점) + 부모의 부재(38점) + 부모와의 대화 적음(26점).#

더군다나 에바 파일럿들이 겪는 고통은 장난이 아니다. 툭하면 팔다리가 잘려나가거나, 목이 졸리고 뼈가 으스러지는 수준의 고통을 전투시에는 거의 일상적으로 겪는다. 에바와의 싱크로 때문에 그 고통이 파일럿에게도 그대로 전해진다. 싱크로율이 높을수록 이것은 더욱 강하게 피드백된다. 오랫동안 훈련을 받은 레이나 아스카는 그렇다 쳐도, 이전까지는 넘어져서 다리가 까지거나 하는 수준의, 일상적인 고통밖에 겪은 적이 없었을 신지는 그야말로 굉장한 의지력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늘 초호기가 주력에 서는지라 최전방, 그것도 육박전/격투전의 중심에 있다는 점도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38]

에바 탑승 자체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자신이 물러서면 인류가 멸망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금방이라도 도망가고 싶은 걸 억지로 참고 출격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보통 사람들보다 용감하다고 평해도 모자람이 없다. 게다가 훈련 따위를 일절 거치지 않고 첫 전투부터 극한 상황에 몰렸으니 더욱 충격이 클 것이다. 게다가 신지는 이전에 사도가 자위대를 전멸시킨 후 N2 폭탄을 맞고도 걸어나오는 씨바 아무도 막을 수 없는무시무시한 장면을 직접 봤었고, 몇 년 만에 만난 아버지가 따뜻한 소리는 커녕 인삿말도 없이 난생 처음 보는, 조종 방법도 모르는 거대 로봇에 타서 아까의 그 괴물과 싸우라고 하는 상황. 게다가 신지는 이전까지 지극히 평범하게 살고 있던 소년으로, 사도나 에반게리온같은, SF 영화에나 나올 법한 것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도 그 날 처음 알게 된 상황이다.

처음부터 주위의 냉대와 무관심 때문에 위축될 수밖에 없기도 했다. 중반부엔 주위 상황에 적응해가면서 비교적 밝은 모습을 보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신지의 주변 버팀목이었던 인물들이 모두 죽거나 재기불능이 되어 신지가 의지할 사람이 없어진다. 이런 점에서 후반부에 신지가 찌질해진 것은 주변 환경의 영향이 크다고 주장한다.

몇 년 동안 혹독하게 훈련을 받은 군인들도 전투와 전투를 거듭하게 되면 PTSD로 정신적인 문제를 겪는 사람이 생긴다. 그런데 에바에선 불합리한 상황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 들어주기는커녕 오히려 갈군다(...). 파일럿들이 정신적 불안정을 겪으면, 그걸 해결해주기는 커녕 파일럿을 교체한다는 식의 대사나 날리고 있다(...). 그나마 신지는 가장 중요한 초호기 파일럿인데다가 실적도 뛰어나서 반항을 했다가도 돌아오면 받아주었지만, 처음부터 인류보완계획과 인연이 없었던데다가 부진하기 했던 아스카는 기회만 있으면 퇴출시키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계속되는 전투로 쌓인 스트레스를 분출하지 못하고 안으로만 계속 쌓아놓으니 정신이 이상해지 않으면 그게 비정상이다. 거기에다가 네르프는 파일럿들에게 잘 곳과 먹을 것만 공급해주고 끝. 심지어 고아원도 이런 짓은 안 한다. 돈이 엄청나게 드는 방어시설에는 아낌없이 투자하면서 에바 파일럿의 멘탈케어에 대한 투자는 0이다. 이건 초법규적인 군사 단체인 네르프의 특성상 그럴 수도 있고, 몇 년 전에 세컨드 임팩트라는 대참사를 겪고 이제 겨우 복구 중인 세계이기 때문에, 개인의 정신적 행복이라는 개념 자체가 인류를 구한다는 '대의' 앞에 많이 묻혀졌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EOE에서 "일그러진 초호기 파일럿의 자아에 인류의 보완을" 대사가 있는 것을 보면 신지의 폭주는 계획된 걸로 볼 수도 있다. 만약 진짜라면 제레이카리 겐도말그대로 천하의 개쌍놈들. 소년병으로 혹사당하는 신지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환경으로 이런 환경에서 미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대인배라고 칭찬해줘야 할 듯.

8.2. 회의론

회의론 측에선 신지는 이미 본격적으로 친구가 죽어나가기 시작하는 극한 상황 전, 도와주는 사람이 아직 있었을 때도 여러가지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며, 중간에 꽤나 밝아졌음에도 후반에 급격하게 망가진 점, 신지의 대사와 행동 등을 빌어 환경보다는 신지 본인의 인식적인 면에 문제가 크지 않냐는 주장을 한다. 토우지를 상처입힌 일에 대해서도 사과를 하고 용서를 얻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두려움으로 도망치기를 택한 점은 문제가 느껴진다. 이건 타인에게서 도망치려고 하고, 마음을 닫으려고 하는 신지의 근본적인 문제점과도 관련이 있다.

