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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효과

last modified: 2015-03-21 04:22:47 by Contributors

Placebo effect.

심리학/의학 용어. 위약(僞藥, 가짜 ) 효과. 실제로 아무 효과없는 것도 맹신하는 것으로 효과를 본다는 것. 자기충족적 예언의 일종이다. 당연히 학계에서 공인된 효과이다. 반대 용어는 노시보 효과.

이름의 유래는 '내가 기쁘게 해주지' 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14세기 즈음엔 죽은 사람들을 위한 저녁 기도로 쓰였다고 한다.

국내 전래동화 중 하나로 어떤 선비가 길을 가다 목이 말라 시냇물을 마시고 있는데 문득 옆을 보니 빨간색 실 같은 벌레들이 물 속에서 우글거리고 있었다. 그 뒤로 선비가 고질적인 복통과 심한 스트레스로 건강이 계속 망가지자 의원이 꿀을 넣은 찹쌀떡에 붉은 실을 잘게 자른 것을 넣고 약이라고 속이며 먹였고 그 뒤 변을 보고는 변 안에 붉은 실이 잔뜩 있자 이것들이 이제 다 나왔구나 하고 좋아하며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론 선비는 벌레를 먹지도 않았고 그러므로 벌레 때문에 병에 걸린 것도 아니었다.

물론 일반적으론 효과가 있어봐야 대단한 효과는 없고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도 아닌 효과이니 이런 것에 기대지 말도록 하자. 하지만 몇몇 병의 치료법으로도 쓰이므로 무시 못할 효과. 특히 건강염려증을 비롯한 가벼운(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가볍다는 것이지 실제로는 죽을 수도 있다) 정신질환, 심인성 스트레스에서 효과적이다. 특이한 경우지만 암까지 없애버린 사례도 있다[1]. 단지 경우에 따라서 플라시보의 효과 자체는 매우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 플라시보 효과냐 아니냐라는 것은 개별 환자에서는 위약을 정말로 준 게 아닌 이상 확인할 길이 없고, 통계적 모델로만 검증이 된다.

플라시보 효과의 문제점은 이것이 유사의학, 사이비 종교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효과를 과대 포장하고 자기 암시를 주고 이것을 종교화할 경우 많이 보이듯 '과학이 모든 것은 아니다.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난 나았다. 그러니 이것은 좋은 것이다' 라는 맹신을 유발하기 아주 좋은 물건이다. 현대 의학의 약물 검증에서 플라시보가 대조군으로 거의 대부분 들어가는 이유는 플라시보보다는 나아야 된다는 일종의 최저선을 그은 것이다(물론 '아무것도 안 한다' 라는 대조군을 설정하는 것 자체는 과학 실험에서는 전부 다 있다. 실험에서 밝혀진 현상이 저절로 일어난 것이 아니냐 라는 태클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 그런데 의학 실험의 경우에는 그 '저절로' 가 자연계보다 확률이 더 높은 것 뿐이다).

의료에서 플라시보 효과가 가지는 가장 문제가 되는 지점은 재현 불능성에 있다. 현대 의학이 성립 가능한 이유는 A라는 환자에게 B라는 약을 주면 C만큼의 결과가 기대된다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 있는데, 플라시보 효과는 C의 스펙트럼을 너무 넓혀버린다. 특히 치료 외적 요소(의사의 화술, 의사-환자의 신뢰 관계 등등)가 치료 그 자체에 주는 영향을 마스킹해서 실제로 더 나쁜 치료를 여전히 쓰이게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자기암시 효과와 비슷하게 쓰이기도 한다.

아무런 성분이 들어있지 않는 알약을 감기몸살 환자들에게 처방했더니 상당수가 먹고 낫더라는 (혹은 낫다고 착각하는) 등의 실험을 통해서 여러 차례 확인되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도 흔히 사용된다. 피로회복제들의 쌉쌀한 맛이 바로 그것. 실제로 그 맛은 구연산의 맛이지만 박카스의 대히트 이후로 사람들이 그 맛이 피로회복용의 약제의 맛이라 생각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덕분에 피로회복 관련 음료에는 당연히 구연산을 첨가하게 되어버렸다. 실제로도 구연산은 순간적이나마 통증을 좀 잊게 하고 정신을 차리는 효과가 있다.

또는 군대에서 내려오는 도시전설(?) 중 집단 복통, 설사 등이 일어나면 그냥 먹을 수 있는 아무 하얀 가루나 겉보기에 적당하고 아무 효과도 뭣도 없는 것을 그냥 특효약이라고 적당히 먹인다고 한다. 문제는 정말로 거의 대다수가 먹고 효과를 본다고 한다.

사형수에게 "우리는 지금부터 당신 동맥을 끊어 피를 빼내 죽인다" 라고 말한 뒤 그 사형수의 몸을 의자에 묶어서 움직이지 못하도록 한 뒤 안대로 눈을 가리고 재갈을 물렸다. 그 다음 손목에 마취주사를 놓고 0.몇 초 간격으로 미지근한 물방울이 떨어지는 물병을 마취주사 놓은 부분으로 물방울이 떨어지도록 장치한 다음 옆에서 지켜봤다. 사형수는 처음은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다 곧 움직임을 멈췄고 몇시간 뒤 조사해보니 사형수는 죽어 있었다 카더라라는 이야기도 있다.[2]

물론 정확하게 어떤 국가에서 몇 년도에 행해졌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고 현재도 플라시보 효과를 인정하지 않는 의사들도 소수 있으며[3] 그 이유가 명확하게 치료의 성과가 플라시보 효과에 의해서 얻어진 것이라고 할 수 없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위의 심리적 효과 때문에 백신의 성능을 임상시험할 때에는 꼭 피실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백신을, 다른 쪽은 가짜약을 투여한다. 그 뒤 두 그룹을 비교하여 백신의 효과가 플라시보 효과를 얼마만큼 앞서는지를 본 뒤 결론을 내리게 된다. 자세한 것은 블라인드 테스트를 참조. 이 때문에 수많은 의대생과 약대생들이 통계학을 배워야 한다(...) 난이도는 당연히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훨씬 상회한다[4].

