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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

last modified: 2015-04-15 15:46:34 by Contribu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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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laberinto del fauno[1] (영어제목 Pan's Labyrinth)

어른들을 위한 잔혹 동화

Contents

1. 개요
2. 상세
3. 평가
4. 한국 배급사의 병크
5. 줄거리
6. 오픈 엔딩

1. 개요

2006년 기예르모 델 토로가 각본을 쓰고 감독한 멕시코 판타지 영화. 1944년 내전이 막 끝난 시점의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소녀가 겪는 환상과 현실을 그리고 있다.

동화적이면서 기괴한 판타지와 파시스트 치하의 비극적인 역사라는 서로 안어울릴 것 같은 두 장르를 완벽히 조화시킨 스토리와, 독창적인 비주얼 및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더해져 엄청난 찬사를 받은 델 토로의 대표작이자 최고의 판타지 영화 중 하나.

장르를 따지자면 판타지이지만 일반적인 오락 영화는 아니며, 동화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호러에 가까울 정도의 잔혹성이 엿보이는 작품. 뒤틀린 환상 세계와 잔혹하고 무자비한 현실 세계의 묘사 속를 보여주며 일반적으로 연상하는 판타지 영화나 환상영화와는 엄연히 범주가 다르건만...당시 국내 배급사가 마치 나니아 연대기 같은 가족용 판타지인 것처럼 홍보하는 짓을 하는 바람에 국내에서는 좀 미묘한 반응을 얻었다.

아카데미 3개 부문을 비롯, 많은 수상을 했고 로튼토마토 96점, 메타크리틱 98점[2]을 기록하는 등 거의 극찬으로 일관된 평가를 받았다. 제작비는 1,900만 달러, 흥행 수익은 8,300만 달러 정도.

2. 상세

기예르모 델 토로멕시코인이며 판의 미로 또한 멕시코에서 만든 영화이다. 델 토로가 전작 악마의 등뼈에 이어 이 작품에서도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이유는 멕시코와 스페인이 같은 스페인어권인 것 이외에도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 멕시코는 스페인 내전 당시 소련과 함께 공화파(반파시스트)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몇 안되는 나라로, 내전이 끝난후 패배한 공화파들이 대거 이주해서 망명 정부를 수립하기도 했다. 이 정부는 1976년까지 지속되었다.

나의 모국인 멕시코는 스페인 내전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나처럼 영화를 만들고 싶어했던 아이들 중에는 스페인 내전 이후 멕시코로 망명해온 가족의 아이들이 많았고, 내게 아버지와도 같았던 이도 스페인의 망명자였다. 스페인 내전은 1930년대에 일어났지만, 그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많은 가정이 아버지와 아들을 잃었고, 형제가 형제를 살해했다. 스페인 내전은 잔인한 방식으로 가족을 파괴했던 것이다. - 기예르모 델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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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토로의 아이디어 노트.

판의 미로는 델 토로가 어린 시절부터 20년에 걸쳐 노트에 적은 낙서들과 아이디어 및 그림을 정리한 것으로, 그의 라이프워크라고 할만한 작품이다. 어린 시절의 꿈에 나온 "염소뿔을 가진 남자"를 모티브로 그의 경험과 영향받은 요소들이 녹아있다. 예를 들어 루이스 캐럴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프란시스코 고야의 그림들, 아서 매컨의 "위대한 목신 판"에 등장하는 불길한 이미지 같은 것들. 다만 종교적인 영향은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는데, "타인을 위한 자기 희생이 곧 자신의 구원"이라는 메시지에서 기독교적 요소를 읽어내려 하는 평론가들에게 "내가 보기에는 지극히 불경스러운 영화"라며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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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나 바쿠에로.