또한 신지가 완전히 멘붕된 상황에서 했던 극단적인 선택, 즉 서드 임팩트를 일으킨 것에 대한 책임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상황이 상황이었지만, 어쨌든 타인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공포심 때문에 인류 전체를 멸망시켰고, 그런 참상을 불러일으킨 것에 대한 1차적 책임은 전적으로 신지에게 있다. 서드 임팩트의 초기 진행 단계에서 "그냥 다 죽어버려"라는 독백에서 이 때 신지의 심리가 얼마나 병적이고 뒤틀려있었는지 나타나는데, 애초에 타인이 무섭다고 타인을 아예 없애버리겠다는 발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비정상적인 것. 다만 진짜로 다른 사람들을 죽이고 싶다는 건 아니고, 그냥 그 당시 주변 상황에 대한 신지의 극도로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말이자, 애초에 신지는 레이-릴리스가 말했던 "타인을 없앤다는 것"이 "타인의 죽음"으로 직결된다는 생각 자체를 못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주변 상황에 대한 신지의 태도는 거의 부정적인 방향으로 일관되어 있고, 주변 인물로부터 막대한 심리적 피해를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거듭되는 상황 속에서도 그것에 대한 해결책이나 해소구를 찾지 못하고, 용기가 없어 그런 문제에 대해 끝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서 앓았던 것도 신지의 문제다. 너무 개인적인 문제에 집착하고, 맞서기보다는 달아나기를 택하려고 하는 심리와, 자신의 책임에 대한 무지함이 신지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애초에 인류를 구해야하는 막대한 임무를 아버지에게 칭찬받기 위해서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탄 시점부터 신지가 자신의 의무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 드러난다. 사실 스즈하라 토우지가 다쳤던 것도 겐도의 탓도 있지만, 이전에 신지가 위험한 상황에 몰릴 만큼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던 탓도 있었다. 물론 신지는 혹시라도 친구가 다칠 수 있는 상황을 피하려고 한 좋은 의도였고, 검증되지도 않은 위험한 기술인 미 시스템사람을 상대로 시험했던 겐도가 제일 책임이 크지만, 만약 신지가 그 때 더 적극적으로 싸워서 아예 발디엘을 제압해버렸다면 그런 참극이 벌어질 여지 자체가 없었을 것이다.

신지가 내렸던 선택은 사춘기 소년의 전형적인 심리, 즉 주변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부정과, 자신의 선택이 초래할 결과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무지함의 결과였다. 애초에 제레가 신지의 멘붕을 의도했던 것도 있었고, 주변인의 죽음같이 극단적인 상황에 놓였기 때문에 정신이 버티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인류 생존의 열쇠를 거머쥔 에반게리온의 파일럿으로서 신지는 그런 상황에도 어떻게든 멘탈을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런데 신지는 자신의 중대한 의무를 끝까지 의식하지 못했고, 결국에는 아스카를 구하는 데에도, 인류를 구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애초에 이런 평범한 소년을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고 그런 중대한 선택권을 무책임하게 맡겼던 주변 인물들의 책임도 명백하게 있지만, 그렇다고 신지의 행동이 완전히 정당화되는 건 아니다. 말하자면 신지의 행동은 주변 상황의 어쩔 수 없는 결과물이었지만, 그래도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다.

게다가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듯이, 신지는 어머니에게 약속을 해놓고서도, 이후 막상 아스카와 대면하자 다짜고짜 목을 조른다. 결국 자신이 이전에 했던 말에도 불구하고 막상 현실 상황에 놓이자 그걸 못이기고 서드 임팩트 때와 결론적으로는 똑같은 선택을 했던 것. 이 장면에서 "타인이 두려워서 타인을 없애버리는 것을 택한다"는 신지의 비정상적인 사고방식이 또다시 드러나는데,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를 똑똑히 두 눈으로 목도하고도 그걸 고치지 못했던 것이다. 신지가 정말로 아스카를 죽이는 건 원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건 명백히 신지가 자신의 행동에서 예상되는 결과를 예상치 않고 위험한 행동을 했던 것이며, 결국에는 신지의 선택이 또 나쁜 결과를 불러올 뻔했다.

8.3.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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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메카물 주인공답지 않은 이런 나약함, 네거티브 때문에 많은 질타를 받기도 하고 논의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평범한 소년의 모습으로서 시청자의 공감을 얻기도 하고 감정이입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세계관 자체가, 전후 일본의 사고방식을 대표하는 구세대와, 21세기가 다가오며 새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신문화와 그를 대표하는 신세대가 공존하는, 1990년대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일본을 나타내고, 신지같은 소년이야말로 그런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의 모습 그 자체와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시대를 대표하는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을 듯.

