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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아르나

last modified: 2013-07-31 19:22:07 by Contributors

세월의 돌에 등장하는 서사시. 아룬드 연대기의 세계관에서 현실세계의 로미오와 줄리엣 정도의 위상을 가진 전설적인 비련의 커플 아르나레오 로아킨의 사랑을 그린 여러 작품들 중 하나이다.

작중에는 아르나와 레오 로아킨의 첫 만남과, 아르나와 이스나에-드라니아라스인 레오 로아킨의 사랑이 문제가 되어 이스나에-드라니아라스들의 최고 회의인 '일곱 장로의 자리'에 아르나가 불려 나가 거침없이 레오 로아킨이 자신의 연인임을 발언하는 장면이 인용되어 있다. 내용을 보면 알지만 아르나가 상당히 적극적이다.

처녀는 말했다.
"내가 그대를 구해 줄 수가 있어요. 상응하는 대가만 낸다면!"
레오 로아킨은 흰 앞치마를 두른 농가의 처녀에게 물었다.
"처녀여, 그 대가가 무엇이오? 내가 지금 빠져 있는 곤경에 비추어 볼 때, 그 대가가 무엇이든 간에 내가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드오만."
처녀는 다시 말했다.
"약속하시겠지요? 고귀하신 이스나에-드라니아라스. 대가는 일단 제가 그대를 구해 드린 다음에 받도록 하지요. 흰 햇살이 봄을 비추고 있고 이런 날은 밀린 빨래를 하기 좋은 때에요. 어머니도, 그 누구도 모르게! 그러니 오후가 되기 전에 그대는 동료들에게 돌아갈 수 가 있을 거에요."
레오 로아킨이 말했다.
"그대를 만난 것이 마치 물의 정령을 만난 것만큼이나 기쁘오!"
처녀는 대꾸하였다.
"미라티사 정령을 만났더라면, 저보다 훨씬 더 솜씨 있게 해냈겠지요! 그대처럼 고귀한 이스나에에게 저처럼 대가도 바라지 않았을 거고요."
이스나에에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에 뚜렷한 구분이 있었다. 아르나는 솜씨 있는 처녀였고, 그래서 레오 로아킨이 할 수 없는 일, 즉 그의 진창에 빠진 옷과 신발을 금방 손질하여 세탁했으며 그를 자신의 방 안에 숨겨 주었다. 하지만 레오 로아킨에겐 갈아입을 마땅한 옷이 없었기에 아르나가 방으로 돌아왔을 때, 매우 애매한 상태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흰 햇빛이 숲을 비추는 따뜻한 봄, 할 일을 다 한 농가의 처녀는 그에게 약속한 대가를 요구했다.

- 트루바드 음유시인 메란 두하스 作
<처녀 아르나> 1장 37편
(구판 소설 3권 P.141~142)


"인간 족의 처녀여. 그대의 바람은 이루어질 수 없소."
아르나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둥글게 둘러서서 그녀를 바라보는 일곱 명의 고귀한 이스나에-드라니아라스들의 눈동자를 향해 차례로 시선을 보냈다. 둥글고 부드러운 선으로 이루어진 그녀의 흰 뺨과 이마에는 결심을 품은 자의 흔들리지 않는 견고함이 흐르고 있었다.
"그런 결정은 내가 할 것입니다."
"어째서?"
그녀의 대답에 일순 동요한 듯, 그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높은 장로의 목소리가 약간 흔들렸다. 그녀는 몸을 돌렸다. 농가의 처녀였던 아르나에게서 지금 앳된 아름다움과 순결한 매력만큼이나 당차고 굽히지 않겠다는 투지가 빛나고 있었다.
과거의 그녀로서는 감히 발을 들여 놓을 엄두도 내지 못했을 '일곱 장로의 자리'에서도 그녀는 아무것도 겁내지 않았다. 충분히 예의는 지켰지만, 그녀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 그녀는 수줍어하지도 않았고, 망설이거나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그는 나의 것이에요. 내 것을 두고 이래라 저래라 참견할 권한이 여러분에겐 없어요. 고귀한 분들이여, 그는 이제 이스나에-드라니아라스이기 전에 아르나의 연인이니까. 그것이 먼저예요."
장로들 사이에 술렁거림이 퍼져 나갔다.
그녀의 말은 확실히 놀라운 것이었다. 이들 일곱 장로에게 '결정은 내가 하겠다'라는 식의 말을 한 자는 일찍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적 존재들 가운데서도 가장 고귀한 이스나에-드라니아라스를 두고 '나의 것' 이라는 말을 뱉은 여인도 또한 없었다.

- 트루바드 음유시인 메란 두하스 作
<처녀 아르나> 24장 138편
(구판 소설 3권 P.176~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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