오필리아 역을 맡은 이바나 바쿠에로는 1994년생으로, 7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한 아역 배우이다. 판의 미로를 촬영할 당시에 11세로 델 토로 감독이 설정한 오필리아보다 나이가 다소 많고, 곱슬거리는 머리 등도 델 토로가 생각하던 오필리아 이미지와 약간 달랐지만 첫 대본 리딩에서 델 토로의 아내와 카메라맨이 눈물을 흘릴 정도로 박진감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어 캐스팅되었다. 귀엽고 똘망똘망하지만 남모르는 깊은 슬픔에 젖은 느낌의 오필리아 역을 훌륭하게 소화하면서 각종 영화제에서 11회 노미네이트 되어 6개의 상을 수상했다.

2008년 12월 26일 KBS 명화극장에서 한국어 더빙판으로 방영되었다.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에 나오는 곡 메르세데스의 자장가(Nana de Mercedes, 나나 데 메르세데스).

3. 평가

2006년 칸 영화제에서 첫 상영되었을 때 [3] 22분간 기립박수를 받은 일화는 유명하다. 토론토 국제 영화제 초연 시에도 기립박수를 받았으며, 비미국 영화지만 79회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미술상, 촬영상, 분장상의 3개 부문을 수상했다. 그밖의 수상 기록은 다음과 같다.

  • 멕시코 아리엘 어워드 : 작품상 포함 9개 부문
  • BAFTA 어워드[4] :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포함 3개 부문
  • 스페인 고야 어워드 : 7개 부문
  • 전미비평가협회 상 : 최우수 작품상
  • 새턴 어워드[5] : 최우수 국제 영화상 포함 2개 부문
  • 스페이시 어워드 : 최우수 작품상
  • 콘스텔레이션 어워드 : 최우수 SF 영화, TV, 또는 미니시리즈 상
  • 환타스포르토 영화제 : 최우수 작품상
  • 벨기에 영화 평론가 조합 : 그랑프리
  • 휴고 상 : 최우수 영화 부문

로튼토마토 96&, 메타크리틱 98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임지를 비롯한 주요 매체가 2006년 최고의 영화 내지는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았으며 로저 이버트는 "역대 최고의 판타지 영화"라는 평가와 함께 4/4의 별점을 주었고 자신의 가장 위대한 영화 리스트에도 등재했다. 2010년 엠파이어지는 "동화, 파시즘에 대한 비판, 호러, 판타지, 기묘하게 아름답지만 병적인 이야기, 이 영화를 어떤 시각으로 읽든 간에 이 뒤틀린 걸작은 척 노리스도 때려 눕힐 만한(!!!) 감성의 펀치를 선사한다."라는 말을 덧붙여 역대 최고의 영화 100선 중 5위로 선정했다.

4. 한국 배급사의 병크

한국 개봉시 배급사가 이 영화에다가 뜬금없이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라는 출처불명의 부제를 붙여 놓고 15세 이상 관람가인 이 영화를 아동용 판타지 영화로 선전했다. 그나마 최소한의 양심은 있었던지 제목은 안 바꿨다. 여기에 낚인 사람들은 고문, 신체훼손, 괴물, 그로테스크하고 잔인한 묘사에 크게 놀랐고 가족용 판타지 영화인 줄 알고 낚인 아이들이 울면서 뛰쳐나가거나, 동시에 온 가족들이 중간에 관람을 중단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 때문에 불매운동을 하자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

그러나 이는 영화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배급사의 잘못된 홍보 탓이다. 이러한 이유로 덕분에 한국에서는 흥행에 실패했고 평도 그다지 좋지 않다. 네이버 등에서의 평점이 낮은 이유도, 이러한 병크 마케팅에 낚인 사람들의 분노의 1점 러쉬 때문. 단기간의 관객몰이를 위해 작품성을 무시하고 벌인 이기적인 마케팅으로 말미암아 되려 망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배급사로선 자업자득인 셈.배급사를 죽입시다! 배급사는 나의 적!#멀쩡한 영화 하나 버려놓고 뻔뻔하다...어렵고 힘든 일이면 사기도 용서되나?

한국에서만 이런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다른 나라에서 홍보했을 때도 스페인 내전이 배경이라는 건 싹 감추고 판타지 부분만 보여주는 건 흔히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프랑스[6]일본,아이슬란드 등의 국가에서는 12세 이상 관람가로 개봉되기도 했다(...)