기존의 메카물 주인공들은 심리 묘사가 빈약하거나 인물의 개인적인 사정보다는 상황에 맞추어 가는 경우가 많았다. 외계의 적이 나타났으면 당연히 맞서 싸워야지!!!라는 주인공의 개인적인 심리묘사 보다는 그 상황에 대한 당위성에 맞추어서 캐릭터를 구축한 것. 이런 상황 속에서 침략이라는 상황과 응전하는 영웅이라는 캐릭터는 맥락이 일치하기 때문에 오히려 캐릭터는 몰개성한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러한 경우도 영웅적인 행동을 극한으로 밀고 나가면 나름대로의 캐릭터를 구축하기는 하지만. 반대로 이카리 신지나 카미유 비단, 작품 초의 아무로 레이처럼 그 상황에 대한 당위성과 엇갈리는 개인의 심리묘사를 성공적으로 해내는 케릭터들은 강한 개성을 시청자들에게 남기는데 성공한다. 침략이라는 상황과 고민하는 개인이라는 캐릭터는 맥락이 엇갈리고 이를 통해서 다양한 갈등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

현대의 미국 슈퍼 히어로 영화들의 주인공들이 심각한 고뇌에 휩싸여서 일견 찌질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전통적으로 고뇌하는 히어로인 배트맨은 말할 것도 없고, 마블의 히어로중 가장 흥행에 성공한 스파이더맨은 돈도 없고 여친 마음도 이해못해서 오해를 사는 청년이 되었으며, 슈퍼맨마저 호쾌한 영웅상을 벗어 던지고 배트맨처럼 과거와 현실 사이에서 오락가락한다.

직선적인 영웅 캐릭터는 호쾌해 보일 수는 있어도 재미가 없다.(...) 오히려 찌질한 캐릭터들이 으이구, 저 찌질한 놈 ㅋㅋㅋ라며 비웃는 맛(...)도 있고 캐릭터가 상황에 저항하다보니 이야기 거리도 많아지고 고민도 많고 뭔가 그럴듯해 보이는 리얼한 효과도 낼 수 있다. 그리고 타르시스는 잘난 사람을 우러러볼 때 생기는게 아니라 찌질한 사람을 보고 혀를 차면서 그래도 나는 낫지~ㅋㅋㅋ라는 심리를 느낄 때 더 발생하기가 쉽다. 자기가 아프거나 가려운 부분을 쉬원하게 긁어주니까. 이카리 신지라는 캐릭터가 계속해서 강한 생명력을 가지는 것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사실상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라는 애니메이션 자체가 크게 봐서는 신지라는 소년의 성장 스토리라고 볼 수 있다. 이건 특히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후반부에서 잘 드러난다. 겁많고 타인을 두려워하는 소년인 신지가, 자신의 단점으로 인해 잘못된 선택을 하고 그로 인해 고난과 시련을 거듭하다가, 최종적으로 타인에 대한 중요한 깨달음을 얻고 다시 한 번 살아갈 용기를 얻어,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로 요약할 수 있겠다.

9. 유명한 대사

  •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초호기에 처음 탈 때의 대사. 도망치고 싶다는 두려움을 떨쳐내기 위한 신지의 결의를 보여주는 대사. 이후로도 자주 입에 담는다. 신지의 일종의 자기 최면. 이 대사는 1화 제작 당시의 안노 감독의 심경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39] 워낙 유명한 대사라, 신지의 성우 오가타 메구미잔혹한 천사의 테제 라이브 공연을 했을 때도 신지의 목소리로 이 대사를 해서 팬들이 환호성을 질렀고, 에반게리온 초호기 실물 사이즈 머리가 전시되어 있는 후지 Q 하이랜드에서도 이 대사를 배경음으로 틀어준다.

  • "낯선 천장이다."
    2화에서 병원에서 깨어나서 한 대사이자 2화 제목.의, 의사양반, 여기가 어디오?

  • "엄마 아빠, 살려줘요!!!"
    코믹스판에서 초호기가 사키엘에게 공격당해 기동불능 상태에 빠졌을 때, 무의식중에 초호기 베이스인 리리스와 접촉하여 공포를 느껴 외친 절규. TV 시리즈 16화 레리엘 전에서도 비슷한 절규가 있었고, 그 이후로도 여러 곳에서 신지의 유약함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대사로 자주 사용되었다.

  • "목표를 센터에 넣고 스위치……. 목표를 센터에 넣고 스위치……"
    연습할 때 대사. 무감정하게 기계처럼 말하는 것이 포인트.

  • "그냥 웃으면 돼."
    라미엘 격파후 레이가 "이럴 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 몰라"라고 하자 답한 대사.

  • "미안."
    신지가 무언가 타인에게 죄책감을 느낄 때마다 자주 하는 대사로, 그가 얼마만큼 타인에게 상처입히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사과 정도가 아니라, 좀 더 자신에게 적극적인 관심표현을 원했던 아스카는 신지가 이 말을 하는 것을 싫어했다.

  • "전 에반게리온 초호기 파일럿 이카리 신지입니다!"
    19화에서 네르프에 돌아와서 "왜 여기에 있나"라고 하는 겐도 앞에서 한 대사. 신극장판 파에서도 등장.

  • "배신했구나! 내 마음을 배신했어! 아버지랑 똑같이 배신했어!"
    나기사 카오루가 사도임을 밝히자 배신감을 느끼고 하는 대사.