가령 에이즈 백신에 대한 실험때도 위의 방법이 쓰였다. #

이와 반대로 제대로 된 약을 먹어도 효과를 못 보는 경우를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라고 하며 투약자가 치료에 대해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는 것으로 처방과는 무관한 부작용이 나오거나 반대로 치료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게 노시보 효과가 아니고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 노시보 효과이다. MSG, 글루텐 등 과학적인 증거는 없지만 먹으면 몸이 안좋다라고 느끼는 일화적 증거들이 노시보 효과이다.

종종 플라시보 '효과' 도 분명 효과인데 양방에선 그걸 무시한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는데 약제가 플라시보 효과를 일으키는 성분을 가진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들은 단지 환자가 효과가 있다고 믿는 처치를 받는 것만으로도 감기 환자의 인터루킨 수치가 상승하고 파킨슨환자의 도파민 수치가 상승하는 등 플라시보 효과가 실제로 몸에 작용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애초에 플라시보 효과라는 개념을 어느 학문에서 과학적으로 정의했는지 다시 생각해보자(..)

어떤 경우는 플라시보 효과에 의해 환자는 '나아졌다' 고 느끼지만 실제 수치는 나아지지 않을 때도 있다.[5] 이런 경우 완화 내지는 완치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게 되어 치명적인 결과를 부를 수 있으므로 환자는 본인의 감을 믿지 말고 의학적 판단을 믿는 편이 낫다. 사람은 자기 몸을 자신이 알거나 통제하지 못한다고 여기면 공포나 거부감을 느끼며 그 사실을 부정하고 싶어하는데 괜한 고집 부리지 말고 '난 건강하다' 고 자부하던 이가 갑자기 앓기 시작하거나 돌연사하는 일이 생각보다 잦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플라시보는 쉽게 관찰되지만 그것이 플라시보가 검증된 약보다 낫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참고로 '엄마손은 약손'도 플라시보 효과라고 무시당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은 특정 상황에는 의학적으로 진짜 효과가 있다. 보통 영유아들의 경우 소화기관이 약해서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배를 적절한 시간동안 잘 만져주면 손에 있는 열로 온도를 높혀주고 장을 재배치해주는 효과가 있어서 간단한 소화불량에는 진짜 듣는다.

2000년대의 플라시보의 효과에 대한 연구는 더 많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데 2009년 위스콘신 대학에서 실시한 연구에 의하면 감기 환자에게 에키네이셔(식물)를 알약에 담아 주었을 때 알약을 받지 못한 군보다 평균 반일 정도 빠르게 회복되었고 알약이 효과가 있다고 믿고 있는 환자들은 평균 2.5일 더 빨리 회복되었다[6]. 이 밖에도 2002년에 실시된 무릎골관절염에 대한 관절경수술과 위약수술(실제 처치없이 열고 닫기만 함)에서도 통계적인 차이없이 증상이 나아지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7]. 심지어 2001년에 콜로라도 대학의 커트 프리드 박사에 의해 실시된 파킨슨 환자의 뇌에 태아의 세포를 이식하는 수술시험에서도 실제 수술집단은 위약 수술집단보다 더 좋은 효과를 나타냈지만 위약 수술집단에서 운동기능의 개선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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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물론 이런 사례만 믿고 치료받지 않으면 나중에 손도 쓸 수 없게 된다 즉, 플라시보로 암을 고친 사례는 어쩌다 발생한 희귀한 일임을 기억하자 그리고 '민간 요법 등으로 암을 치료했다는 말이 떠돌고는 있는데 죽으면 그런 글도 못 남긴다.
  • [2] 비슷한 예로는 냉동 창고에 갇힌 남자 이야기. 남자는 업소용 냉동 창고 안에 갇혀서 안에 굴러다니던 것으로 손발이 얼어붙는 감각을 아주 실감나게 표현하며 죽어갔다. 그런데 이 냉장고는 전원이 나가서 안에는 빈 박스만 들어있는 상황이었으며 온도도 19도였고, 환풍기가 있어 산소도 충분히 있었다.
  • [3] 현재 플라시보 효과의 존재 자체에 대해서는 교과서에 기술될 정도로 존재를 인정받고 있다. 문제가 되는 지점은 위에도 설명한 재현불능성의 문제, 그리고 개별 연구에 대해서 정말 플라시보냐 아니냐에 대한 해석 문제이다.
  • [4] 실제 연구에서 쓰이는 기법에 대해서는 깊은 이해를 한다기보다는 기술적 이해를 바탕으로 진행되므로 다행히도 학부생때 배우는 지식을 모조리 써먹지는 않는다.
  • [5] 사실 별 일 안해도 나아지는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경우(특히 만성질병)가 이렇다.
  • [6] 이 연구의 경우 회복의 기준이 자의적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으며 2011년의 다른 연구들에서 부정된 바도 있다.
  • [7] 이 연구는 2010년의 리뷰 논문에서도 다뤄진 바 있는데 이 실험의 특이적 현상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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