5.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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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에 '지하 왕국의 공주 모안나가 지상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못 이겨 남몰래 올라왔다가 강렬한 태양빛에 두 눈이 멀어 지하로 돌아오지 못하고 평범한 인간으로 살다가 죽게 됐다.'는 내용의 짧은 동화가 나레이션과 함께 나온다.[7]

오프닝이 끝나고 배경은 현실인 1944년 스페인으로 바뀐다.[8] 이 당시에 스페인은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파시스트군이 공화정부에 대한 반란을 일으켜 정권을 잡은 상황으로, 공화파 잔당들은 산간지방에서 게릴라전을 벌이고 있다.

동화책 읽기를 좋아하는 감수성 풍부한 소녀 오필리아는 임신한 어머니인 카르멘과 함께 새아버지 비달 대위가 있는 산간 오지로 가고 있는 상황이다. 공화파 반군을 잔인하게 진압하고 있는 파시스트군 장교로 악명 높은 비달은 시계[9]로 시간을 체크하며 카르멘과 오필리아가 제때 오길 기다린다.

카르멘은 임신중독증인데다 무리하게 장거리 여행을 한 탓에 매우 건강이 안 좋았지만, 비달은 카르멘이 임신하고 있는 자신의 아들[10]에만 관심이 있을 뿐, 오필리아와 어머니 자체에는 매우 차가운 태도를 보인다. [11] 뿐만 아니라 그는 그저 아픈 딸들을 위해 토끼를 사냥하러 나온 아무 죄 없는 농민 부자가 단지 의심스럽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심하게 폭행하고 잔인하게 살해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파시스트였다. 정작 그들의 짐에서 토끼가 발견되자 앞으론 수색을 철저히 하고 보고하란 명령을 내리고 가버린다.[12] 낯선 환경과 무서운 새아버지에게 위축된 오필리아의 마음은 당연히 쉽게 열리지 않았다. 카르멘은 오필리아에게 비달을 아버지라 부르라고 했지만 오필리아는 냉정한 비달을 두려워하며 자신의 죽은 친아버지를 여전히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인다.[13] 그런 오필리아를 비달의 하녀들 중 가장 젊은 메르세데스가 이모처럼 다정히 돌보아 준다.

비달의 저택에 도착한 날 밤, 침대에 누워있던 오필리아는 저택에 도착하기 전 숲속에서 본 곤충과 다시 만나게 된다. 오필리아가 책 속에 나오는 날개달린 소인같은 요정의 모습을 보여주자 곤충이 요정의 모습으로 변신하고 오필리아는 요정에게 이끌려 저택 부근의 큰 숲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발견한 지하세계로 가는 미로의 유적에서 그녀는 고대 신화 속의 정령인 을 만나게 된다. 판은 그녀를 공주님이라고 부르며 경의를 표한 뒤, 그녀는 지하세계의 모안나 공주의 환생인 것, 그리고 아버지인 지하세계의 왕은 아직도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오필리아가 다시 지하세계로 돌아오려면 다음 보름달이 뜨는 밤까지 세 가지 임무를 완수해야 하며 그녀에게 그 임무를 지시해주는 책을 건네준다. 다음날 엄마 카르멘과 저택의 하녀들은 드레스를 입고 공주처럼 예쁜 오필리아의 모습에 감탄하지만 오필리아는 전날밤의 일에 대해서만 생각할 뿐이다. 오필리아는 자신의 어깨에 공주의 증표인 달의 문양이 새겨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들뜬 마음으로 몰래 책을 펴서 자신의 첫번째 과제를 지시받게 된다.