  • "고마워.(ありがとう.)"
    TV판의 마지막 대사. 저 초탈한 얼굴 덕분에 일본 에바 팬들이 아스키 아트, 짤방으로 자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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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최악이다……"
    Air에서 어느 행위를 저지른 뒤 말한 전설의 대사.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여기서 말하는 '나'는 왠지 신지가 평소 사용하던 1인칭 '보쿠'가 아니라 '오레'다.[40] 최저라고 적혀있어 그렇게 심한 욕은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最低는 일본에서 꽤나 무시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영어판도 'I'm so fucked up.'라고 번역했기도 하고, 우리나라로 치면 "(이딴짓이나 하는) 나는 씨● 정상이 아니다." 정도의 말 정도가 될 것이다.

  • "다시 한 번 말해봐! 네 앞니를 몽땅 다 부러뜨려 버리겠어!"
    코믹스판에서 카오루가 레이의 죽음을 두고 "바보같은 짓"이라고 평하자 신지가 발끈해서 하는 말. 신지답지 않게 박력이 넘쳐서 그런지 에바 팬들이 신지 얘기를 할 때 자주 언급되는 대사가 되어버렸다.카오루:AT 필드 전개

10. 파생매체에서

10.1. 슈퍼로봇대전 시리즈

본편의 찌질한 언행과 행동의 반동 탓인지(어쨌든 신극장판은 최근의 작품이니까)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에서는 주변에 즐비한 인생의 달인들과 간지 가이들에 의해 허구한 날 갱생당한다. 자신과 비슷한 또래나 더 어린 초등학생 정도 나이의 아이들이 로봇에 타고 싸우는 것을 보고는 충격을 먹는 장면이 꼭 한 번씩은 등장하며, 주변의 간지 가이들로부터 자신에게 주어진 거대한 힘을 이용하여 약자를 지키는 '자신 이외에는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조언을 들어가면서 전사로서의 마음가짐을 키워나가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슈퍼로봇대전에서의 신지는 찌질본좌 -> 인생의 쓴맛 -> 동료들의 애정과 사랑 -> 간지 가이로 각성하는 루트를 밟게 된다. 까놓고 말해 주변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 본편과 비교가 미안할 정도로 많은 데다가 그들이 주는 도움 자체가 실제로 확실히 효과가 있다. 하지만 본편이 이렇게 진행되었다면 에반게리온이란 작품은 결코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는 없었을 것이다.

슈퍼로봇대전 F에서는 브라이트 노아가 '예전의 아무로 레이를 닮았다'라고 말하며 전체적으로 아무로와 비슷하게 묘사됐다. 급기야 에바 타고 탈영해서 찌질거리다가 브라이트에게 수정당하는 이벤트가 나온다. 이때 신지의 대사는 "갑자기 뭐예요! 아버지한테도 맞은 적이 없는데!?!" 퍼스트 때 아무로가 한 대사랑 똑같다. 이는 퍼스트 건담에서 브라이트가 아무로에게 했던 이벤트의 패러디. 브라이트 왈 옛날 아무로가 생각나더군. 물론 아무로도 이걸 보고는 지나간 추억이라며 피식 웃고 넘어간다.[41] 여담으로 이 수정 이벤트는 안노 히데아키가 직접 슈로대에 넣어달라고 부탁해서 나온 이벤트로 유명. 이후 주변인의 도움으로 신지도 성장해서 나름대로 괜찮아진다. 그러나 배드엔딩 루트에선 갱생을 못한다. 그래. 애들만 문제냐. 바른 길로 인도 못한 어른이 더 문제지

슈퍼로봇대전 알파에서는 원작의 개그도 조금했던 면을 반영해서 개그회화에 참여하기도 하고 나름대로 밝게 바뀐다. 중간에 원작대로 위기에 몰리나 동료들의 격려에 변화하는 패턴을 밟는다.

특히 알파에선 게임 중 '신지 플래그'란 게 있어서 이것을 만족시켜감에 따라 신지의 성격이 바뀌는데, 카오루가 죽어서 고민하고 있을 때 플래그를 만족시킨 상태라면 카부토 코우지가 "너도 론드 벨의 일원이라면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키기 위해 싸워봐! 그게 사나이야! 슈퍼로봇 파일럿의 혼이라고!"라며 격려해줘서 신지가 제정신 차리는 명장면이 나오기도 하며 급기야 마지막엔 아스카를 돕겠다며 마징카이저, 진 겟타로보와 함께 우주에서 날아오는 이벤트가 발생한다. 단, 신지 플래그를 다 맞춰가며 플레이하게 되면 거의 대부분의 숨겨진 유닛, 파일럿은 포기해야 한다. 그야말로 에바 팬(...)을 위한 시나리오. 3차 알파에선 이 플래그를 만족시키지 않은 것이 정식루트로 취급된다.

알파 당시 신지의 정신 커맨드집중 가속 열혈 번뜩임 각성 이라는, 이상적인 리얼계 전투원의 정신 커맨드를 가지고 있었다.

이후 알파의 후속작 3차 알파에선 완전히 갱생해서 나온다. 3차 알파에서는 특히 '도망치면 안 돼'란 대사 자체를 하지 않는다. 전투 대사도 리메이크 되어서 원작에선 수동적으로 말하던 "목표를 센터에 놓고 스위치"라는 대사도 힘을 줘서 말할 정도. 성격도 아예 약기에서 강기로 바뀌어서 기력이 팍팍 올라가며 컷인의 그림체 또한 원작과 달리 늠름하다. 정신적으로 성장해서 키라 야마토를 격려하거나 훈계하기도 한다. 이건 완전히 원작과 180도 다른 IF 신지.

