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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신드롬

last modified: 2015-03-12 22:09:51 by Contributors

영어: Paris syndrome
프랑스어: Syndrome de Paris
일본어: パリ症候群[1]

외지인이 파리에 대한 환상과 실상의 괴리를 극복하지 못해 겪는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 주로 일본인이 이 병을 앓는다고 알려져 있다. 불일관계에 나와있듯이 일본인의 프랑스에 대한 사랑은 광적이며, 프랑스에 관련된 것들이라면 고상하고 낭만적인 이미지로 통용되는데 막상 그러한 동경과는 전혀 다른 현실을 보고는 괴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꽤 많기 때문이다.

파리는 일반적으로 낭만의 수도로 여겨지는 곳으로 센 강, 샹젤리제 거리, 에펠탑, 패션과 향수, 아름다운 고전 건축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런 아름답고 고상한 도시 파리를 기대하고 관광을 갔다가 이상한 냄새가 나는 골목, 노숙자들, 길거리에 널브러진 개똥과 쓰레기들, 일부 몰지각한 백인들의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우중충한 무슬림들 등으로 인해 환상이 팍 깨지고, 식당에 가면 "프랑스어도 못하면서 왜 프랑스 왔냐?"고 시종일관 불친절하게 구는 웨이터[2]에 충격을 받아 파리 신드롬을 겪게 된다고 한다. 나의 파리는 이렇지 않아!

얼핏 들으면 도시전설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어이가 없고, 실존하는 사실이 아니며 그저 웃긴 유머 정도로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해마다 평균 10명 이상 발병하는 엄연한 정신 질환으로, 프랑스 주재 일본 대사관은 24시간 핫라인을 열어두고 의료진을 대기시킨다고 한다. 흠좀무. 이 질환을 겪은 사람 중 어떤 여자전자파 공격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고, 어떤 남자는 자기를 태양왕 루이 14세로 착각했다고 하는 등 여러 모로 지랄맞게 무섭다(...). 가게에서 왕 같이 대접받고, 청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일본인들이니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현실과 이상의 괴리로 정신 질환까지 걸릴 정도라니 일본인들의 사고방식은 여러모로 유연치 못한 듯 하다. 하긴 제2차 세계대전 종료 후 덴노의 "나는 인간이다" 발언으로 온 국민이 충공깽에 빠졌던 나라니 오죽할까(...). 물론 굳이 일본인이 아니라도 프랑스에 환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포함된다. 충격받기 싫으면 괜한 환상을 가지지 말자. 유럽의 유명 선진국이라 해도 프랑스도 엄연히 사람사는 곳이다.

본국으로 돌아가서 정신 치료를 받는 사람들까지 보태면, 아마도 파리 신드롬을 겪는 사람은 더 많이 집계될 듯 하다. 치료 방법은 파리를 떠나서 다시는 가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예방하려면 애초에 파리에 관한 환상을 가지지 않아야 하고, 정 환상을 간직하고 싶으면 그대로 마음 속에만 간직한 채로 직접 파리에 가지는 말자.

비교적 솔직한 일본의 여행 작가들이 써놓은 여행기를 보면 파리에 가보면 프랑스 사람인 척 하는 프랑스빠 일본 사람들이 많다고 일본식으로 아주 부드럽게 디스한다. 만화 맛의 달인에서도 같은 내용이 다루어진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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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영어, 프랑스어 위키백과에 파리 신드롬을 검색하면 친절하게(?) 일본어 명칭도 같이 적혀있는 걸 볼 수 있다.
  • [2] 프랑스인들은 유럽 국가 사람들 중에서도 영어가 안 통하기로 유명하다고 먼나라 이웃나라에서도 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파리 같은 대도시에서는 영어가 꽤나 잘 통한다. 영어보다 자국어를 선호하는 이유는 단순히 영어를 못해서... 이는 프랑스는 다른 유럽 소국처럼 영어교육에 그다지 열을 올리지 않기 때문...이었으나 이것도 옛날 이야기다. 프랑스도 젊은 층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게 늘고 영어교육비 지출이 갈수록 늘고 있다. 반대로 프랑스어 교육비 지출은 급하락. 2000년대 후반에는 유명 프랑스어 퀴즈 TV 프로그램이 시청률 저하로 20여년만에 폐지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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