첫번째 임무는 나무의 뿌리에 살며 나무를 말라 죽게 만들고 있는 괴물 두꺼비에게 마법의 돌을 먹여 그를 처치하고 그 뱃속에 있는 열쇠를 가지고 오는 것이었다. 고생 끝에 오필리아는 기지를 발휘해 열쇠를 가져오지만 그러느라 카르멘이 특별히 선물해 준 만찬을 위한 예쁜 드레스를 진흙으로 심하게 더럽히게 된 데다가 만찬에도 불참한다. 화가 난 카르멘은 그 벌로 오필리아를 굶기지만 오필리아는 들떠서 배고픈 줄도 모른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두번째 임무를 보려고 책을 펼쳐봤을 때 이 다음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알려달라고 묻자 책이 로 물들더니 카르멘의 상태가 갑자기 악화된다. 카르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임무를 멀리하고 있는 오필리아 앞에 판이 나타나, 두번째 임무의 수행을 재촉한다. 오필리아가 '어머니가 아프다.'는 이유로 할 수 없다고 하자, 판은 만드레이크의 뿌리를 주며 이것을 우유에 담가 카르멘의 침대 아래에 놓고 만드레이크에게 매일 신선한 두 방울을 주라고 한다. 오필리아는 남몰래 판의 지시를 따랐고 그 덕분에 카르멘의 증상이 호전되자 오필리아는 다시 책을 보며 두번째 임무를 알아본다. 그 임무는 아이를 잡아먹는 지하괴물[14]이 있는 방에 가 칼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오필리아는 무사히 임무를 수행하는 듯 했지만, 굶어서 몹시 배가 고픈 상태였기 때문에 그 방의 식탁 위에 있는 진수 성찬을 손대지 말라는 지시를 무시하고 포도알을 몇 개 집어먹고 만다. 그러자 괴물이 깨어났고 오필리아와 함께 온 요정들은 괴물을 막으려다 괴물에게 잡아 먹히고 만다. 그 후에 자신을 쫓아오는 괴물을 보고 기겁한 오필리아는 가까스로 도망쳐 나온다.

그러나 후에 판이 이 사실을 알자, 규칙을 어겼다고 격분하여 "당신은 절대로 지하 왕국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라며 그녀의 눈 앞에서 사라진다. 한편 메르세데스와 카르멘의 주치의는 숲 속에서 게릴라군의 수장인 연인 페드로와 긴밀하게 내통하며 비달의 계획을 방해한다. 사실 이 두사람도 게릴라군의 일원으로 첩자 노릇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몰래 숲으로 가서 부상자를 치료하고 보급품을 전달해준뒤 게릴라군은 다음날 비달의 처소를 습격한다. [15] 비달 역시 이에 대한 반격으로 숲 근처의 게릴라군을 잔인하게 죽이고 게릴라군의 일원을 사로잡아 고문한 끝에 메르세데스가 첩자란 사실을 확인하고, 잡혀온 첩보원을 안락사해주고 항생제를 빼돌려 갖다준 카르멘의 주치의 페레이로 박사까지 사살해버린다.[16]

한편 판이 사라지고 나서, 오필리아는 카르멘의 침대 아래에 놓은 만드레이크의 상태를 확인하러 갔다가 그만 비달에게 들키고 만다. 만드레이크의 뿌리를 본 비달은 그것을 빼앗아 내팽개치려고 하고, 카르멘이 나서서 비달을 달래고 대신 오필리아를 꾸짖는다. '판이 그러라고 했다.'고 울먹이는 오필리아에게 비달은 '동화만 보더니 완전히 미쳤다!'며 화를 냈다. 비달을 내보낸 카르멘은 현실은 차갑고 마법같지 않다며 눈물을 흘리고 미안하지만 마법같은 건 존재하지 않고 '동화 같은 건 없다.'며 만드레이크의 뿌리를 불에 던져 태워버린다. 이때 여지껏 잠잠하던 만드레이크 뿌리가 불에 타며 고통스런 비명을 질러댄다. 그러자 그 순간 갑자기 카르멘의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되어, 그녀는 비달의 아들을 낳다가 결국 죽게 된다.