다만 이 상태에서 무리하게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시나리오를 넣으려 하다 보니 갱생이 끝난 신지가 거대화된 레이의 모습을 보고 극장판의 찌질이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이는 원판과 로봇대전에서 재해석된 성격이 맞물리면서 낳은 일종의 설정모순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꿈과 희망의 슈퍼로봇대전이다 보니 마지막에 억지로 로봇대전 버전 신지의 성격으로 되돌린다(용자왕에게 용자 칭호까지 받는다.). 이카리 겐도 또한 내면적으로 자신을 훨씬 뛰어넘어 성장한 신지의 말과 행동을 보고는 '알파넘버즈에 보냈던 것이 답이었던 모양이구나'라는 대사를 남겼다. 하지만 역시 위화감이 크다.

MX쪽의 신지는 원작의 신지에 가깝지만 이쪽도 역시 최종적으론 원작의 신지보다는 제정신이 된다. 최종보스를 상대로 "나는 도망치지 않아. 그게 이 싸움에서 배운 거다! 그러니까 필요없어! 보완 따윈 필요없다고!!"라고 외치는 것도 명장면.

전체적인 시리즈 공통으로, 레이보단 아스카와 친하게 나오는 편. 전반적으로 티격태격 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원작 만큼 파멸적인 관계로 간 적은 한 번도 없다. 3차알파에선 급기야 장기간 동거했음이 폭로되어 멤버들 사이에서 공인 커플로 찍히게 된다. 3차 알파에서는 아스카의 앙탈을 잘 받아주며 기가 드센 여자들 다루는 법에 도가 튼 모습을 보여주었다.

로봇대전에서는 동년배 파일럿들과 친분을 쌓는 경우가 많은데, 건담W의 카토르 라바바 위너, 키라 야마토, 자이언트 로보의 쿠사마 다이사쿠와 친하다. 특히 F에서 카토르와 상당히 많이 친하다. 거의 카토르가 나기사 카오루의 대역 수준. 정신적 지주였다. 3차 알파에서는 아군 전체가 적의 정신공격에 당해서 살짝 정신이 이상해졌는데 이때 신지가 트로와, 카토르와 같이 음악 연주회를 열겠다고 하며 넥키 바사라를 캐스팅하러 같이 갔다가 바사라의 노래를 듣고 정신차리는 이벤트도 존재. 그 외에도 바사라가 여러가지로 격려를 많이 해준다.

키라 야마토를 자신의 과거처럼 생각하고 있으며 여러가지로 격려도 해주고, 잘못하면 훈계도 하면서 키라를 이끈다. 이 때문에 시드 팬들이 "감히 키라를 신지와 동급으로 취급하다니!"라며 반발하기도.하지만 시드까들입장에서는 그저 코웃음이 나올 뿐 루트 분기에서 시드와 키라가 항상 같은 루트로 다니는 것도 특징. 쿠사마 다이사쿠하곤 알파에서 상당히 친했는데 자이언트 로보가 모종의 사정으로 잘려서 애매해졌다.

그 외에 믿고 의지할 형으로서 카부토 코우지, 나가레 료마, 하란 반죠랑 친했다. 특히 하란 반죠는 아예 알파에선 카지 료지의 역할을 대신해버린다.

능력치는 대대로 싱크로율 수치가 에바 파일럿중 최고라서 원래 수치 이상의 공격력, 명중율, 회피력을 자랑하는 에이스다. 3차알파에선 소대장 능력으로 'AT필드 효과 강화'를 들고 나온다. 신극장판의 전개 때문에 열혈, 혼을 들고 나오는 거 아니냔 농담이 일부에서 있으나 실은 슈로대에선 이미 신지는 열혈과 혼이 있다.

시옥편에서는 카토르가 아닌 진 무소와 자주 엮이는 편

10.2. 강철의 걸프렌드 2ND

(팬픽이라 악평을 듣기도 한) 강철의 걸프렌드 2ND의 만화에서는 약간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평소에는 때때로 바보짓을 하는 대체로 밝은 분위기의, 어찌 보면 로봇대전의 신지에 가까우면서도 그보다 더 성장한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만화 초반에 나오는 조리실습시간 사건에서 특히 잘 드러난다.