카르멘의 장례식이 끝나고, 메르세데스는 비달이 자신의 정체를 눈치챈 것을 알고 오필리아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온다. 오필리아의 호소에 메르세데스는 오필리아를 데리고 야반도주하려다가 붙잡히고 만다. 비달은 오필리아는 방에 가두도록 명령하고, 메르세데스를 고문하여 취조하려 하지만 방심한 사이 메르세데스는 몸에 지니고 있던 식칼로 결박을 풀고 비달을 찌르고 나는 몰라도 오필리아는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를 남긴뒤 비달의 오른쪽 볼을 찢고 도주해버린다. 숲속으로 도망간 메르세데스는 곧 포위되지만 게릴라군이 그녀를 구출하고 비달의 부하들을 사살하고 비달은 엄청난 수적열세에 몰리게 된다. 이후에 비달이 상처를 손수 실로 꿰메고 거즈를 붙인 뒤에 브랜디를 한잔 하는 씬이 나오는데 정말 리얼하다. 꿰맨 볼의 실밥 사이로 브랜디가 다 세어나와서 거즈가 젖고, 알콜 성분 때문에 비달도 따가워하는데, 보는 관객들이 더 아플 지경.[17]

그날 밤 방에 홀로 갇혀 슬픔과 외로움에 빠진 오필리아 앞에 판이 다시 나타나며 그녀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며, 갓 태어난 그녀의 남동생을 미로까지 데려오라는 것이었다. 오필리아는 몰래 비달의 방에 들어가 비달의 술잔에 약을 타고 아기를 안고 숨었다가 들키자 비달에게서 도망친다. 한편 같은 시각 게릴라군이 달이닥쳐 수류탄이 터지고 난리가 난 상황이지만 비달은 자신의 아들을 안고 도주하는 오필리아만을 따라가고 허겁지겁 저택으로 진입한 메르세데스와 게릴라군은 제일 먼저 오필리아부터 찾지만 그녀의 방엔 분필로 그려진 문만이 있을 뿐 아무도 없었다. 오필리아는 추격전 끝에 가까스로 비달을 따돌리고 숲속의 미로에서 기다리고 있던 판은 칼[18]을 들고 지하세계의 문을 열려면 "죄없는 사람의 순결한 피"가 필요하니 아기의 피를 뿌리자며 오필리아에게 남동생을 달라고 재촉한다. [19] 그러나 오필리아가 남동생을 죽일 수 없다며 끝까지 거부하자 "공주님 뜻대로..."란 말을 남기며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그 직후에 오필리아에게 다가온 비달은 그녀의 품에서 자신의 아들을 빼앗자마자 그녀를 무자비하게 총으로 쏴 버린다. 그리고 유적 한가운데 쓰러져 피를 흘리는 오필리아를 방치한 채 아들을 품에 안고 숲 밖으로 나온다. 그러나 숲을 나오자마자 메르세데스가 이끌고 온 게릴라군과 마주치게 된다. 살기등등한 그들이 이미 자신의 부하들을 모두 전멸시켰으며 자신 역시 사살할 것을 알자 비달은 메르세데스에게 아기를 건네주면서 "내 아들이다. 내가 죽거든 그 아이에게 내 이름과 내가 죽은 시간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며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시계를 꺼낸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는 "아니, 이 아이는 너의 이름도 모를 것이다."라고 냉정히 말한다. 그 직후에 메르세데스의 연인이자 게릴라군의 수장 페드로가 비달을 사살한다. 총알이 비달의 오른쪽 뺨을 통과하자 비달의 눈이 붉어지는데 끔찍하면서도 리얼한 씬으로 꼽힌다. 한편 메르세데스와 게릴라군은 아기를 품에 안은 채 미로로 들어가 오필리아를 찾았지만 이미 오필리아는 죽어가고 있었고, 메르세데스는 눈물을 흘리며 오필리아에게 허밍으로 자장가를 불러준다. [20]

화면이 바뀌어 오필리아의 피가 미로의 지하에 떨어지자 지하왕국의 문이 열리고, 화려한 지하왕국이 오필리아의 눈앞에 펼쳐진다. 그곳에선 공주의 아버지인 지하왕국의 왕과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을 하고 있는 왕비, 그리고 판을 비롯한 백성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고, 왕은 남의 피를 희생하는 대신 자신의 피를 흘리는 것이 마지막 가장 어려운 시험이었으며 그녀를 칭찬하고 판과 다른 백성들도 모두가 오필리아를 크게 반겨준다. 다시 화면이 바뀌어, 미로 한가운데 쓰러져 있던 오필리아는 결국 죽게 되고, 메르세데스는 안타까움과 비통함으로 오열한다. [21], "그리고 공주는 아버지의 왕국으로 돌아갔고, 정의와 온화함으로 왕국을 오래오래 평화롭게 다스렸으니, 온 백성이 그녀를 사랑했다. 그녀가 지상에 남긴 흔적들은, 어디를 봐야하는 지 아는 자들에게만 보인다고 한다."라는 나레이션이 나오며 영화가 끝난다.

6. 오픈 엔딩

이 작품을 보고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은 과연 오필리아가 본 그 모든 것이 혼자만의 단순한 환상이었는지, 아니면 정말이었는지에 대한 문제이다. 작중에 일어나는 여러 일들은 오필리아가 경험한 것들이 진실인지 혹은 환상인지에 대한 떡밥을 제공하는데, 간추리자면 다음과 같다.

  • 석상에서 나온 벌레[22]를 보고 요정이라 하는 장면 : 분명 누가봐도 벌레인 대상을 두고서 어머니에게 요정을 보았다고 말하는 점은, 오필리아가 이미 정상이 아님에 대한 암시일 수 있다. 물론 순수한 동심에서 그렇게 말했을 수도 있으므로 단언할 것은 아니다.

  • 분필로 통해 이동하는 장면 : 진실이었다는 가장 확실한 근거로서 여겨지는 장면. 열쇠를 찾으러 가는 장면이야 그냥 환상이었을 수 있다고 쳐도, 도망치다 붙잡혀 엄중한 감시하에서 놓였음에도, 방을 탈출해 양아버지의 방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정말로 분필을 통한 이동이라고 밖에는 설명될 수 없고, 또한 그 분필을 비달이 직접 봤다는 것도 그 증거.

  • 쫓기는 중에 나무가 갈라져, 비달을 따돌리는 장면 : 환상이 아니라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두 번째로 확실한 근거로서 내놓는 장면인데, 정말 이 모든게 환상이라면 멀쩡한 양아버지를 이런 방식이라고 따돌릴 수 없기 때문. 하지만 여기에 대한 반론도 있는데, 그 길 자체가 원래 있는 길이라 오필리아가 지나갔을 뿐이고, 비달은 오필리아가 탄 약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져 그 길을 보지 못하고 지나쳤을 수도 있는 셈, 한마디로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는 것. 게다가 어떻게 한건지 몰라도 결국 비달은 오필리아를 쫓아가는데 성공한다.

  • 만드레이크의 뿌리 : 이 또한 상당한 떡밥. 오필리아 엄마의 침대밑에 둔 이 기괴한 식물에 대한 대위와 엄마의 반응으로 보아 식물은 실존하는 셈이고, 게다가 이 식물을 침대 아래에 놓자 실제로 오필리아의 엄마의 상태가 잠시나마 회복되었었다. 반론으로는 실제로는 그러한 식물이 아니라, 그저 기괴하게 생긴 나무뿌리 혹은 다른 어떠한 것일 수도 있고, 오로지 미친 오필리아의 눈에만 그러한 존재로서 비쳤을 수도 있다는 점.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아도, 그 어떠한 것이라 할지라도 피섞인 우유에 담겨 있는 광경을 보고서도 정상적인 반응을 보일 사람은 없을 듯.[23] 또한 만드레이크의 뿌리는 오필리아가 혼자 남겨져 있었던 처음에는 아기처럼 옹알이를 하고 소리를 내는데 이후에 오필리아가 비달에게 들키던 상황에서는 일반 식물처럼 덩그러니 있었다.