어느 날, 아스카가 학교 수업 중 조리실습시간에 신지와 자꾸 가까이 하려는 레이 때문에 질투심에 성질이 뻗친 나머지 주변 사람들에게 히스테리를 팍팍 부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생선을 삶던 냄비를 치우려고 하자 히카리가 아직 덜 삶은 거라며 만류하는데, 되레 찌질거리다가 실수로 냄비를 집어던지고 말았다. 그런데 하필 다른 일에 집중하느라 미처 피하지 못했던 신지의 등에 맞으면서 신지는 그 뜨거운 물을 죄다 뒤집어쓰게 되었고, 다행히 덜 삶은 물이었던 관계로 심하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등 전체에 화상을 입게 되었다.
정작 범인인 아스카는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솔직하지 못한 성격 때문에 되레 신지에게 성질을 부리며 사과 받으러 왔냐고 찌질거리는데, 신지는 오히려 밝게 웃으며 "아스카는 다친 데 없어? 난 남자니까 상관없지만 여자는 화상 흉터가 남으면 큰일이잖아"라며 그야말로 대인배의 모습을 보였다. 그 따뜻한 말 한마디에 아스카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며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사과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에바 초호기에 타게 될 때도, 원작에서는 겐도의 협박을 듣다가 자신이 타지 않으면 부상을 입은 레이가 타야 하는 상황임을 알게 되고서야 겨우겨우 타게 되는데, 여기서는 자기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이 자진해서 직접 타는 장면이 나온다.

이쯤 되면 좋은 의미로 너무나도 훌륭한 원작 파괴. 이러니 이 만화를 까는 사람들한테 팬픽소리를 듣는 거다. 원작과 달라도 너무 다른, 진짜 멋진 싸나이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10.3. 동인, 2차 창작에서

대부분 에바 팬픽들은 애니의 찌질한 신지의 성격을 역행, 재구성, 분기, 마개조 등으로 바꿔서 나온다. 특히 안티, 단죄물에서는 은발에 적안으로 변한 게 많으며 겐도우, 리츠코, 미사토를 인정사정없이 단죄한다. 에바 팬픽계에서는 이른바 슈퍼신지라고 통한다. 심지어 마야와 엮이는 짧막한 개그 팬픽 나선의 각에서는 500년 동안 신선의 밑에서 배움을 받아 모든 것에 통달해버린 슈퍼 먼치킨이 되었고, 유이까지 부활시킨다(!). 이 쯤이면 울트라 먼치킨

성인취향 동인지쪽에서는 여성 캐릭터들만 나오고 마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확실한 주인공으로서 등장하는 일이 많은 데다가, 비주얼적으로도 여성 캐릭터 못지 않은 미형에 포커스도 많이 할애하여 그리는 등 남자 캐릭터치고 대우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아마 이것은 신지라는 캐릭터가 갖는 유약함과 순수함이 성별과 관계없이 되려 더 여성적인 이미지를 연출함으로써 여성 캐릭터들의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끌어내기 쉽기 때문일 듯 싶다. 예외도 존재하지만, 거의 대부분 신지가 아스카를 머리로 한 여성진들에게 성적으로 농락당하는 식으로 묘사된다. 심지어는 아예 신지가 능욕당하는 작품도 간혹 존재할 정도..

미사토의 새로운 여자친구같은 TS작품에서 신지가 미사토가 준 맥주를 마셔서[42] 여자가 된다[43]