  • 지하세계로 돌아가는 환상 : 이 모든게 환상이라면 당연히 거짓말이겠지만, 지금껏 보아온 환상이 진짜라 해도 문제가 된다. 정말로 판의 시험에 통과 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 만일 판의 시험에 통과했다면 그것은 진실이겠지만, 통과 하지 못했다면 스스로의 바람이 담긴 환상일 거라는 점.

  • 지하세계의 왕비 : 유심히보면 알겠지만, 지하세계의 왕비는 다름아닌 오필리어 자신이 가장 사랑했고, 또한 그리워하는 그녀의 어머니이다. 다시말해 지하세계로의 귀환 자체가, 자신의 간절한 염원이 빚어낸 환상일 수 있다는 것.

  • 미궁의 존재 : 작중에 나오는 미궁이 정말 문이 아니라면 그 미궁이 무슨 유적인지에 대한 이야기도 중요하다. 영화속 판타지 요소가 거짓이라면 문제의 미궁은 옛날 유적 정도로 볼 수 있는데 그 유적이 무슨 용도로 만들어진 걸까?

  • 책 : 진실이라는 근거로 여겨지는 요소로 오필리아가 새 집에 도착한 첫날밤 미궁에서 판에게 받은 책은 이전에 오필리아가 들고왔거나, 그 집에 있던 물건이 아니다. 거기다가 오필리아 말고 다른 사람들이 본 바 없는 다른 의혹물(분필 제외)과 달리 책의 존재는 메르세데스나 다른 사람들도 분명 확인한 바 있다.

  • 전쟁 : 설정상 오필리아가 살고있는 시대는 현재 스폐인내전이 벌어지고 있다. 그로인해 이 모든것이 "참담한 전쟁과 냉혈한 양아버지"라는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어하는 어린 오필리아의 자기방어적 현실도피가 만들어낸 환상이라는 의견도 있다. 전쟁때문에 미쳐버리거나 정신이 나가버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걸 보면 설득력 있는 의견. 이게 사실이라면 판에게 항변하던 오필리아가 비달의 눈에는 혼자 허공을 보고 떠들어대고 있는 것처럼 보인것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의 주인공들 중에서 아동학대나 전쟁, 왕따등 정신적으로 피폐하거나 비극적인 환경에서 자라오다 마법이나 판타지의 세계를 맞닥뜨리는 사람이 많은 것을 생각해보면 전쟁이란 상황 하나만으로 오필리아가 미쳤을거라 단언할순 없다.
이외에도 많은 떡밥이 있지만, 결론적으로 보자면, 이 영화는 추상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해진 답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영화에서 현실과 환상을 교차시키면서도 중간중간 겹치게 만듦으로써 관객들 스스로가 원하는 답을 선택하도록 유도했으므로 어느 쪽을 믿을 지는 관람객의 몫이다. '진실은 어느 곳을 보아야 하는지 아는 자에게만 보인다.'라고 영화를 마지막으로 끝매듭을 짓는 나레이션만 봐도, 감독이 열린 결말을 유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단 제작자 델 토로 자신이 영화에 삽입한 '진짜였다'는 근거는 마지막 엔딩의 꽃, 비달의 방으로 가는 유일한 통로인 분필로 그린 문과 미로에서 비달을 따돌린 장면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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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발음은 '엘 라베린또 델 파우노' 정도에 가깝다.
  • [2] 역대 영화 15위에 해당하며, 2000년 이후 발표된 영화로는 1위, 또한 발표 당시에 점수가 집계된 영화로서도 1위이다
  • [3] 그것도 비경쟁이 아닌 경쟁 부문이였다!
  • [4] 영국 아카데미 상
  • [5] SF/판타지/호러 영화상
  • [6] 단 프랑스의 심의 기준이 세계적으로 관대한 편임을 감안할 것. 웬만큼 잔인한 영화도 12세 등급을 받는 경우가 많다.
  • [7] 장용학의 소설 '요한 시집'에 이와 아주 유사한 우화가 실려 있다.
  • [8] 막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실행되던 시점이다.
  • [9] 비달의 아버지가 물려준 것으로 그의 아버지가 죽기 전 깨버린 것을 비달이 수리해 들고 다닌다. 비달은 이 시계를 굉장히 아끼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시간에 대한 일종의 강박과 아버지에 대한 컴플렉스로 보인다.
  • [10] 신기하게도 비달은 카르멘이 가진 자신의 아이가 아들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비달로부터 '무슨 일이 생기면 내 아들을 살리라.'는 지시를 받은 의사가 '어떻게 아들인 걸 아시는지...?'라고 물었을 때 '주제 넘은 질문이군'이라고 가소롭다는 듯 웃고 지나가는 모습까지 보인다. 아마 대를 이어 군인이 되어줄 아들을 낳고자 하는 열망이 그만큼 컸던 듯 하다.
  • [11] 장거리 여행이 건강한 임산부에게도 무리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아들은 아버지의 곁에서 태어나야 한다.'는 논리로 임신으로 극도로 허약해진 카르멘은 물론 그 딸인 오필리아까지 무리하게 산 속에 있는 자신의 목조 저택으로 이사를 오도록 했다.
  • [12] 그 토끼는 다음날 비달 대위가 요리해서 먹는다.
  • [13] 여담이지만 오필리아의 친아버지는 공화파로 정부군에 맞서다 죽은 것 같다는 해석도 있다. 이 해석이 사실이라면 비달은 적의 아내를 빼앗는 비열한 짓까지 저지른 셈이 된다.
  • [14] 살들이 이리저리 늘어진 뼈만 남은 몸뚱이에 눈엔 콧구멍과 살에 파묻힌 입만 있고 눈은 손바닥에 박혀있다. 이 외양 묘사를 보면 이골로냑이 모델인 듯 하다. 메이킹 필름에 나온 내용에 따르면 감독의 주문대로 열심히 만들어 왔는데, 정작 기예르모는 얼굴 부분을 싹 밀어버리고 눈과 입, 콧구멍만 남기라고 지시해 특수효과팀이 멘붕했다고 한다. 그래도 막상 결과물이 나오니 감독 말대로 하길 잘했다고 했다.
  • [15] 이때 창고도 털어갔는데 자물쇠에 손상이 가해진 흔적이 없었기 때문에 비달이 메르세데스가 첩자란 사실을 눈치챈다.
  • [16] 그를 죽이기 전 비달 대위는 그에게 자신의 편에 붙는 편이 유리한데 왜 멍청한 선택을 했냐고 물었고 페레이로 박사는 명령에 복종하기만 하는 것은 당신같은 족속이나 하는 짓이라고 쏘아준 다음에 당당하게 걸어나가다가 비달이 쏜 총에 절명한다.
  • [17] 인조 피부를 덧대서 그대로 촬영한 뒤 상처 사이로 보이는 진짜 볼 피부는 CG로 지웠다. 비달 역의 세르지 로페즈는 직접 그 인조 피부를 꿰맸는데, 자신의 볼에 상처가 날 수도 있는데 용감하게 촬영했다며 스탭들이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 [18] 오필리아가 두번째 임무에서 얻었던 칼.
  • [19] 이 때 오필리아를 쫒아온 비달의 시점으로 화면이 전환되는데,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떠들고 있는 오필리아를 보게 된다.
  • [20] 영화의 첫 씬에서 흐르던 그 음울한 노래이다.
  • [21] 영화의 맨 첫 장면이다.
  • [22] 남미쪽에 주로 서식하는 대벌레의 일종.우리나라 대벌레완 다르게 몸이 좀 더 통통하고 흔적날개가 있으며,몸 곳곳에 돌기가 있고 무엇보다도 겁나 크다!
  • [23] 비달은 그 냄새를 맡고 헛구역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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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2015-04-15 15: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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