유명 팬픽 2nd RING에서는 정신적으로도 성숙하고 냉정해지지만, 신지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고뇌하고 성숙한 정신의, 더 성장해나가는 캐릭터로써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원작의 틀을 크게 깨트리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러운 변화와 전회의 경험을 통하여 좀 더 성숙해지고 어른스러워진, 레이와의 감정 묘사와 다른 인물들과의 상호작용 등등에서 다른 2차 창작의 신지보다 묘사와 표현이 원작을 존중하면서 깊은 이해도를 가지고 재해석을 해냈다고 호평을 받았다. 이른바 훈남 신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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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우연이겠지만, 신지의 가타카나 표기는 TVA에서 주로 등장한 에반게리온 기체 3대의 얼굴을 연상시킨다. 왼쪽부터 초호기-영호기-이호기의 눈 개수와 턱.
  • [2] 스파이크는 신극장판에서도 배역이 유지된 성우 3명 중 1명이다. 나머지 2명은 아스카 역의 티파니 그랜트(Tiffany Grant)와 미사토역의 앨리슨 키스(Alison Keith).
  • [3] 칠드런(Children)은 차일드(Child)의 복수 명사이기 때문에 사실은 잘못된 표기다. 때문에 영어 더빙판에서 '서드 차일드', 신극장판에서는 '세번째 소년'으로 수정.
  • [4] 그렇게 안 보이지만, 동양인치고는 피부가 나름 하얀 편이다. 아스카는 백인 혼혈이고, 미사토나 리츠코는 화장을 하고 있는 데다가, 레이와 카오루는 알비노 수준으로 창백하기 때문에 별로 부각되지 않지만 사다모토가 그린 공식 일러스트를 보면 피부색이 절대로 까만 편은 아니다.
  • [5] Seperation Anxiety. 신세기 에반게리온 사운드트랙 중 음악명이기도 하다.
  • [6] 신극장판에서는 시키나미 아스카 랑그레이가 제9사도 때문에, 이 때는 처음부터 아스카란 것을 알았다.
  • [7] 자신이 살아온 부정적인 인생에 대한 혐오와 사회에 대한 분노로 살인을 선택하는 데스노트야가미 라이토나, 부패한 사회에 대한 저항이 대의이기는 했지만, 명백한 의미에서 테러와 반란이라는 극단적 폭력을 선택한 코드 기어스를르슈 람페르지같은 경우가 좋은 예
  • [8] 다만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도 남에게 직접적으로 상처입히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다만 신지의 심리 상태가 이미 있는 대로 파탄이 나 있었고, 결국 그 심층적인 심리 상태가 반영되어 서드 임팩트가 일어난 것. 신지가 인류 전체에 대해 정말로 살의를 가지고 행한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 [9] 야만적인 상황에서 똑같이 야만성을 내면화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에 대해 끝까지 저항하려는 그의 인간적 결단은 빅터 프랭클 등 실존주의 심리학자들이 가장 강조하는 주제 중 하나이다.
  • [10] 카츠라기 미사토 또한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히로인 포지션은 나이 때문에 빼앗겼어도애초에 미사토는 신지와 함께 에반게리온의 진 주인공이기 때문. 둘 다 성장형 캐릭터다.
  • [11] 결국 철회하긴 했다.
  • [12] 1화에서 보인 그 추태(...)가 주 원인이 아닌가 싶다. 다만 이에 대해서 안노 히데아키취성의 가르간티아 각본을 쓰는 우로부치 겐에게 한 말을 보면 "1화부터 주인공이 성공적으로 출격해서 적을 섬멸하는 건 무리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부러 넣은 장면인 듯 하다.
  • [13] 이 때 아스카가 입은 데미지는 2%정도에 불구하고, 레이는 30%가 조금 넘어가는 정도였지만 신지만 혼자 데미지 수치 67%였다.
  • [14] 제르엘전에서의 영호기와 이호기의 파손에 대해서는 이후의 리츠코나 휴가 등을 통해 나오는데, 에바의 자가복구력을 완전히 넘어서서 제레를 통하여 예비 파츠를 인수받아 고쳤다고 한다.
  • [15] 실제로 N2 폭발을 근거리에서 맞았던 네르프 본부가 흠집 하나 나지 않은 반면에 신지가 발을 구르자 꼭대기가 박살났다.
  • [16] 심지어는 엉망인 부자관계나 마지막에 무너지는 것까지도(...)
  • [17] 이후 카오루에게도 "너 역시 날 배신했어!"라고 외친 것을 보면 상당히 충격이 컸던 것 같다.
  • [18] 18화 이후로는 아버지에 대한 신지의 내적 갈등에 대한 묘사가 거의 없다.
  • [19] 물론 미성년자인 신지에게 성관계로 위안을 주겠다는 발상은 상당히 비정상적이지만, 자기 자신 또한 어린 시절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해서 감정의 표현에 서툴렀던 미사토이기에 상황적으로 이해는 되고, 또한 일단 의도만은 나쁜 의도가 아니었다.
  • [20] 이런 질투감은 레이와 친근해지는 것과는 별개로 상당히 오래까지 갔던 것 같은데, 시리즈 후반부에서도 신지가 독백상으로 레이를 '대용품'이라고 부르면서, 자신과 아버지의 관계에 끼어드는 부정적인 존재로 묘사하는 장면이 있다.
  • [21] 겐도가 레이를 키운 것도 그렇고, 실제로 레이가 100% 유이의 클론은 아님을 생각하면, 남매 관계로 표현하는 게 제일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 [22] 이것은 무한자로서의 신이, 유한한 인간의 세계로 하강하는 종교적 알레고리로서도 아주 강한 의미를 지니는 대목이다. 유한자-인간으로서의 대표로 선 신지가 초호기와의 합일을 통해 세계의 운행을 뜻대로 하는 무한한 신성을 얻고, 반대로 무한자인 레이는 자신이 담지한 신성을 깨닫자마자 유한자-신지를 찾는 식으로 '성'과 '속', 그리고 '유한성'과 '무한성'이 서로 교회융통하며 모든 것이 최고 가치의 절대성으로 통하는 완벽한 의미의 '보편성'의 발현으로 나오는 것이다. 나기사 카오루가 죽을 때 보여주었던 것과 같이 신과 인간의 극적인 존재론적 만남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 [23] 마지막 장면에서 아스카가 붕대를 두르고 있는 모습이 1화에서 신지가 부상당한 레이와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한다.
  • [24] 아스카도 다소 우울하기는 하지만, 주변사람들을 세심하게 신경 써주고, 온화한 성품을 가진 신지에게 좋은 감정도 많이 느꼈을 것 같다. 사실 아스카가 카지에게 호감을 갖게 된 것도 그런 부분이 컸을 것이리라.. 더욱이 레이하고는 일종의 근친관계가, 미사토와는 원조교제에 가까운 관계가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스카는 유일하게 건전한 이성관계가 성립된다.
  • [25] 하지만 이것은 '사자굴의 다니엘', '나무 위의 도둑' 등 성서의 고사들을 격언이나 속담처럼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서구권에서 자라난 아스카의 실수라고 할 수 있겠다. 탄생은 병원, 축제때는 신사에 가고, 결혼식은 교회, 죽어서는 절로 간다는... 비종교적으로 유명한... 일본에서 제리코의 벽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 많을까 싶다.
  • [26] 신지의 첫 기동실험에서 싱크로율이 아스카보다 높게 나왔던 걸 두고 하는 말
  • [27] 성적으로 유혹할려고 시도했을 정도로 지나치게 적극적이었다. 물론 카지는 좋아하긴커녕 분명히 선을 그었고, 그 이후로 자신에 대한 아스카의 집착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아스카가 또래인 신지에게 좀 더 건전한 방식으로 관심을 가지게 하려고 노력했다.
  • [28] 사실 아스카도 신지의 고충을 어느 정도 이해는 하고 있었다. 자세한 건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 항목 참조. 다만 아스카 본인은 신지보다 크면 컸지 작지는 않은 트라우마에 본인 또한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신지를 받아들여주거나 포옹해 줄 상황이 전혀 되지 못했다.
  • [29] 아스카가 신지의 뺨을 쓰다듬는 모습은 바로 앞 장면에서 이카리 유이가 아들의 뺨을 쓰다듬었던 장면을 연상시킨다. 아울러 아스카가 신지에게 비로소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전달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 [30] 굉장히 재미있게도 Tv판 26화, 또다른 가능성의 세계에서 소꿉친구랍시고 신지를 깨우러오는 아스카의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르게 늦잠자려고 앙탈부리는 아이를 다그치는 어머니같은 모습이었다. 신지는 아스카는 자기한테 매일 잔소리만 한다고 푸념하지만, 팬티 엿보기했다고 화를 내는 레이한테 곧바로 항변하며 신지를 감싸주는 걸 보면 어지간히도 신지를 잘 챙겨주는 모양이다. 여담이지만, 신지의 책상 위에는 큰 글씨로 '아스카-이카리부부'라고 씌여있다. 이미 EOE 이후 두 사람의 결말은 나와있었다.
  • [31] 카오루는 죽음 이후에 겐도의 손에 이식된 아담의 원래 육체로 돌아갔으며, 이후 레이가 그걸 흡수해서 릴리스로 돌아갔기 때문에, 보완이 진행되는 동안 거대 레이의 육체 안에는 카오루의 의식도 깃들어있었던 것 같다. 레이와는 달리 보완을 진행하는 데 큰 개입은 안 한 것 같지만, 겐도와 신지의 눈 앞에 카오루가 직접 나타나기도 한다.
  • [32] AT필드풀었다는 건 아예 마음의 벽 자체를 완전히 없애버렸다는 것으로,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제대로 연 적이 없었던 신지가 얼마나 카오루에게 깊게 의지하고 있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 [33] 이것은 겐도에게도 일부적용되는 사항이기도 하다. 다만, 겐도는 같은 자기보존원리일지라도 유이와 같이 인류라는 보편성까지 포함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행복했던 시절로 돌아가 그곳에서 영원히 안존하려는 지극히 사적인 자기보존욕이라고 보면 되겠다. 어떤 의미에서 가장 유아기적인 욕구에 사로잡힌 인물이라 할 수 있으며, 바로 여기가 겐도와 신지가 결정적으로 갈라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 [34] 실은 미사토가 첫날부터 둘의 가사분담표를 이렇게 짜놓았다.신지의 보직은 파일럿이 아닌 미사토 당번병... 사생활 능력 떨어지는 보호자를 대신 해서 가사를 맡는 모습은 왠지 은하영웅전설의 율리안 민츠와 비슷하다. 보호자가 애주가인 것도 비슷.
  • [35] 반대로 아스카는 인문사회계열에 약해서인지 세턴판 세기 에반게리온 2nd impression에서 선생에게 질문이 들어오자 신지에게 답을 물어보는 장면이 나온다.
  • [36] SHINJIST : 열렬한 신지팬을 지칭. 같은 부류의 용어로 아야나미스트, 아스카인(人)이 있다.
  • [37] 원래는 집으로 돌아가 자기 방에서 얌전히(…) 일을 치룬다는 설정이었지만, 좀 더 파격적인 연출을 노린 것인지 본편에서는 병실에서 바로 저지르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 [38] 일반적으로 조직폭력배는 이러한 전투에 있어서는 퇴출 1순위이다. 권위에 복종하지 않으며, 고통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전투 임무 자체를 수행하지 못한다.
  • [39] 출처: 코믹스판 1권에 수록.
  • [40] '오레'는 어린 애들이 주로 사용하는 '보쿠'에 비해 좀 더 나이가 있는, 자기 주장이 강한 남성적 표현. 신지가 어른이 되었다고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 장면 이후론 다시 '보쿠'를 쓰므로 좀 애매한 면이 있다.
  • [41] 브라이트와의 사이가 완만해지지 않았으면 웃으며 넘어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듯하다. 아니 옛날과 같았으면(브라이트 노아와의 사이는 물론) 아예 넘어가긴커녕 오히려 브라이트를 그아말로 찌질하게 까거나 그랬을 것이다. 그래도 아무로는 과거엔 연연하거나 그러지 않는 것 같다(애초에 연연했으면 피식 웃고 넘어가지 않는 건 물론이고 과거의 모습이랑 비슷한 모습을 많이 보였을 테니까).
  • [42] 마신게 아니라 미사토가 일부러 쏟는다
  • [43] 검열삭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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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2015-04-13 16: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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